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표선고 문제, IB고등학교 1개 더 신설해야"

"예견된 표선고 문제, IB고등학교 1개 더 신설해야"

핵심요약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0~17:30)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현승호 (사)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

[시사매거진 제주=현승호(사)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
"제주 IB 공교육 개선모델 전국적 모범사례 꼽혀"
"IB프로그램 학생과 학부모 만족도 상당히 높아"
"표선고 학생들 변화, 좋은 입시결과로 지역까지 변화"
"표선고 지원자 몰려 지역 중학생 입학하지 못한 건 예견된 사안"
"도교육청 초·중학교 뿐만 아니라 고등하교 IB학교 증설해야"
"IB전문가 교사 근무순환으로 일반고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
"제주도 교장공모제 막혀…표선고 1등공신 교장도 결국 타 지역 뺏겨"

현승호 (사)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현승호 (사)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
◇박혜진> 제주에서 유일하게 IB DP(고교과정)을 도입해 운영 중인 표선고등학교를 두고, '읍면지역 교육 활성화라는 본래 취지와 달리 입시 수단으로 잘못 정착된다'는 우려가 공개적으로 나왔습니다. 오늘은 표선고등학교 IB프로그램과 관련해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현재 교원단체인 좋은교사운동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현승호 대표 스튜디오와 얘기 나눠봅니다. 대표님은 IB프로그램에 대해서 오랜시간 연구하고 지켜봐오셨는데 현재 제주지역 IB프로그램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현승호> 전 세계적으로 IB프로그램은 각 나라의 다양한 목적에 맞게 다양하게 활용해 오고 있습니다. 중국, 캐나다 같은 경우에는 유럽의 명문대학이나 미국의 아이비리그 대학 등에 진학을 위한 수월성 교육, 엘리트 교육을 위해 사용되었고요.
 
또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공교육 개선, 또는 공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사용되었습니다. 최근 미국IB 학교 탐방을 다녀왔는데요. 애리조나 투손의 낙후된 지역의 공립학교에서 IB가 공교육 개선모델로 사용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제주 IB 역시 공교육 개선모델로서 전국적으로 모범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표선이라는 지역이 IB 때문에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겁니다.
 
◇박혜진> 제주에 IB학교가 운영된 지 5년째 접어들면서 많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학생과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것 같습니다. 이유는 뭔가요?
 
◆현승호> 단순히 입시 결과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도 아이를 지금 표선고등학교에 보내고 있는데 저희 첫째 아이는 일반고에 다녔고, 저희 둘째는 표선고에 다니고 있는데요. 학교 전체가 IB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 과정 자체가 주는 만족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만약 표선고가 대구에 있는 학교들처럼 여러 반 중에 한 반 정도를 IB 반을 만들고 별도로 운영하는 방식을 취했다면 아마 지금과 같은 변화는 만들기 어렵지 않았을까 합니다. 표선고는 몇몇 원하는 학생들의 해외 진학을 돕기 위해서 IB반을 만든 것이 아니라 IB 교육으로 학교 커리큘럼 전체에 변화를 줬거든요.

풀디플로마를 하는 학생이건 그렇지 않건 모두 문제 풀이 수업이 아닌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지역 아이들을 변화시키고 좋은 입시 결과를 가져오고 지역을 변화시킨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박혜진> 그러다보니 많은 학생이 표선고에 몰리는 현상으로 인해 표선지역 중학생들이 지역 고등학교인 표선고에 입학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져 논란이 됐죠?
 
◆현승호> 사실 그 부분은 지역 공동체 입장에서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이고요. 그러나 사실 이미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제가 2021년도에 이혜정 박사님과 표선 지역 IB 종단 연구를 할 때부터도 나중에는 이렇게 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요.
 
재작년에 표선고 학생들의 입시 결과가 역대급으로 나왔지 않습니까? 첫 번째 IB 교육 프로그램 받은 학생들이 졸업한 거였기 때문에 언론의 주목도 많이 받았고요. 사실 그 이후에 학생들이 대거 몰릴 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예견된 일이었어요.

지금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역시 재작년에 표선 지역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입시 결과를 보고 확산할지 어떨지 결정하겠다라는 말씀을 해 오셨지만 입시 결과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한 해 동안 고등학교를 늘린다거나 하는 노력들을 하지 않고 시간만 보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제주도교육청이 미리 대비하지 못한 측면인데 이를 마치 표선고에 육지 학부모가 많이 와서 이렇게 됐다. 표선고가 안 하던 IB를 해서 표선중 아이들이 피해를 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그건 좀 지양해야 되지 않나 싶어요.
 
왜냐하면 그 이야기는 다시 표선고를 과거처럼 되돌려 놓자는 이야기밖에 안 되거든요. 좋은 학교를 찾아온 육지 학부모의 잘못도 아니고 또 표선고가 IB를 시작한 잘못도 아니고 실은 뻔히 보이는 교육 수요를 무시하고 미리 대비하지 못한 제주도교육청의 탓이 아닌가 싶습니다.
 
현승호 (사)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현승호 (사)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
◇박혜진> 표선지역 중학생들을 위해서 표선고의 반을 1반씩 더 늘리는 부분을 고려한다고 했었는데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또 표선고 교사들도 근무 연한이 끝나면 옮길 학교가 없다는 것은 무슨 말씀일까요?
 
