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거한 폐목재들.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제공제주 양식장 취수관 교체 과정에서 폐기물 투기가 이뤄져 해경이 수사하고 있다.
17일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에 따르면 지난 15일 광어양식장 수십 곳이 자리한 서귀포시 대정읍 인근 해상에서 양식장 취수관 교체공사 과정에서 폐기물이 무단으로 버려지고 있었다.
당시 파란은 남방큰돌고래 서식 위협요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광경을 목격했다. 투기가 이뤄진 인근 바다는 남방큰돌고래 서식지 보호를 위해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취수관은 양식장에 사용할 바닷물을 끌어올 때 사용되는 관이다. 한 화물선에서 알루미늄 재질의 취수관 수십 개를 실어 와서 바다에 풀면 다이버들이 노후화된 관을 교체하는 작업을 한다.
현재 양식시설 현대화 사업 융자 지원을 받고 양식장 2곳에서 공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파란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화물선에서 실어올 때 고정하기 위해 사용한 2m 길이의 폐목재 수십 개가 바다에 그냥 버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관을 묶었던 쇠줄도 그대로 투기됐다.
파란 관계자가 투기된 폐목재 20여 개를 수거했지만, 나머지는 조류에 떠밀려갔다.
바다에 버려진 노후 취수관. 파란 제공양식장 주변 바다 속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고 파란 관계자는 설명한다. 녹슨 취수관이 무더기로 방치된 점을 보면 오랫동안 폐기물 무단 투기가 이뤄진 게 아닌지 의심이 된다는 것이다.
윤상훈 파란 전문위원은 "버려진 폐목재에 쇠줄이 걸려 있어서 조그마한 어선 같은 경우 배에 구멍이 나서 사고 위험이 있다. 인근 해상에서 물질하는 해녀도 다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변 해상이 보호종인 남방큰돌고래들이 헤엄치는 곳이라 걱정 된다"고 덧붙였다.
파란의 신고로 서귀포해양경찰서는 현재 해양환경관리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귀포시도 현장 조사를 통해 폐목재와 노후 취수관 투기 등 해양오염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