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봉 제주특별자치도의장◇박혜진> 취임 1주년을 맞은 12대 제주도의회 후반기를 이끌고 있는 이상봉 의장과 1년간의 의정활동 성과와 남은 임기 동안의 비전을 들어보겠습니다. 취임 1주년을 맞는 소회가 어떠신지요?
◆이상봉> 돌아보면 숨 가쁜 시간이었지만 늘 막중한 책임감을 가슴에 새기면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고물가 고금리로 인한 경제 불황과 기후위기, 사회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도민 여러분들의 든든한 지지와 응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려 도민 여러분의 아낌없는 성원과 관심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더 낮은 자세로 도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도민의 삶을 지키고 민생을 지키는 도의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박혜진>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어떤 부분에 가장 주력하셨습니까?
◆이상봉> 지난 1년 동안 민주주의 가치를 새롭게 도민 중심, 민생 의회라는 슬로건 아래 도민의 삶을 지키는 데 집중해 왔습니다.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범도민 소비촉진체를 가동하고, 탐나는 전 인센티브도 확대했습니다.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안 마련에 힘썼습니다. 조기 추경 편성과 신속한 예산집행을 통해 위기 상황에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무엇보다 지난 1년은 도민의 편에 서서 도정을 감시하고 견제하면서도 건설적인 대안을 함께 제시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 소통과 협력으로 도민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만드는 것이 의회의 본분이라 생각합니다.
1년이라는 시간은 도민 여러분과 함께 있기 때문에 더욱 값지고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박혜진> 지난 1년 중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이상봉> 지난 1년을 돌아보면 국내외적으로 여러 위기가 겹치면서 도민들께서 피부로 체감하는 민생회복의 속도가 더뎠다는 점이 무척 아쉽게 느껴집니다. 국제 정세의 불안, 국내 경기침체, 불법 비상계엄으로 소비심리 위축까지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다양한 민생 경제 대책을 세우고, 소비 촉진을 위한 정책도 추진했지만 그 효과가 도민들께 곧바로 체감되지 못한 점은 늘 아쉬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새 정부 출범 이후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기 때문에 도의회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민생경제 회복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발빠르게 대응해 나가겠습니다.
무엇보다 도민들께서 정말 나아지고 있다고 느끼실 수 있도록 체감가능한 성과를 만들어 나가는 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박혜진> 지금 제주 현안 가운데 가장 중요한 사안이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일겁니다. 주민투표도 언제 가능할지 불투명해보이지만 도민사회에서는 여전히 제주시를 2개로 나누는 것에 대해서 논란이 있어보입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정리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이상봉>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은 제주의 정체성과 자치 모델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매우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기초자치단체와 기초의회 설치는 자치분권과 주민참여 확대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이 많지만 행정 비용 증가, 권한 배분, 조직 개편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습니다.
현재 제주도의회는 도민 눈높이에 맞는 제도 마련을 위해 제주형 광역 기초의회 설계 방안 연구 용역을 진행 중입니다. 의원정수, 상임위 구성, 정책지원, 전문인력 확보 방안 등 실제 운영에 필요한 구체적 내용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이를 바탕으로 제도 설계와 입법 대응을 준비할 예정입니다. 행정체제 개편은 도민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인 만큼 충분한 정보 제공과 공론화를 통해 도민의 뜻이 최우선으로 존중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도의회도 더욱 공정하고 균형 잡힌 논의가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이상봉 제주특별자치도의장◇박혜진> 게다가 지금 제주형 행정체제개편 내년 적용시키는 것에 대해 너무 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내년 지방선거가 있기 때문에 좀 더 논의해서 후에 적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시나요?
◆이상봉>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은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무려 2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오랜 논의의 결실을 맺는 단계입니다. 이미 도민참여단 숙의 과정과 행정체제 개편 위원회의 권고안이 도지사에게 전달되었고 도지사가 이를 수용해서 주민투표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요청한 상황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제주도선거구획정위원회가 출범하면서 행정체제 개편과 함께 선거구 조정 문제까지 동시에 논의해야 하는 매우 복잡한 상황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올해 10월까지 주민투표가 이루어진다면 2026년 7월 기초자치단체 출범과 함께 광역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도 병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제주도민 스스로 결론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의회는 도민 여러분께서 충분한 정보와 그 정보를 바탕으로 주체적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정책 자료 제공이나 설명회 같은 실질적인 지원을 통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더욱 매진하겠습니다.
◇박혜진>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배분, 그리고 교육의원 폐지까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보십니까?
◆이상봉> 2026년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교육위원 폐지라는 큰 변화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로 인해 교육 분야 전문성과 대표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현행 제주특별법은 도의원 정수를 교육위원 5명을 포함해 총 45명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교육의원이 사라지면 의원 정수 문제부터 재검토해야 합니다.
