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국 장로 "장수사진, 인생의 아름다운 순간 담아내는 일"

이승국 장로 "장수사진, 인생의 아름다운 순간 담아내는 일"

핵심요약

삶이 아름다운 크리스천을 만나는 시간, 로드인터뷰 사람꽃. 오늘은 제주삼양교회 이승국 장로를 제주CBS 김영미 PD가 만나봅니다.

<로드인터뷰_사람꽃>제주삼양교회 이승국 장로
장수 사진 봉사, 웰다잉을 돕는 일이라 의미있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순간 기록이 즐거워
5대째 이어온 신앙, 본이 되는 삶이 되고파
교인을 대상으로 신앙 디카시집 만들고 싶어

본인 제공. 본인 제공. ■ 방송 : CBS 라디오 <로드인터뷰_사람꽃>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25년 3월 8일 (토) 오후 5시 30분
■ 대담자  : 제주삼양교회 이승국 장로
 
◆김영미> 행사장에서 사진을 찍어주는 모습을 자주 봤습니다. 사진을 전문적으로 배운 건가요.
 
◇이승국> 사진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사진 찍는 걸 좋아해서 필름을 따로 넣고 찍는, 일명 필카부터 자연스럽게 계속 찍다 보니 실력이 쌓이게 됐어요. 교회 행사는 물론 사회 각종 행사장에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좋은 순간들을 기록하는 게 즐겁고 보람도 느껴서 늘 카메라를 들고 다니게 됩니다.
 
다니다 보니 제주지역 인터넷 신문 탐사 전문 촬영 기자로도 활동하며 '사람이 풍경이다' 주제로 사진칼럼도 게재했고요. 2020년부터 3년 동안은 '제주관광지순환버스 광고 콘텐츠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2023년에는 제주도 통합광고 디자인제작에 광고사진으로 쓸 해녀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습니다. 사진 공모전에 출품하는 것을 매우 꺼리는데, 아는 사진작가님의 독려로 '2022 자전거 여행을 담다' 사진 공모전에 부끄럽지만, 입상도 해봤습니다.
 
◆김영미> 교회 어르신들의 장수 사진을 찍어준다면서요.
 
◇이승국> 어느 날 어머니께서 어디서 듣고 오셨는지 '요즘은 장수 사진을 웨딩 사진처럼 밖에서 자연스럽게 찍는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추석날 온 식구가 모여서 버스 한 대를 빌리고 '오늘은 할아버지, 할머니 장수 사진을 찍을 거니까 온 식구가 가장 행복한 순간을 찍을 수 있도록 해달라' 당부하고 관광을 하면서 사진을 찍어 액자를 해드렸더니 너무 좋아하시더라고요.
 
이것을 힌트 삼아 교회 사업 차원으로 70세 넘은 에녹회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장수 사진'이라는 이름으로 액자를 만들어 드렸더니 어르신들께서 너무 좋아했습니다. 이 소문을 듣고 화북교회에서도 저에게 부탁해서 촬영해드린 적도 있습니다.
 2023년 제주도통합광고디자인 제작에 광고 사진으로 쓸 해녀 사진 촬영 중. 이승국 장로 제공. 2023년 제주도통합광고디자인 제작에 광고 사진으로 쓸 해녀 사진 촬영 중. 이승국 장로 제공. 
◆김영미> 교회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지역의 어르신을 위해서도 봉사한다고 하던데요.
 
◇이승국> 장수 사진을 찍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누구나 하나님이 부르실 때는 피할 수 없는 죽음이잖아요. 아름답고 행복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한 노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할 거란 생각도 들고, 한평생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살았다면 누구나 평화롭고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되기 때문에 인생의 아름다운 결실을 보다 의미 있고 값지게 맞이하기 위한 일은 숭고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숭고한 일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서귀포시홀로사는노인지원센터'에서 표선과 성산포, 서귀포 지역에 홀로 사는 노인들 대상으로 '장수사진 촬영 및 웰다잉 추억가꾸기 사업'을 실시한 적이 있는데요. 같이 사진 찍으러 다니는 작가 두 분과 함께 재능기부로 장수 사진을 촬영해 드렸습니다. 어느 할머니께서는 액자를 가슴에 품으시며 '내 주제에 누가 이런 걸 해줘'라고 말씀하며 눈물을 흘리시더라고요. 정말 보람을 많이 느꼈습니다.
 
