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조작간첩 피해자 강광보 씨 인권단체 감사장 받아

제주4·3조작간첩 피해자 강광보 씨 인권단체 감사장 받아

재심 무죄 형사보상금으로 간첩조작 사건 홍보관 운영 공로

UN 국제 고문 피해자 지원의 날. 4·3평화재단 제공UN 국제 고문 피해자 지원의 날. 4·3평화재단 제공
간첩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한 강광보 씨가 인권단체 감사패를 받았다.
 
인권의학연구소와 김근태기념치유센터 '숲'은 지난 25일 'UN 국제 고문 피해자 지원의 날' 기념행사를 열어 제주4·3 조작간첩 사건 피해자 강광보(84)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
 
건강 문제로 참석하지 못한 그를 대신해 김종민 4·3평화재단 이사장이 받았다.
 
제주시 화북동에서 태어난 강 씨는 1962년 21세의 나이에 일본으로 밀항했다. 4·3 당시 몸을 피한 아버지를 만나고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서다. 공장에서 일하다 1979년 귀향했다.
 
그런데 1986년 1월 강 씨는 갑자기 제주도 보안사령부(일명 한라기업사)로 끌려가 북한계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와의 관련성 등을 추궁 당하며 온갖 고문에 시달렸다.
 
결국 허위 자백으로 국가보안법 위반죄로 7년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 
 
강씨는 지난 2017년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무죄 판결에 따른 형사보상금으로 제주 간첩조작사건 홍보관인 '수상한 집'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공로로 감사패를 받았다. 
 
김종민 4·3평화재단 이사장은 "제주에서는 4·3 때 많은 사람이 고문으로 숨졌다. 이후 1980년대 중반까지 고문에 못 이겨 간첩으로 조작돼 피해를 입은 분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고문은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범죄다. 어떠한 이유라도 정당화할 수 없다. 고문을 근절하고 피해자가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은 전 세계 국가의 책무"라고 말했다.
 
'UN 국제 고문 피해자 지원의 날'은 1987년 유엔 고문방지협약이 발효된 6월 26일을 기념해 제정된 날이다. 고문 근절을 위해 해마다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이날 행사가 열린 민주화운동기념관은 1987년 민주화운동 당시 서울대학교 학생인 박종철 열사가 모진 고문을 받다 숨진 서울시 남영동 경찰대공분실 마당에 지난 10일 건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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