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리 센터장 "해담은 집, 상처받은 아이들의 평안 누리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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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리 센터장 "해담은 집, 상처받은 아이들의 평안 누리는 곳"

핵심요약

삶이 아름다운 크리스천을 만나는 시간, 로드인터뷰 사람꽃. 오늘은 아동일시 보호시설 해담은 집 센터장인 제주영락교회 김미리 집사를 제주CBS 김영미 PD가 만나봅니다.

<로드인터뷰_사람꽃>제주영락교회 김미리 집사(해담은 집 센터장)
아동일시보호시설 해담은 집, 위기 아이들의 안정적 보호를 위한 기관
"아이들이 지금은 힘들지만 행복을 위한 성장통이란 걸 알아가길"
"해담은 집을 위한 기도의 동역자가 많아지길 원해요"
"아이들이 존재의 가치와 귀함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 방송 : CBS 라디오 <로드인터뷰_사람꽃>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25년 5월 31일(토) 오후 5시 30분
■ 대담자  : 제주영락교회 김미리 집사(해담은 집 센터장)

◆김영미> 해담은 집은 어디 있나요.  

◇김미리> 노형에 있습니다. 번화가에 위치해서 병원, 학교, 마트 같은 편의시설을 활용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아동일시보호시설 특성상 학대로 집에서 즉각 분리보호를 해야 되는 친구들이 오는 곳이어서 병원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들이 많고요. 그 외에도 아이들에게 필요한 물품이나 기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아이들을 보호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김영미> 해담은 집은 어떤 곳인가요.

◇김미리> 아동 일시보호시설이라는 특수한 특성을 갖고 있는 아동복지 기관이고요. 학대받은 친구들이나, 부모들의 갑작스러운 입원과 수감 같은 사유들로 아이들을 보호할 수 없을 때 아이들을 일정 기간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김영미> 개원한 지는 얼마나 됐습니까.

◇김미리> 2022년 2월 1일 개원했고요. 당시 아동학대가 사회적으로 이슈화가 되면서 아동복지법상에서 '즉각 분리보호제도'라는 게 생겼습니다. 복지부가 각 시도별로 즉각 분리된 친구들을 안정적으로 보호를 해 줄 수 있는 기관을 설치하라고 해서 제주도가 급하게 자리를 마련하고 설치를 했습니다.  

◆김영미> 해담은 집을 이용할 수 있는 대상도 궁금합니다.  

◇김미리> 해담은 집에는 0세부터 만 18세 이하의 아동들이 들어올 수 있고요. 고등학교 3학년까지 남녀 모든 아이들이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김영미> 연령대가 다르면 보호 방법이나 조치도 많이 다르겠네요.  

◇김미리> 맞습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다니고 있는 친구들도 보호의 방법이 다른데요. 저희는 초·중·고등학생까지 있고요. 그 안에서도 장애를 가지고 있는 친구와 비장애 친구, 정신적으로 약물을 필요로 하는 친구와 같은, 고등학생이어도 그 안에서 들어가는 에너지나 아이들을 대하는 수준의 난이도가 상당히 다르기도 합니다.  

센터 선생님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있는 김미리 센터장.  김미리 센터장 제공. 센터 선생님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있는 김미리 센터장. 김미리 센터장 제공. 
◆김영미> 그럼 직원들이 많이 필요하겠네요.

◇김미리> 9명 있는데요. 빨래하고 애들 보고 힘이 들긴 하지만 힘든 만큼 선생님들끼리 더 돈독해지는 것 같습니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같이 열심히, 재미있게 일하고 있습니다.  

◆김영미> 아이들 유치원도 보내야 하고, 여러 가지 챙겨야 할 것도 많은데, 하루 종일 같이 있습니까.
 
◇김미리> 저희는 3교대 근무를 하고 있어요. 업무의 공백이 없어야 하니까요. 그리고 아이들의 특성상 저희들이 모두 기억하고 있어야 하고 또 연속된 보호가 필요한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공백이 없게 하려고 수시로 회의도 하고 소통하면서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영미> 위기에 처한 아이들을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이곳에 데려올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미리> 들어오는 아이들 중 90% 정도가 학대에 놓인 친구들인데요. 본인들이 직접 경찰에 신고를 해서 행정시 공무원과 현장에서 저희 기관으로 오는 경우도 있고, 학교에서 상담하는 과정 중에 신고가 돼서 분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갔다가 아빠가 가해자인 게 확인이 돼서 병원 의사 선생님의 신고로 분리돼서 들어오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김영미> 급하게 오는 아이들은 준비된 게 하나도 없이 들어오겠군요.

◇김미리>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새벽 2,3시쯤인데, 남매가 슬리퍼랑 겉옷만 하나씩 걸치고 들어온 적이 있어요. 아빠가 밤에 술에 취해서 난동을 부리고 가정폭력을 행사해서 애들이 살기 위해서 뛰쳐나왔다고 하더라고요. 어떤 친구는 교복만 입고 오기도 하고요. 이렇게 저희 기관에 들어오는 친구들은 갖추지 못한채 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김영미> 보호하는 아이들은 언제까지 있을 수 있습니까.

◇김미리> 저희는 일시 보호를 3개월까지 하게 돼 있고요. 필요시는 6개월까지 연장 보호를 하게 돼 있습니다. 그리고 보호하는 동안은 중장기 양육대책을 수립하도록 되어 있어요. 지금 이 상황에 아이들을 보호하는 게 힘들다고 판단되면 그다음 대안으로 어떻게 아이들을 보호하면 좋은지 시청 공무원 분들이나 다양한 분들이 논의를 하는 거죠.