그리고 작년 어버이날에는 '제주도립 노인요양원'에서 봉사 활동으로 가족사진과 장수 사진을 찍어드리면서 많은 보람을 느꼈고 앞으로도 제 도움이 필요한 곳은 어디든 갈 생각입니다.
 
◆김영미> 현재 통합제주노회 장로합창단으로 활동하고 있죠.
 
◇이승국> 장로로 임직받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데요. 아직은 연약합니다. 하나님께서 바리새인의 화려한 기도보다는 세리의 간절한 기도를 들어주셨듯이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하나님께 기도하는 마음으로 많은 장로님께서 참여해주셨으면 합니다. 또한, 6월 15일 서귀포예술의전당에서 오후 7시 공연을 앞두고 있어서 연습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이 오셔서 함께 해 주시기 바랍니다.
서귀포 장수사진 촬영 모습. 이승국 장로 제공.서귀포 장수사진 촬영 모습. 이승국 장로 제공. 
◆김영미> 어떤 장로가 되고 싶습니까.
 
◇이승국> 한마디로 말하면 '다리' 영어로 'Bridge' 같은 장로가 되고 싶습니다. 저희 선조는 삼양교회 초대교인이기도 하고 5대째 믿음의 가정입니다. 신앙의 유산이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게 많은 교회와 신앙 가정이 직면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선조들이 해왔던 것처럼 늘 기도에 힘쓰고 믿는 자로서의 사명을 잘 감당해 나가는 것만이 믿음의 유산을 계속 이어가는 가교 역할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신앙의 본이 되고 신앙이 삶의 중심이 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할 겁니다. 또한 예배, 기도, 말씀을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서 실천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영미> 5대째 믿음의 가정이라고 했는데요. 부모님은 어떤 신앙을 가진 분인가요.
 
◇이승국> 저희 부모님들의 세대는 많이 가난하고 삶이 아주 힘들었습니다.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시지만 제가 많이 어렸을 적의 아버지 모습이 생각납니다. 새벽기도를 갔다 오셔서 잠을 자는 제 머리맡에서 주문과도 같은 기도를 해 주셨던 분입니다.
 
또 교회학교를 오래 섬기셨는데, 지금은 각종 시청각 자료들이 풍부하지만, 그때는 그림을 직접 그리고 오려서 그림에 솜을 붙이고 광목으로 융판을 만들어 붙이면 바로 시청각 자료가 됐습니다. 그 자료로 시청각 설교를 하곤 하셨습니다.
 
그리고 청년들을 집에 모이게 하시고는 이런 시청각 자료들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치고 양육하는 데 힘을 쓰셨습니다. 그리고 그때는 주일 예배를 12시에 마치고 오후 예배를 오후 6시에 드렸는데요. 시간이 많이 남아서 청년들이 우리 집에 모여 고구마를 삶아 먹고, 칼국수도 해 먹으면서 친교를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의 고구마 일 년 농사는 청년들을 위한 농사였고 김치는 우리가 먹는 양의 두 세배는 더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도 역시 이 모든 것들을 아무 불평 없이 감당해 나가셨습니다.
 
그때는 목회자가 없는 교회들이 있었는데요. 어느 수요일이었습니다. 수요예배 갈 시간도 아닌데 아버지가 예전보다 일찍 집에 오셔서 바로 씻고 나가시는 거예요. 알고 보니 신촌교회에 목회자가 없어서 삼양에서 신촌까지 걸어서 예배를 인도하러 가는 거였습니다.
 
그리고 말년에는 성경 보시다가 매일 오전 11시가 되면 교회에 자전거를 타고 가셔서 한 시간 동안 기도를 하셨는데요. 이런 아버지는 제게 육신의 아버지이기도 하지만, 영의 아버지, 태산 같은 믿음의 아버지입니다.
 
◆김영미> 믿음의 부모님을 보며 자라서 장로님도 늘 생각하고 가슴에 담고 있는 다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승국> 지금의 제가 있기까지는 많은 믿음의 선조들이 기도해 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릴 적 뛰어놀던 저를 불러 앉히고 보자기에 싼 낡은 성경책을 꺼내서 손을 얹어 기도를 해 주셨던 저의 할머니, 또 전기가 없던 시절, 불 붉히는 등피를 깨끗이 씻어 말리는 곳에서 뛰어놀다 등피 하나를 깨트린 말썽꾸러기 저를 위해 늘 기도를 해 주셨던 故고성옥 권사님.
 
