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제공.■ 방송 : CBS 라디오 <로드인터뷰_사람꽃>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25년 6월 7일(토) 오후 5시 30분
■ 대담자 : 제주제일교회 박효민 장로
◆김영미> 지금 제주장애인탐라종합복지관에 와 있는데요. 여기서 만나게 된 이유가 있죠.
◇박효민> 예전에는 공기업에서 장애인 의무 고용을 했는데요. 요즘은 장애인체육진흥회에서 중증 장애인을 위한 운동선수를 키우는 일을 합니다. 이걸 우리는 일자리라고 부르는데요. 선수들을 공기업에서 채용해 월급을 주고, 우리는 운동을 하게 되는 겁니다. 직업선수를 양성한다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이곳에 매일 와서 운동도 하고 연습도 합니다. 전 서귀포의료원 소속의 슐런 선수로 등록돼 있습니다.
◆김영미> 기업은 의무채용도 하지만 이렇게 선수로 계약을 맺고 월급도 주는 거군요.
◇박효민> 우리 중증 장애인은 일할 곳이 많이 없잖아요. 특히 계속 앉아만 있어서 척추 측만증도 심하고, 보조기도 해야 할 정도지만 월급이 나오니까 너무 감사한 일이죠.
◆김영미> 척추 때문에 힘들어서 압박 보조기를 하고 있어 호흡도 힘들 텐데, 선수로 활동한다는 게 대단하네요.
◇박효민> 그래서 일단 연습을 많이 하죠. 하루에 4,5시간씩은 꾸준히 하는데요. 탐라장애인복지관에는 다양한 공간이 있어서 슐런만 하는 게 아니라 배드민턴이나 농구, 여러 가지 체력 운동도 합니다.
◆김영미> 슐런 경기에 출전도 하겠네요.
◇박효민> 슐런 경기는 올해 전국장애인체전에서 시범 종목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아마 내년부터는 정식 종목이 될 거라고 봅니다. 슐런이라는 게 보급된 지 얼마 안 됐거든요. 체전 말고 시합은 1년에 네 번씩 합니다.
◆김영미> 장로님은 TV에도 많이 나오셨죠.
◇박효민> 제가 여러 방송에 나오기는 했는데요. 2012년도 장애인 날에 대통령상을 받은 적이 있어요. 그때 전국에서 대통령상을 두 명이 받았는데요. 시각장애인 개그맨인 이동우씨하고 저하고 받았습니다. 가장 큰 상이고 전국에서 2명밖에 없으니까 인터뷰를 많이 했죠.
도장파는 모습. 박효민 장로 제공.◆김영미> 도장 장인으로 TV에 나온 적도 있잖아요.
◇박효민> 'SBS 생활의 달인'에서 왔는데요. 요즘은 컴퓨터로 도장을 많이 파니까 수작업하는 곳이 별로 없었어요. 어떻게 들었는지 촬영을 부탁해서 출연했습니다. 나중에는 달걀에 글자를 한번 파 보라고 해서 생활의 달인 타이틀을 새겼는데요. 날달걀이 깨지지 않고 잘 새겨 넣으니까 보는 분들이 많이 놀라더라고요.
◆김영미> 지금 슐런 선수이고 합창단 활동도 하고 있어 힘들지 않으세요.
◇박효민> 제가 젊었을 때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제주도 볼링 대표 선수로 뛰면서 메달도 많이 땄고요. 이후에는 장애인 파크골프를 취미로 하면서 전국대회에 나가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슐런 선수이기도 하고요. 그런 와중에 장애인어울림 띠앗합창단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띠앗합창단은 13년이 됐고요. 2년 전에는 단장으로 활동을 꾸준히 해 왔습니다. 정말 좋은 합창단입니다.
◆김영미> 저도 해마다 공연이 있을 때 관람을 가는데요. 너무 은혜되더라고요.
◇박효민> 다들 열심히 노력합니다. 띠앗합창단은 말 그대로 형제자매 간의 사랑의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남부교회 유상근 장로님이 지휘자로 초창기부터 함께 해주고 계십니다. 우리 합창단은 비장애인, 장애인 모두 함께 하고 있어요. 우리도 서로서로 도와서 하지만 유 장로님은 모든 분들을 아우르는 마음을 갖고 있어서 나무 감사합니다. 합창단이 너무 좋아서 단원들이 자원하는 마음으로 간식을 준비해서 나눠먹으며 서로 섬기는 마음으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김영미> 언제부터 교회를 다니셨어요.
◇박효민> 우리 집 근처에 제일교회가 있었어요. 지금은 제일교 사거리라 불리는 그 근처에 집이 있었습니다. 초등학생 때 친구가 전도해서 교회를 다녔는데요. 이후에 다른 교회를 가기도 했지만 결국 제주제일교회에 정착하게 됐습니다.
