폐윤활유 '줄줄'…결국 어민들도 시설 개선 촉구

폐윤활유 '줄줄'…결국 어민들도 시설 개선 촉구

CBS노컷뉴스 연속보도에 어민들도 개선 목소리
어촌계 30여 곳, 폐유보관시설 개설 요구
행정 "개선 필요성 공감하나 예산 등 한계"

제주시 한림읍 진질포구 폐유보관시설. 독자 제공제주시 한림읍 진질포구 폐유보관시설. 독자 제공
CBS노컷뉴스의 연속보도로 어선 폐윤활유 관리 부실 문제가 잇따라 드러난 가운데 어민들까지 나서 행정당국에 개선을 촉구했다.

24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도내 어촌계 30여 곳은 최근 노후화된 폐유보관시설 탓에 해양오염 우려가 크다며 시설 개선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제출했다.

어민들은 폐기물관리법 제13조와 시행령 7조 등에 따르면 폐기물시설에서 누출이 발생하면 안되지만 현재 폐유보관시설은 노후화로 폐유가 계속 새고 있다며 합당한 시설로 개선해 달라고 민원을 제기했다.

서명에 동참한 한대건 제주시 애월어촌계장은 "시설이 오래되고 비좁아 기름통을 아예 밖에 쌓아두는 경우가 많다. 비가 오면 기름이 넘쳐 바다로 흘러든다"며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철남 서귀포시 신산리어촌계장도 "내부 청소를 하면 기름이 발에 달라붙고 흩날린다. 환경이 열악해 관리가 어렵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제주시 한림항 폐유보관시설. 이창준 기자제주시 한림항 폐유보관시설. 이창준 기자
민원을 접수한 행정당국은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으나 예산이 발목을 잡고 있다. 제주시가 2021년부터 올해까지 교부한 보조금은 8880만 원, 서귀포시 1억4200만 원이지만 대부분 폐유·빈캔 수거에 쓰이고 있다. 보관시설을 새로 짓는 데는 최소 5000만 원 이상이 필요하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어디가 가장 개선이 시급한지 직접 찾아다니며 확인할 계획이다. 민원은 이미 예산 부서에 전달했고 협의할 예정"이라면서도 "예산이 문제"라고 말했다.

제주시 관계자 역시 "모든 곳을 바꾸긴 어렵다. 우선 문제가 심각한 한림항 시설을 개선하기 위해 3억 원을 반영할 계획"이라며 "다른 시설도 순차적으로 돌아보며 보수·보강 등 예산을 반영하려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CBS노컷뉴스는 한림항 등 도내 대부분의 어선 폐유보관시설이 행정 무관심 속 방치되면서 해양오염·투기 우려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보도 이후 제주도가 신속 조치를 약속했으나 이행하지 않아 비판을 사기도 했다.

이후 매년 유조차 27대 분량의 폐윤활유가 수거되지 않고 행방불명 상태인 점, 유일한 통제 장치인 윤활유 실명제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점, 이러한 문제가 과거 국회에서 여러 차례 지적됐으나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점 등을 연속보도했다.
▶ 글 싣는 순서
①2025년 6월 20일자 노컷뉴스 : 기름 흥건하고 악취…제주 폐유보관시설 관리 엉망
②2025년 6월 20일자 노컷뉴스 : 항만 폐유보관시설 관리 부실…제주도, 전수조사 나선다
③2025년 8월 8일자 노컷뉴스 : 한림항 폐유시설 신속조치한다더니…제주도 거짓말 드러나
④2025년 8월 13일자 노컷뉴스 : 한림항만의 문제 아니었네…제주 폐유보관시설 '총체적 난국'
⑤2025년 8월 20일자 노컷뉴스 : 매년 '유조차 27대' 분량 폐윤활유 행방불명…관리 구멍
⑥2025년 8월 22일자 노컷뉴스 : 유일한 통제 장치인데…어선 윤활유 실명제 '유명무실'
⑦2025년 8월 26일자 노컷뉴스 : '폐윤활유 관리 총체적 난국' 뒤늦게 예방활동 나선 해경
⑧2025년 8월 26일자 노컷뉴스 : 국회까지 경고했는데…폐윤활유 관리 '난맥상'
⓽2025년 9월 24일자 노컷뉴스 : 폐윤활유 '줄줄'…결국 어민들도 시설 개선 촉구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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