그 사이 저희는 아이들을 직접적으로 보호하면서 건강검진이나 심리 검사, 그 외에 정서적인 안정 지원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김영미> 관련 기관들의 협력이 중요하겠네요.

◇김미리> 네. 사회복지는 저희 기관만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다양한 자원들이 있을수록 지원의 혜택이나 서비스 제공의 내용들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심리 관련과 의료 관련, 기타 다양한 방향에서 필요한 자원들을 잘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김영미> 현재 몇 명의 아이가 있습니까.  

◇김미리> 한 번에 보호할 수 있는 친구들이 9명인데요. 매년 입소하고 퇴소하는 친구들을 합하면 1년에 한 40~50명 정도 다녀가긴 하고요. 평균적으로는 네다섯 명이 늘 있습니다. 많을 땐 7명에서 8명, 적을 때는 3~4명 정도입니다.

센터 선생님과 함께 워크숍 중. 김미리 센터장 제공. 센터 선생님과 함께 워크숍 중. 김미리 센터장 제공. 
◆김영미> 위기에 처한 아이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많이 아플 것 같아요.

◇김미리>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미안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더 이상 뭘 해줄 수 없는 그 한계에 대한 마음들이 생기기도 하고요. 감정표현을 잘 못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래서 자기가 지금 화가 났는지 슬픈지 어떤 부분이 힘든지에 대해서 표현을 잘 못합니다. 그럴 때 저희는 차분히 기다려주죠. 그러면 아이들이 왜 그런 행동을 했고, 지금은 왜 이런지에 대해서 얘기를 해 줍니다.  

그렇게 선생님들하고 깊이 있는 대화를 하다 보면 자신의 상처들을 꺼내기도 하면서 선생님과 아이들이 울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또 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늘 긍정적인 얘기를 해주려고 해요. '예쁘다, 스타일 좋다' 그렇게 칭찬을 해도 아이들은 '거짓말하지 마세요' 그러면서 우리가 하는 말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요. 자신의 존재만으로도 얼마나 가치 있고, 귀한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김영미> 원장님은 어떻게 해담은 집에서 일하게 됐습니까.

◇김미리> 저는 사회복지를 전공했고요. 졸업하면서 사회복지 현장에서 계속 일을 하고 있습니다. 2004년 가정위탁지원센터라는 아동복지기관에서 교육과 상담, 서비스 제공을 하는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해담은 집은 좀 더 가까이에서 아이들의 어려움이나 필요들을 보게 되고 느끼게 되면서, 함께 어려움들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들을 통해 이 일이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일이구나, 이곳에서의 일들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시간들이고 중요한 일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재미있게 일을 하고 있습니다.  

◆김영미> 아이들에게 예수님의 사랑이 흘러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실 것 같아요.

◇김미리> 나름 노력은 하고 있는데요. 얼마나 녹아나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이 늘 쓰여요. 아이들을 보면서 그런 기대감이나 소망은 있습니다. '내가 만난 예수님을 이 아이들도 만났으면 좋겠다' 그래서 지금은 힘들지만 이것도 삶의 한 과정이고 성장하기 위해서 필요한 하나의 성장통이었다는 걸 아이들이 어느 순간 깨달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김영미>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건 언제인가요.

◇김미리> 순간순간 어떤 깨달음을 많이 주신 것 같아요. 제가 7살쯤에 부모님이 이혼을 하셔서 아빠가 없는 것에 대한 결핍이 좀 컸습니다. 그런데 중학교 2학년 때 이사야서 41장 9절 '내가 땅 끝에서부터 너를 붙들며 땅 모퉁이에서부터 너를 부르고 내게 이르기를 너는 나의 종이라 내가 너를 택하고 싫어하여 버리지 아니하였다'라는 말씀이 내 가슴을 너무 뜨겁게 내리치면서 어떻게 할 줄을 모르겠더라고요.

하나님이라는 분이, 우리 아빠는 나를 이렇게 거부를 했는데. 어떻게 나를 저 끝에서부터 불러왔다는 건지, 그리고 어떻게 나를 싫다고도 안 하시고 버리지도 않겠다고 약속을 하는 건지, 정말 이 말씀이 제가 힘들 때마다 어려울 때마다 떠오르면서 많은 힘을 얻고 방향을 잡아갈 수 있는 그런 좋은 말씀이 되었습니다.  

◆김영미> 해담은 집에 대해 소망하는 게 있습니까.  

◇김미리> 해담은 집 관련해서 제가 소망하는 부분은 기도의 동역자들이 많이 모였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통해서 일한다고 하시잖아요. 그런데 정말 기대하지도 않은 분들이 해담은 집에 많은 도움을 주시고, 스쳐가는 인연인 것 같은데도 해담은 집 아이들하고의 관계가 좋게 이어져서 아이들이 많은 도움을 받기도 하는데요.
 
2022년부터 지금까지 얼마 안 된 시간이긴 하지만 일하시는 하나님이 얼마나 크게 움직이고 계신지를 제가 계속 느끼고 있어서요. 그 무엇보다 저는 기도의 손길이 정말 많이 필요합니다. 그 외에도 이곳이 계속 아이들을 따뜻하게 보듬고 안아줄 수 있는 그리고 정서적으로 아이들이 이곳에서 평안함을 누릴 수 있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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