◆김영미> 장로라는 직분이 책임감도 따르고 어깨도 무거울 텐데요. 어떤 마음으로 섬기고 있습니까.
◇박효민> 하나님께서 이렇게 보잘것없는 사람에게 장로라는 직분을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많이 힘들고 어려울 때도 있지만 그래도 동료 장로님들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뭐든지 할 수 있다고 해주시면서 같이 섬겨주셔서 너무 힘이 납니다. 6월 초 수련회도 제가 폐를 끼칠 것 같아서 빠지겠다고 하니까 장로님들이 같이 도우면 된다고 해서 가게 됐습니다. 그 마음들이 너무 감사합니다.
◆김영미> 제주제일교회가 어떤 교회로 성장하길 바랍니까.
◇박효민> 교회가 이전을 해서 새신자들도 많이 늘었습니다. 새신자들을 교회가 잘 양육해서 중직도 되게 했으면 좋겠고요. 힘들고 어려운 곳에 가서 열심히 전도함으로써 그분들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나눠주는 교회가 됐으면 합니다.
◆김영미> 하나님을 믿는 자가 된 게 너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특별한 경우가 있을까요.
◇박효민> 저를 돌아보면 60년 넘게 신앙생활을 했지만 특별한 간증거리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꾸준한 게 좋습니다. 그래서 범사에 감사합니다. 저는 초등학교도 어머니께서 업고 가고 집으로 올 때는 형님이 업고 오곤 했는데요. 걷지도 못하고 화장실도 못 갔지만 친구들하고 잘 어울리고 항상 긍정적으로 살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몸이 불편하고 휠체어를 타지만 좀 천천히 가면 되는 것 같고, 그래서 저는 지금도 예수님 믿은 게 감사하고 저 같은 사람에게 이런 중직을 주셔서 또한 감사합니다. 이 장로라는 직분이 너무 감사해서 장애인들을 위해 어떻게 복음을 전할까 하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어울림 띠앗합창단. 박효민 장로님 제공◆김영미> 범사에 감사하다고 했는데, 세상의 믿지 않는 자들을 보면 안타깝겠군요.
◇박효민> 너무 안타깝죠. 이곳 복지관에 있는 분들 가운데도 예수를 안 믿는 분들 많아요. 그래서 예수를 전하고 교회를 자랑하면서, 내가 예수의 향기가 나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합니다. 그래선지 복지관 사람들이 제 이름을 부르는 것보다 장로라고 불러주는 게 너무 감사하고 좋습니다. 그래야 내가 장로라는 걸 인지하고 더 소신을 갖고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도 장애인 두 분을 우리 교회에 등록시켰고, 몇 분을 점찍어 놓고 기도 하고 있습니다.
◆김영미> 장애가 단지 불편할 뿐, 삶의 장애물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박효민> 맞아요. 저도 솔직히 눈이 나쁘면 안경 끼고 두 다리로 못 걸으면 휠체어 굴려서 가면 되고, 빨리 못 가면 천천히 가면 되니까 뭐든 얼마든지 할 수 있거든요. 근데 여기에 오면 장애가 참 다양해요. 건강했던 친구들이 어느 날 갑자기 뇌졸중이나 뇌출혈로 쓰러지는 경우도 있는데요.
우리는 어릴 때부터 다리만 조금 불편한 뿐인데, 그 친구들은 움직이는 것에 매우 힘들어해요. 그걸 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요즘은 우리처럼 소아마비로 장애가 오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장애라는 건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잘 이겨내고 힘을 내는 게 필요하고요. 받아들이는 것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은 저도 그렇고 제 아내도 장애 1급이라서, 그 모습을 보고 자라서 인지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이고요. 아들과 딸이 모두 사회복지를 공부해서 장애인 관련 일을 하고 있어요. 더불어 사는 건 그래서 중요한 것 같아요.
◆김영미>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습니까.
◇박효민> 도장은 없어지는 종목의 사업이에요. 하지만 하나님께서 예비하셔서 이런 선수라는 일자리를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지금 이렇게 활동한 지 2년 정도 됐는데요. 월급이 들어오는 게 너무 좋고요. 십일조를 떼서 하나님께 드리는 것도 감사합니다. 그래서 이 일이 언제까지 될지는 모르지만 앞으로도 계속돼서 하나님께 영광 돌리면 좋겠고 아까도 말했지만 열심히 해서 믿지 않는 장애인들에게 예수를 전했으면 좋겠습니다. 제 삶을 통해 예수를 아는 장애인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김영미> 기도제목 있을까요.
◇박효민> 이 건강이 계속 유지됐으면 좋겠어요. 장애인들은 언제 아플지 잘 모르거든요. 항상 하나님이 주시는 건강을 잘 지키고 복음 생활 잘하길 원합니다. 또 우리 교회 부흥과 목사님 건강을 위해 기도하고 있고요. 우리 장로님들도 하나님의 일을 잘 감당할 수 있는 그런 교회가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계속 기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