그리고 큰아버지께서 우리 교회 장로님이셨는데요. 대를 이어 갈 장로가 되게 해 달라고 하루도 기도를 거르지 않으시면서 지금도 절 위해 늘 기도해 주시는 큰어머니, 기도하심이 삶의 전부이신 존경하는 저의 부모님, 믿음의 흔적들을 이야기하려면 온종일도 모자랄 텐데요. 이런 믿음의 유산을 다음 세대에게 이어가도록 열심히 해야겠다고 늘 다짐합니다.
 마라톤 행사 사진 찍는 모습. 이승국 장로 제공. 마라톤 행사 사진 찍는 모습. 이승국 장로 제공. 
◆김영미> 현업에서 은퇴하고 현재 사업을 하지만 경기가 어려워서 힘들지 않습니까.
 
◇이승국> 저의 아침 루틴은 새벽 4시에 일어나 어머니 집에 가서 어머니 모시고 새벽기도 다녀오고요. 7시에는 어머니를 일터에 모셔가고 9시에 픽업해서 경로당에 모셔갑니다. 어머니는 요양사 일을 하시는데요. 80대 중반인데도 지금도 건강하게 하고 계십니다. 어머니께서 경로당에서도 당당하고 자존감이 높은 이유입니다.
 
내가 좋아하고 평소에 즐기는 것을 직업으로 삼고 오래오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장수사진, 팻프로필, 잡프로필을 콘셉트로 하는 사진업과 오래전부터 생각해 오며 준비한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으로 빨간 상어 '래드샤크'하고요. AI로 콜택시를 연결해 주는 시스템으로 삼다삼무의 제주도 의미를 가진 '33 콜'이라는 상호를 가진 두 개의 사업자로 등록돼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교회 양치남 장로님이 하시는 보험업도 같이 하고 있고, AI를 기반으로 고용지원금을 환급해 주는 솔루션도 해보려고 지금 열심히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경기가 어렵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기도하며 열심히 살아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김영미> 크리스천 기업들이 어떻게 이 상황을 이겨나가길 바라는 지도 한 말씀해 주세요
 
◇이승국> 굳건한 믿음으로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것이겠죠.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께서 함께하신다는 믿음을 가지고, 두려움보다 신뢰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려울수록 정직과 공의를 지키는 것, 하나님의 원칙을 따라 운영하는 기업은 결국 신뢰를 얻고 이 어려운 상황을 뚫고 성장을 이룰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며 꾸준히 기도하고 인내하는 자세가 중요하겠고 성급한 결정보다 기도로 하나님의 인도를 구하고 차분히 나아가야 하겠죠. 이런 마음가짐으로 어려움을 이겨낼 때, 크리스천 기업들은 더욱 강하고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김영미> 현재 소망하거나 기도제목이 있으면 나눠 주세요
 
◇이승국> 지금 시작하는 일들이 하나님의 뜻에 따라 잘 이루어지길 바라고, 앞으로 하나님의 뜻에 따라 맡겨진 직분 잘 감당해 나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가족의 건강과 자녀들의 앞날을 위해 기도합니다.
 
그리고 디카시라는 디카(디지털카메라)와 시의 합성어로 된 새로운 문학장르가 있습니다.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을 포착해서 찍은 영상과 함께 문자로 표현된 시가 접목되는 장르인데요. 언어예술이라는 기존의 시의 범주를 확장해서 영상과 문자를 하나의 텍스트로 결합한 멀티 언어예술입니다.
 
효돈중학교에서는 이 디카시를 특화 교과로 해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시를 쓰게 했는데요. 정서함양에 많은 도움 주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시집을 아이들과 선생님, 학부모까지 참여해서 4권까지 편찬 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창세기 1장에 보면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시고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제가 이 디카시를 신앙 디카시로 승화시켜보려고 하는데요. 제가 교회에서 문화사역부도 맡고 있는데요. 우리 교인들을 대상으로 신앙 디카시집을 만들어 봤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을 가져 봅니다.

추천기사

스페셜 그룹

제주 많이본 뉴스

중앙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