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 전공에서 떡 매장까지…"흔들려도 중심은 신앙"

바이올린 전공에서 떡 매장까지…"흔들려도 중심은 신앙"

<로드인터뷰_사람꽃> 제광교회 강봉석 집사(메고지고 떡창고 대표)
"사업도, 신앙도 결국 사랑을 나누는 길"
"딸의 찬양 소리에 무너진 마음 회복"

강봉석 대표.강봉석 대표.■ 방송 : CBS 라디오 <로드인터뷰_사람꽃>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25년 7월 5일(토) 오후 5시 30분
■ 대담자  : 제광교회 강봉석 집사(메고지고 떡창고 대표)

◆김영미> 음악 전공자인데 창업가가 된 특별한 계기가 있습니까.
 
◇강봉석> 어릴 적부터 바이올린을 전공했고, 음악이 저의 정체성이자 삶의 중심이었어요. 하지만 음악만으로 생계를 이어가기엔 현실적인 어려움이 컸죠. 부모님이 자영업을 하셔서 그 영향을 많이 받았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창업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처음엔 좋아하던 커피를 바탕으로 카페를 시작했고, 그 뒤로 떡볶이집, 버거 가게, 무인 떡 매장까지 도전하게 됐어요. 실패와 도전이 반복됐지만, 그 속에서 새로운 길을 계속 찾아갔던 것 같아요.
 
◆김영미> 업종을 바꿔온 이유는 어떻게 됩니까.
 
◇강봉석> 카페는 잘 운영됐지만 아내가 둘째를 임신하면서 커피 냄새를 힘들어해 어쩔 수 없이 정리했어요. 이후 코로나가 겹치면서 사회 분위기도 바뀌었고, 떡볶이집과 버거 가게는 인건비, 배달 수수료, 운영 시간 등의 부담이 컸어요.
 
특히 배달이 많다 보니 새벽까지 일하는 날도 많았고, 직접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까지 했죠. 체력과 정신 모두 한계에 부딪혔고, 그래서 무인 매장이라는 형태에 눈을 돌리게 됐습니다. 운영 효율성과 자유도가 큰 장점이었어요.

떡매장 내부 모습. 강봉석 대표 제공.떡매장 내부 모습. 강봉석 대표 제공.
◆김영미> 무인 떡 매장 운영은 상황이 어떤가요.
 
◇강봉석> 아직 1년이 채 안 됐지만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찾아주세요. '떡은 나누기 좋은 음식'이라는 인식 덕분인지, 이웃에게 선물하려는 분들이 많아요. 가격도 합리적이라 부담 없이 들를 수 있죠. 매장에 오시는 분들과 짧은 인사 나누며 따뜻한 정을 느낄 때가 많아요. 예전에 운영하던 떡볶이집 단골이 지금 매장에 찾아오셔서 "그때 떡볶이 맛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해주신 적도 있는데, 그 순간 참 뭉클했어요.
 
◆김영미> 보험설계사로도 일했다고 들었습니다.
 
◇강봉석> 네, 잠시 쉬는 시기에 보험일을 했어요. 고등학교 시절 친했던 친구가 갑작스러운 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이어 사촌 누나까지 연이어 잃게 됐죠. 너무 충격이 컸어요. 그런 일을 겪고 나니 '내가 갑자기 사라진다면 내 가족은?'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어요. 그때 보험이란 단어가 새롭게 다가왔고, 누군가의 갑작스러운 비를 막아줄 우산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김영미> 신앙은 어떻게 삶에 자리잡게 됐습니까.
 
◇강봉석> 어릴 적에는 친할머니만 교회에 다니셨어요. 집안 전체가 비신자였는데, 초등학교 어느 날, 아버지가 갑자기 온 가족을 데리고 교회를 나가기 시작하셨어요. 그렇게 성안교회를 출석하게 됐고, 대예배당에서 악기 연주하는 선생님들을 보며 '나도 저 자리에서 연주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어요.
 
IMF 이후 아버지가 신앙에서 멀어지시면서 가족도 교회를 떠나게 됐지만, 중학교 때 친구 따라 간 집회, 고등학교 미션스쿨에서의 예배, 대학 시절 제광교회 실내악 연주 등 하나님과의 연결고리는 늘 있었어요.
 
◆김영미> 인생의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꼽는다면요.
 
◇강봉석> 코로나 시기가 가장 어려웠어요. 매출은 급감하고, 몸도 마음도 지쳐갔죠. 교회도 점점 멀어졌어요. 가족은 예배당에 들여보내고, 저는 차에서 기다리는 날들이 많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큰딸이 집에서 '혼자 걷지 않을 거예요'라는 찬양을 부르는데 그 소리가 제 마음을 찔렀어요. 한동안 잊고 지내던 하나님의 음성이 그 찬양을 통해 다시 들려오는 것 같았어요. 눈물이 나고, 그날을 계기로 다시 예배의 자리로 나아가게 됐습니다.
 교회에서 찬양팀으로 활동하는 모습. 강봉석 집사 제공.교회에서 찬양팀으로 활동하는 모습. 강봉석 집사 제공.
◆김영미> 이후 변화된 삶은 어땠습니까.
 
◇강봉석> 지금은 제광교회에서 찬양 인도자로 섬기고 있어요. 실내악은 오랫동안 손을 놓아서 바로 복귀하긴 어렵지만, 찬양은 제 마음의 고백이라 자연스럽게 다시 시작하게 됐죠. 교회 예배 형식이 바뀌면서 찬양 인도팀이 새로 생겼고, 그 시기에 기도하며 '이제 다시 시작하자'는 마음이 들었어요. 청년 시절처럼 뜨거운 마음이 되살아나더라고요. 다시 하나님께 마음을 드릴 수 있는 통로가 생긴 거죠.
 
◆김영미> 음악, 사업, 신앙 간의 균형은 어떻게 잡고 있습니까.
 
◇강봉석> 제 중심은 찬양과 기도예요. 바쁠수록 더 기도하고, 지칠수록 찬양을 들어요. 찬양은 감정의 온도를 다 담을 수 있어서 힘든 날엔 위로가 되고, 기쁜 날엔 감사의 고백이 돼요. 사업은 생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웃과 사랑을 나누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매장을 통해 만나는 손님들과 소통하고,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면서 그 균형을 맞추려 노력하고 있어요.
 
◆김영미> 앞으로의 비전이 있다면요.
 
◇강봉석> 지금은 작지만, 나만의 떡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요. 단순히 떡을 파는 곳이 아니라, 위로와 사랑이 담긴 공간이 되길 바라고 있어요. 그리고 그 브랜드가 하나님께 속한 기업으로 성장하길 소망해요. 제 삶의 여정이 끝까지 하나님을 향하는 돛단배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누구보다 따뜻한 사람이 되어, 제 사업을 통해 만나는 모든 이에게 그 온기가 전해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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