◆현승호> 저도 지난 1월 7일 김광수 교육감이 이 자리에 나와서 하신 말씀을 기사를 통해서 봤는데요. 현재 반이 늘어난 건 아니고요. 사실 그렇게 표선고의 반을 늘린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어려운 문제고, 그렇게 해법을 찾아서는 안 될 것 같아요.

제주의 다른 지역 고등학교의 IB 반이랄지 또는 IB 학교로 새로 지정한다는 것이 대안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왜냐하면 IB의 핵심은 DP 과정입니다. 사실 초등학교 IB MIP 과정은 오픈 소스여서 IBO 측과 저희가 정식으로 번역 계약을 맺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거고 나중에 인증만 받으면 되는 부분이거든요.

그런데 제주도가 IBO 측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MOC를 체결한 내용은 이 디플로마를 한글로 하는 거예요. 결국에는 이걸로 평가를 받아야 되니까 저희 아이들이 한글로 시험 친 것도 영국 카디프 센터로 가서 채점할 수 있는 한글화 작업을 하는 게 핵심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교육청은 초등학교 중학교만 계속 늘려가고 있는 거예요. 정작 고등학교는 늘리지 않고 있다 보니까 이 아이들이 갈 곳이 없는 것이죠.

표선고등학교는 공립 학교이기 때문에 교사들이 순환 근무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포선고등학교에 근무한 IB 전문가 선생님들이 갈 수 있는 도내의 다른 IB 고등학교가 없어요. 이 선생님들이 근무 연한이 차면 학교를 옮겨야 되는데 일반고로 갈 수밖에 없는 거예요.

일반고에 가면 당연히 수능 준비를 해야 되기 때문에 IB 전문가들이 다시 EBS 수능 문제 풀이를 하셔야 되는 거예요. 지금의 표선고를 만드는 데 1등 공신이셨던 임영구 교장선생님의 경우 공모 교장 기간이 끝나자 갈 수 있는 학교가 없었고, 이에 인하대학교가 교수로 모셔갔습니다.
 
임영구 교장선생님은 어머니도 해녀, 할머니도 해녀이신 제주도 토박이 선생님이십니다. 이런 분이 국제 IB 채점관까지 하시고, 지금의 표선고를 만드셨는데, 이런 인재가 갈 학교가 없어서 또 육지에 빼앗긴 것과 다름이 없죠.
 
◇박혜진> 교장공모제에 대해서도 하실 말씀이 많으시군요?
 
◆현승호> 임영구 교장 선생님이 대표적으로 공모제를 통해서 표선고로 오신 분이거든요. 이분은 국제학교에 근무하시다가 교장 공모제를 통해서 표선고의 교장으로 오신 거예요. 공모제라는 것 자체가 교장 자격이 교사, 교감, 교장 이렇게 승진 점수를 쌓아서 되는 경우가 있고요.

또 하나는 임영구 선생님처럼 학교 운영에 대한 포부와 리더십, 전문성을 가지고 공모 교장에 지원을 해서 교장이 되는 두 가지 케이스가 있어요. 표선고는 임영구 선생님을 모셨던 것이고요. 학부모와 교사들의 90%가 공모제로 교장을 모시고 싶다했는데 결국 교사와 학부모의 의견이 묵살돼 굉장히 좀 아쉽죠.

다른 지역을 봐도 이런 특별한 학교들 뿐만 아니라 많은 경우 내부형 공모제를 통해서 열정 있고 포부 있는 교장 선생님들을 공모하는 경우들이 많은데 제주도 같은 경우에는 그런 케이스가 거의 다 사라져 버려서 지역 교육 발전에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박혜진> 제주도교육청이 앞으로 어떤 노력해야 한다고 보시는지?
 
◆현승호> 우선, 지금이라도 교육 수요를 반영해서 IB학교를 한 학교 정도 더 확보해야 합니다. 왜 이런 부분이 제주도 고교체제 개편 논의에서 같이 다뤄지지 않았는지 의문입니다.
 
두 번째로는 교장자격을 필요로 하지 않는 내부형 교장공모제, 개방형 교장제도를 열어두어야 합니다. 지금 이 부분이 제주도는 완전히 막혀있습니다.
 
작년에도 표선고 외에도 많은 학교들이 이러한 요구를 했지만 단 한 학교도 반영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김광수 교육감이 말하는 소통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교육감님이 진정한 소통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박혜진>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은요.
 
 ◆현승호> 서울에서 (사)좋은교사운동 대표로 있다보면, 전국의 상황들을 엿듣게 되고 그럴 때마다 다른 지역의 좋은 점들에 주목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내 고향 제주 교육의 아쉬움을 볼 수 밖에 없게 됩니다.
 
특히 IB같은 경우에는 분명 제주가 선두주자 였는데 왜 스스로 성과를 깎아내리고, 훌륭한 인재를 다른 지역에 뺏기고 뒤쳐지고 있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IB 교육과 관련된 어떤 교육 철학이 있는 것인지 돌아보고 고등학교도 좀 늘리고 활성화시키는 데 전환적인 생각을 가지셨으면 좋겠다라는 부분이 있고요.

또 하나는 여러 가지로 교육이 어렵지 않습니까? 특별히 학부모와 교사 사이의 소통도 줄어들고 있는데 저희 좋은교사운동에서는 학년 초에 학부모 편지 보내기 캠페인이라든지 교사가 먼저 말 걸기 캠페인을 진행을 하고 있어요. 제주도교육청도 관심을 갖고 학교와 교육청이 학부모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들과 캠페인들을 같이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추천기사

스페셜 그룹

제주 많이본 뉴스

중앙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