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부경찰서. 고상현 기자성범죄 피해자 지원 기관인 제주해바라기센터에서 직원이 공금을 횡령한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해당 직원이 회계업무를 혼자서 도맡는 등 구조적 문제도 노출됐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제주해바라기센터 직원 A씨를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최근 센터 측이 직원 4대 보험료가 제대로 납부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해 경찰 신고했다.
A씨는 2023년 말부터 최근까지 직원 4대 보험료 명목의 공금 수천만 원을 가로챈 혐의다. 센터에서 회계감사가 이뤄지고 있어 결과에 따라 향후 횡령 기간과 금액은 달라질 수도 있다.
4대 보험은 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보험으로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이 포함된다. 근로자라면 정규직, 비정규직 상관없이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의무 가입 보험이다.
보험료는 산재보험을 제외한 나머지 보험 모두 회사와 절반씩 부담하게 된다.
이번에 횡령 의혹이 불거진 A씨는 예산회계 관리 담당 직원으로 확인됐다. 센터에서 혼자 관련 업무를 맡아서 하다 보니 수년간 남모르게 공금을 가로채도 적발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4대 보험료가 월급에서 제하고 나와 제대로 납부되고 있는지 따로 알아보지 않으면 미납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다. 정부 기관이 피해 직원에게 미납 사실을 통보하며 사건이 드러났다.
제주도 관계자는 "수사가 끝나면 센터 운영상황을 점검하고 부적절한 사항에 대해선 조처할 예정이다. 회계업무를 분담하거나 이중 검수 등 재발방지 대책도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해바라기센터는 성폭력과 가정폭력, 성매매 피해자를 위한 상담, 의료, 법률, 수사 지원을 하는 기관이다. 여성가족부와 제주도, 제주경찰청, 한라병원 4개 기관 협약을 통해 운영된다.
제주에서는 2006년 12월 여성가족부가 한라병원에 위탁 운영을 맡겼다. 2015년 제주해바라기센터로 기관명을 바꾸는 등 확대됐다. 현재 국비 70%, 도비 30%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현재 의료지원팀, 심리지원팀, 수사지원팀(파견 경찰) 등 2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사건이 불거지자 제주해바라기센터 측은 A씨를 업무에서 배제하고 다른 부서에 대기발령했다. 수사 결과가 나오면 센터 측은 인사위원회를 열어 A씨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