만약 기초자치단체가 도입되면 광역의회와 기초의회의 역할과 권한 분배도 크게 바뀌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의원 수와 의회 구조 전반에 대한 재설계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6월 11일부터 제13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적정 의원 정수와 상임위원회 조직 설계, 교육위원 및 교육위원회 제도 일몰을 중심으로 연구 용역을 시작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교육의원제도 폐지 이후 적정 의원 수, 제주만의 교육 특례를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지 또 상임위원회는 어떻게 조정해야 할지를 구체적으로 다루게 됩니다. 12월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의원정수 조정, 정책지원 체계 강화 등 후속 절차를 도민과 소통하면서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박혜진>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 관련 도의회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겠다고 밝히셨습니다.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 건지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상봉> 제2공항 건설 사업은 오랫동안 도민 사회에서 찬반 갈등이 계속되어온 매우 민감한 사안입니다. 이 문제를 다룰 때는 신중하고 균형 잡힌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환경영향평가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처음부터 우려와 불신이 제기되고 있어서 단순한 절차가 아니라 도민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는 과정이 되어야 합니다.
이 과정이 도민 갈등 해소와 과학적 사회적 타당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잘 이끌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갈등의 중대성과 사회적 영향이 크다고 판단되면 제주도에 중점 평가 사업 지정을 요구해 더욱 엄격한 평가가 진행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 필요할 경우 현장 조사, 갈등 조정 협의회 참여 등 직접적인 실행에도 나설 계획입니다. 도의회는 이 과정에서 신뢰를 높이기 위해 의회와 환경전문가, 교수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TF를 구성해 수집 분석한 주요 자료들을 충분히 제공하고 도민과 소통하는 역할을 할 계획입니다.
◇박혜진>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제주도교육청이 참여하는 '새정부출범대응 정책협의체'가 출범했습니다. 의장님께서 이 협의체를 제안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역할들 하고 있나요?
◆이상봉> 정책협의체는 제주가 필요한 핵심 과제를 선제적으로 정리하고 중앙 정부에 패키지 형태로 제안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단순히 아이디어만 나누는 게 아니라 예산 확보 방안과 기대 효과까지 담아서 중앙부처와 직접 협의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실무 협의 테이블도 별도로 운영해 국비 지원이나 제도개선, 법개정 같은 문제까지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지난 27일에 첫 번째 공식 회의를 개최하여 세 기관이 발굴한 총 70여개 과제를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앞으로 지역 국회의원님들과도 긴밀히 공조하여 제주의 핵심 현안들이 국정 100대 과제에 반영될 수 있도록 더욱더 내실 있게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이상봉 제주특별자치도의장◇박혜진> 제주도가 2차 추경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차 추경 어떤 방향으로 편성되야 한다고 보시나요?
◆이상봉> 제주도는 올해 두 번째 추가 경정 예산안 즉 2차 추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추경은 정부의 예산 편성 방향에 맞춰 연계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정부 추경안이 어떤 내용으로 확정되는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지방의 예산은 정부 추경에 따라 매칭돼야 하는 경우가 많아 지금은 국회 결정을 지켜보며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정부 추경은 경기 침체로 위축된 소비를 살리고 민생을 안정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경기 회복을 위해 정부가 재정을 적극적으로 투입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를 통해서 소비를 늘리고 민생 경제의 숨통을 트이게 하겠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정부는 소비쿠폰 사업에 한 10조 원,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지원에 6천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저희도 2차 추경 역시 이와 연계해 편성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제주 도민 여러분께서 경기가 조금 살아나는 것 같다. 실제로 혜택이 체감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국회에서 7월 4일 본회의를 열어 정부 추경안이 확정된만큼 제주도에서도 속도감 있게 준비해서 도민들께 제때 지원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스템 점검에 만전을 기해서 정말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번 정부 추경이 더 효능감을 느낄 수 있도록 더욱 도의회에서 내실 있게 준비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박혜진> 남은 1년 어떤 역할 하실 생각입니까?
◆이상봉> 남은 임기 동안 도민 여러분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책임 있는 의정 활동에 더욱 집중해 나가겠습니다. 저는 제주의 미래는 환경 보전과 그 환경을 지속 가능한 경쟁력으로 이끌어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주의 자연환경은 한 번 훼손되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소중히 지켜야 한다고 봅니다. 제주는 이미 탄소중립 섬을 선언했고 최근 출범한 이재명 정부 역시 2035년까지 제주를 탄소 중립의 섬으로 실현하겠다고 공약을 내세웠습니다.
도의회는 이에 발맞춰 구체적인 계획 수립과 함께 제도적 뒷받침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도민 사이의 오랜 갈등인 제2공항 문제도 중요합니다.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객관적이고 투명한 자료 공개를 통해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가겠습니다.
특히 도의회의 본연의 역할인 견제와 대안 제시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끝까지 협치와 경청의 자세로 도민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고 의정 활동에 충실히 반영해 나가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