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박혜진> 신년대담 오늘은 제주도의회를 이끌고 있는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을 스튜디오에서 만나보겠습니다. 의장님 안녕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도민들에게 새해인사 말씀 전해주시죠.
◆이상봉> 새해가 시작되었지만 경기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고 정치적 불확실성도 지속되고 있습니다만 우리 도민은 언제나 위기 속에서 희망을 일궈왔습니다.
정치적 혼란 속에서 민주주의 가치를 굳건히 지켜냈고, 나눔과 배려의 온정은 곳곳에서 피어나며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있습니다. 올해는 도민 여러분께 더 많은 웃음과 희망을 드리기 위해 민생경제 회복에 더욱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박혜진>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 이후 이른바 '제주도 시간'에서 찬반 갈등은 어떻게 풀어가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이상봉> 지난 9월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이 고시된 이후 환경영향평가 업체가 선정됐고, 올 초 기본설계 용역사가 선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2공항이 본격 추진되면서 잠잠했던 찬반 갈등의 불씨가 재점화되고 있지만 찬반갈등을 풀어내기 위해서는 주어진 제도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제주도는 특별법에 따라 환경영향평가 권한을 갖고 있으며, 제2공항 개발사업의 환경영향평가는 환경부가 아닌 제주도가 협의기관으로서 주도적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제주도의 역할이 그만큼 막중한 상황입니다. 특히 제주도는 과거 전략환경영향평가 당시 환경부에 중점평가사업 지정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중점평가사업으로 지정되면 합동현지조사와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도민 이익에 부합하는 방안을 세심히 검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주도가 나름의 기준과 원칙으로 꼼꼼하게 검증을 거치면, 의회에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진행하게 됩니다.
제주도의회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도민의 목소리가 소외되지 않도록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고, 의원님들과 소통하며 갈등을 중재할 방법을 모색하겠습니다.
◇박혜진> 제주도가 2026년 7월에 제주형 행정체제를 출범시키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민투표 요구권자인 행정안전부장관마저 사퇴하면서 사실상 추진 동력을 잃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데 도의회는 어떤 입장 갖고 계십니까?
◆이상봉> 12.3 내란 사태와 행정안전부 장관 사퇴로 추진 과정에 일시적인 차질이 발생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은 단순한 제도의 변화가 아니라, 제주도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고 자치와 분권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과제입니다.
도의회는 주민투표를 통해 도민의 의사를 명확히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2년 넘게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위해 도민의 뜻을 수렴하고, 심도 있는 논의 과정을 거쳤던 노력을 생각하면 지금 멈추는 것은 도민에 대한 약속을 져버리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러 정치적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도와 정부가 실무적인 협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부와 국회 간 긴밀한 협조를 통해 행정체제 개편이 차질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의회에서도 관심을 기울이겠습니다.
◇박혜진> 내년도 예산 계수조정 과정에서 읍면동 예산이 크게 늘었습니다. 편성 단계부터 문제가 있다는 측면도 있지만 결과적으론 이로인해 '지역구 챙기기' 논란이 여전히 반복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어떤 입장이신지?
◆이상봉>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예산 증액이 지역구 챙기기 논란으로 비치는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도와 행정시 간 예산 균형을 맞추려는 과정에서 발생한 불가피한 상황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제주도는 기초자치단체가 없는 단일행정체제이기 때문에 이러한 불균형이 더 두드러질 수밖에 없습니다. 광역과 기초자치단체 간 예산균형은 지방세 과세권의 차이, 지방교부세, 광역-기초 간 조정교부금 제도를 통해 이뤄지게 됩니다.
하지만 제주도는 지방세 과세권과 법인격이 없는 행정시가 존재여서 이러한 제도적 규율을 적용받지 않습니다. 그 결과 예산 균형은 도와 행정시 간 예산 심의 및 의결을 통해 결정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매년 예산 심사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예산 편성에서 소외되거나 적극적인 의견 개진이 어려운 행정시와 읍면동의 예산 형평성을 고려해 지역 간 균형발전을 위해 예산 심사에서 배려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도와 행정시 간 예산 균형을 맞추기 위한 긍정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예산 심사 과정을 더욱 투명하게 운영하고 도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박혜진> 내년 경제 여건도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정치적 혼란과 사상 초유의 감액 예산이 통과되면서 내년 국비 등 재정확보에도 난항이 예상되고 있는데요. 향후 국회, 정부와의 협력 계획이나 타개책이 있다면요.
◆이상봉> 현재 정치 상황으로는 올해도 재정과 경제의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불확실성의 해소입니다. 현재 상황이 빠르게 안정되어 예측할 수 있는 경제 활동, 재정 활동이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올 상반기에는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 예산에 큰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제주도는 물론 각 정당, 정부 등과 긴밀히 협력하며 도민 삶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필요한 국비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 전개해 나가겠습니다.
◇박혜진> 민생경제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도민들을 위한 새해 제주도의회 차원의 대응은 어떤게 있을까요?
◆이상봉> 우선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도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내수 활성화와 소상공인 지원 정책을 마련하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저출생과 고령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포괄적인 전략을 개발하고 실행토록 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교육, 보건, 사회복지 분야에서 청년과 노인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일과 생활의 균형 정책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제주도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환경 보호를 위한 균형 있는 접근 방식에 대해서도 모색하겠습니다. 기후변화 대응과 친환경 산업육성에도 지원해 나갈 계획입니다.
아울러 의회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겠습니다. 도민과의 소통채널을 강화해 도민의 의견이 정책 결정 과정에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겠습니다.
◇박혜진> 오영훈 도정이 새해에 개선했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점일까요?
◆이상봉> 오영훈 지사께서 지난해 경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민생경제활력지원단과 범도민 소비촉진 협의체를 운영하며 도민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노력해 주신 점에 대해선 매우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보다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경제 정책에 초점을 맞춰야 할 시점입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 확대라든가 내수 진작을 위한 혁신적인 소비 활성화 방안 등 도민 체감 효과가 높은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아울러 여전히 지속되는 대외적인 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관광 산업을 포함한 주력 산업의 체질을 강화하고, 청년 일자리 창출 및 정착 지원 정책을 통해 지역 경제의 역동성을 회복하는 데 더 큰 노력이 필요합니다.
도정에서 도민과 소통을 강화하며 구체적이고 실행력 있는 계획을 추진한다면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더 나은 변화와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박혜진> 새해에는 의장으로서 어떤 부분에 관심을 더 가질 생각이세요?
◆이상봉> 새해에는 도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현안 해결의 중심에서 의회가 더욱 능동적이고 책임 있는 역할을 해나가겠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도민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협력 구조를 마련하여 혁신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제·사회적 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여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전통 산업과 신산업 간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하겠습니다. 아울러, 지역 상권과 농어촌 경제가 동시에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맞춤형 지원정책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저출생·고령화 문제에 대해서는 종합적이고 실행 가능한 중·장기 전략을 마련하고 도정과 협력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겠습니다.
또한, 도민과의 소통을 더욱 강화하고 의회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의회 운영의 신뢰성을 제고하는 데도 더욱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