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석 앞둔 제주 유일 농산물 공판장 '북적 북적'

[현장]추석 앞둔 제주 유일 농산물 공판장 '북적 북적'

새벽 5시 이전부터 분주…150가지 품목 경매 뒤 분산 유통
사과 하나 8천원 꼴…거래량 급증 샤인머스캣은 가격 뚝
5일 하루 과일만 112톤, 4억7300만원 거래…평소보다 4배 증가

25일 오전 7시 제주시농협 농산물공판장에서 추석에 사용될 사과와 배 등 농산물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김대휘 기자25일 오전 7시 제주시농협 농산물공판장에서 추석에 사용될 사과와 배 등 농산물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김대휘 기자추석 명절을 앞둔 제주 유일의 농산물 공판장인 제주시농협 농산물공판장 1층 경매장.
 
밤사이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온 과일과 채소가 6000여㎡의 1층 경매장 바닥을 가득 채웠다. 추석 연휴 기간 제주에서 소비될 과일과 채소가 소매시장 판매를 앞두고 경매를 위해 자리 잡았다.
 
25일 오전 7시. 경매 시작 소리와 함께 경매사의 숨가쁜 '호창'이 시작됐다.
 
제주시농협 농산물 공판장은 추석을 앞두고 지난 18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열흘 정도 기간을 잡고 물량을 유치했다. 추석 기간 지역내 농산물 소비가 급증하기 때문에 추석 연휴 기간 물량을 평소보다 10배 정도 늘린다.
 
이날 제주시농협 농산물 공판장에서 거래된 과일물량은 112톤, 1만8025상자로 거래금액은 4억7300만원 정도다. 평소 거래금액 1억원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했다.
 
추석 물가를 결정하는 과일 가격에 관심이 높다.
 
제주시농산물공판장 신성대 농산물공판장 과일번영회장은 "추석 과일은 역시 사과, 배, 포도인데 배는 품질이 좋고 공급도 원활한 편이고, 포도는 이미 샤인머스캣 공급이 급증해 가격이 크게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 사과 수확량 감소로 1개 7000~8000원…샤인머스캣 가격 뚝 2kg 2만원대
5일 오전 7시 제주시농협 농산물공판장에서 추석에 사용될 사과와 배 등 농산물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김대휘 기자5일 오전 7시 제주시농협 농산물공판장에서 추석에 사용될 사과와 배 등 농산물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김대휘 기자
이날 경매에서 사과(홍로) 5kg은 최고가 5만8100원, 최저가 2만9000원, 평균가 4만3708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가 2만4358원보다 2만원 이상 올랐다.
 
신성대 농산물공판장 과일번영회장은 "올해 사과는 개화기 때 냉해 피해 때문에 수확량이 40~50% 감소해 가격이 전년도에 비해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하루 2000상자 가량 거래됐던 사과는 올해 하루 1000~1200상자가 거래되고 있다.
 
공급량이 줄어든 만큼 가격이 높아진 사과는 차례상에 올릴 품질 좋은 5㎏ 한상자를 사려면 7만~8만원은 줘야 한다. 사과 1개당 7000~8000원인 셈이다.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2일 동문재래시장 기준 사과(홍로) 소비자가격은 3만6600원으로 지난해 3만2000원보다 14.3%(4400원)올랐다.
 
배는 지난해와 비슷하다. 자연재해(태풍) 피해가 거의 없어 생산량도 많고 품질이 좋다는 평가다.
 
신성대 과일번영회장은 "배는 지난해에 비해 비슷한 수준이거나 약간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지만 품질이 아주 좋다는 평가다. 공급도 원활한데 4만~4만5000원에서도 품질이 좋다"고 말했다.
 
샤인머스캣은 생산량 증가로 가격대가 뚝 떨어졌다. 2kg 기준 한상자가 지난해 2만5000원대였는데 올해는 1만원에서 1만원을 조금 넘는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고봉주 제주시농협 조합장은 "특히 샤인머스캣은 포도에서 품종을 전환한 농가가 늘어나 수급조절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 제주 유일 농산물공판장…올해 취급액 820억 목표
5일 오전 7시 제주시농협 농산물공판장에서 추석에 사용될 사과와 배 등 농산물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김대휘 기자5일 오전 7시 제주시농협 농산물공판장에서 추석에 사용될 사과와 배 등 농산물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김대휘 기자
본격적인 경매가 시작되기도 전에 중도매인들은 여기저기서 과일과 채소 등 경매물건을 확인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제주도로 반입되는 과일 물량의 절반 정도가 매일 이곳 공판장에서 경매된 후 도내 시장으로 분산 유통된다.
 
본격적인 경매는 오전 7시 시작이지만 공판장은 새벽 5시 이전부터 분주하다. 공판장 직원들이 다른 지방에서 물 건너 온 과일과 채소들을 품목별로 진열하고 전자경매를 위해 경매물건 정보를 입력한다.
 
이날 본격적인 과일 경매가 시작된 오전 7시 이후에도 화물차를 통해 채소류들이 1층 공판장 안으로 반입되고 진열됐다.
 
경매는 1시간30분~2시간 정도면 끝난다.
 
이날 경매는 농협 공판장 소속 1호 여성 경매사 김지은씨가 경매대에서 쉴 새 없는 호창으로 경매품목을 전달하고 낙찰을 알렸다.
 
한손에 응찰기를 든 중도매인들은 이미 눈도장을 찍은 경매품을 확인하거나 전광판을 보며 치열한 눈치싸움을 이어갔다. 경매 1건이 성사되는 시간은 5초도 넘지 않았다.
 
경매가 끝난 이후에도 품질을 다시 확인한다. 심지어 낙찰된 이후에도 생산자와 중도매인의 신경전은 이어진다. 가격과 품질 때문이다.
 
제주시농협 농산물공판장은 올해 취급실적 82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 대도시를 제외하고 지역에서 단일 공판장 취급실적으로 적지 않다는 것이 농협측의 설명이다.
 
중매인 206명(과일 26명, 채소 34명, 산지전자경매 146명)이 참여하고 있고 점포수는 42개다.
 
제주로 반입되는 과일류의 절반 정도가 이곳에서 경매를 통해 유통된다. 다른 지방에서 반입된 농산물 상당수가 제주시농협 공판장 중도매를 통해 분산되는 기능을 하고 있다.
 
2022년 기준 과일판매 물량은 1만1298톤, 금액은 383억 7300만원, 채소는 1만9905톤, 금액은 408억5200만원이다.
 
재미있는 것은 도내에서 생산되는 소규모 농산물도 이곳에서 취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경매 취급 품목이 100가지가 넘고 있다.
 
윤재춘 농협중앙회 제주본부장은 "제주시농협 농산물 공판장은 제주시의 유일한 공판장으로 다른 지역 공판장은 핵심 품목만 취급하지만 제주는 아주 작은 수량만 가져와도 경매에 넣어줘 다루는 품목도 150가지에 달하고 소농인들을 위해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5일 오전 7시 제주시농협 농산물공판장에서 추석에 사용될 사과와 배 등 농산물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김대휘 기자5일 오전 7시 제주시농협 농산물공판장에서 추석에 사용될 사과와 배 등 농산물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김대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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