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재로 쓰려고?…껍질 벗겨진 후박나무 무더기 발견

약재로 쓰려고?…껍질 벗겨진 후박나무 무더기 발견

제주 환경단체, 100여 그루 훼손 확인

밑동부터 껍질이 벗겨진 후박나무. 제주자연의벗 제공밑동부터 껍질이 벗겨진 후박나무. 제주자연의벗 제공
제주의 한 후박나무 군락지에서 나무껍질이 대규모로 벗겨진 채 발견됐다.
 
17일 제주자연의벗에 따르면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한 임야에 있는 후박나무 군락지에서 나무껍질이 대규모로 벗겨진 채 발견됐다. 제보를 받은 강영식 공동대표가 현장을 확인했다. 
 
강 대표가 직접 지난 16일 현장을 찾았을 때 후박나무 43그루가 껍질이 벗겨진 상태로 확인됐으나 17일 추가로 현장 확인 결과 껍질이 벗겨진 나무만 100여 그루에 달하고 있다.
 
껍질이 벗겨진 나무들은 둘레가 70~280㎝, 높이 최대 10~15m다. 수령이 어림잡아 최소 70~80년 이상, 최대 100년 이상이다. 하지만 나무 밑동부터 3.5m 높이까지 껍질이 벗겨져 있다.
 
후박나무 껍질이 약재로 쓰여 누군가 고의로 껍질을 벗겨 가져간 것으로 보인다. 후박나무 껍질은 한의학에서 소화불량 개선 등 소화기 질환을 치료하는 약재로 쓰인다.
 
강영식 공동대표는 "이번 박피는 비슷한 예를 찾기 힘들 정도로 심각하다. 박피 행위는 나무 생장조직의 물관과 체관을 단절시키기 때문에 나무를 대부분 고사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무단으로 후박나무 껍질을 벗긴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법상 사유림이라 해도 나무를 베거나 식물을 채취할 경우 관계 당국의 허가를 받거나 신고를 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은 것이다.
 
강영식 대표는 "제주는 생태계 훼손이 심각한 곳이다. 오래된 나무껍질을 무자비하게 벗겨내는 행위는 큰 문제가 있다. 관계 당국은 이번 사안에 대해 빠른 조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후박나무는 난대 수종으로 국내에서는 제주도에 많이 분포하는 나무다. 키가 크고 수관이 넓어 그늘을 넓게 드리우기 때문에 제주에서는 가로수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는 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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