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라산 구상나무의 유전체 연구와 종 보전의 기준이 될 대표목이 공개됐다. 제주도 세계자연유산본부 제주 한라산에 자생하는 구상나무 가운데 유전체 연구와 종 보전의 기준이 될 대표목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5일 오전 한라산국립공원 남벽 분기점에서 한라산 구상나무 대표목을 공개했다.
구상나무 대표목은 남벽분기점에서 돈내코 코스 방면 해발 1600m 지점에 자생하고 있어 등산로에서도 볼 수 있다. 나무 높이는 6.5m, 밑둥둘레는 40㎝, 나이는 72년 정도로 추정된다.
대표목은 한라산 구상나무를 대표하는 형태적․유전적 형질을 가진 나무를 말한다.
11명으로 구성된 선정위원회가 우선 한라산 자생지에서 후보목 16개체를 선발한 뒤 2차례 회의를 거쳐 4개체로 압축한데 이어 현장회의에서 최종적으로 해당 구상나무를 대포목으로 선정했다.
이번 대표목 공개는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 시즌 2' 특별 프로그램의 하나로 이뤄졌는데 그동안 접근이 제한된 한라산 백록샘과 함께 구상나무 대표목이 공개됐다.
한라산 구상나무 대표목은 한국 특산종이자 기후변화 연구의 지표종으로 높은 보전 가치를 지니며 한라산 생물다양성 보전의 핵심 종이다.
구상나무는 한라산국립공원의 깃대종으로 기후위기 시대 중요한 지표종 역할도 하고 있다.
기후변화 위기종인 구상나무의 종 보전을 위해 표준 유전체 지도(참조유전체)를 작성하고 국제생물다양성 협약 등에 따른 생물주권과 유전다양성 보전의 기반도 마련하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세계인이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트리 대표 이미지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세계유산본부는 설명했다.
구상나무 대표목 유전체 활용을 위해 국립생태원과 충남대, 서울대와도 공동협력체계가 구축됐다.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우수 형질 개체를 선발하고 새로운 품종을 개발해 지속가능한 구상나무 보전에 기여할 계획이다.
앞서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는 2017년부터 구상나무 보전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구상나무 데이터베이스(DB) 구축과 생장쇠퇴 연구 등의 종합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