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개발공사 전경. 제주개발공사 제공 제주도개발공사가 정기인사를 단행하며 노동조합과 직원평가단에 40% 비율로 인사권을 준 데 대해 비상임 이사들이 반발하는 등 파열음이 일고 있다.
30일 제주도와 제주도개발공사에 따르면 개발공사 비상임 이사들은 노동조합이 인사에 개입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는 권고문을 이달 중순 백경훈 개발공사 사장에게 전달했다.
이는 제주개발공사가 지난 2일자로 팀장급 인사를 단행하며 노조와 하위직 직원에 인사권을 준 데 대한 반발이다.
이와 관련해 개발공사는 38개 팀장 인사를 위해 3급 후보자 62명을 상대로 석차를 매기기 위한 보직선정위원회를 꾸렸다.
보직선정위원회는 △사장 30% △총괄이사(4명) 30% △노조위원장 20% △직원평가단(하위직 30명) 20%의 배점 비율로 구성됐다.
제주도 공공기관 중 처음으로 노동조합에 인사권을 준 것이이고 하위직으로 구성된 직원평가단까지 포함하면 40% 비율로 인사평가를 하게 된 것이다.
제주도개발공사 관계자는 '한번 팀장은 영원한 팀장'이라는 직원들의 불만이 많았다며 동기부여와 함께 신바람나는 조직문화로 바꾸자는 직원들의 의견을 백경훈 사장이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개발공사 비상임 이사 8명은 노조의 인사개입을 우려하는 권고문에 서명하고 백 사장에게 전달했다.
권고문에서 비상임 이사들은 △인사 규정 준수 △인사절차 및 보직선정위원회 운영 개선 △인사규정 및 전문성을 고려한 보직인사 △직제 및 직급 정원 규정 개정 △노조의 인사 개입 지양을 촉구했다.
특히 비상임 이사들은 노조가 직원 인사에 개입하는 것을 우려하고 지방 공기업 경영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사들은 또 노조위원장에게 20%의 배점을 주고 90% 가량이 노조원인 하위직에게도 20% 비율로 인사권을 준 점을 문제삼았다.
이사들은 다만 올해 9월 인사는 이미 완료됐기 때문에 계획대로 시행하고 향후 인사는 관련 규정을 준수해야 하며 사장은 규정의 범위 안에서 인사권을 행사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백경훈 제주도개발공사 사장은 "내외부 만족도 조사에서 가장 떨어지는 부분이 인사문제였고 직원들의 불만도 많았다"며 "공정성과 형평성, 객관성 측면에서 사장 혼자가 아닌 집단지성을 통해 조직 발전에 도움이 되는 팀장을 선발하자는 차원으로 보직위원회를 꾸린 것"이라고 밝혔다.
백 사장은 "노동조합이 부각되면서 인사권 개입 논란이 불거지고 있지만 사장 권한을 내려놓고 공사 전체의 지혜를 모으자는 취지였고 노사화합과 상생의 의미도 있었다"며 "노조가 한번 인사평가단에 들어왔다고 해서 계속 들어오는 것은 아니고 이사회가 우려한대로 실행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