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탐라슐런클럽 김정훈 회장◇박혜진>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 장애공감사회를 만들어 갑시다. 각자의 삶에서 최선을 다하는 장애인 분들 또 열정 인생을 살아가는 분들 만나보는 시간인데요. 오늘은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에게 관심을 받고 있는 스포츠인 슐런에 대한 얘기를 나눠보려고 하는데요. 이시간 제주탐라슐런클럽의 김정훈 회장, 오수민 총무를 스튜디오에서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정훈, 오수민> 안녕하십니까.
◇박혜진> 먼저 슐런이 어떤 스포츠인지 자세하게 소개해 주시면 좋겠어요.
◆김정훈> 슐런은 나무 보드 위에서 나무토막으로 만든 원형 퍽을 손으로 관문에 밀어넣어 점수를 내는 네덜란드 전통 스포츠고요. 경기 방법이 아주 쉬워요. 또 신체에 무리가 많이 가지 않아서 장애인, 비장애인들 남녀노소 모두가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스포츠입니다.
◇박혜진> 회장님께서는 이 스포츠를 처음에 어떻게 접하신 거예요?
◆김정훈> 제가 서울에 5년 정도 지내다 다시 제주도에 내려왔거든요. 내려와서 처음 접한 스포츠가 슐런입니다. 하다 보니까 참 매력적이더라고요. 경기 방식도 쉽고 장애 유형에 상관없이 여러 장애인들도 다 같이 할 수 있겠다는 생각과 장애인들에게 많이 소개시켜주고 싶다는 생각에 접하게 됐습니다.
◇박혜진> 오수민 총무님은 어떻게 접하셨어요?
◆오수민> 탐라장애인복지관에 다니다 보니 슐런이란 경기를 알게 됐어요. 워낙 손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경기라서 약간의 기본적인 것만 익히면 재밌어요. 집중력과 스릴도 있고 하다 보니까 너무 재밌어서 꾸준히 하게 됐습니다.
◇박혜진> 제주탐라슐런클럽은 언제부터 활동이 시작이 된 건가요?
◆김정훈> 2년 전부터 시작됐고요. 저희가 제주도에서는 제1호 클럽입니다.
◇박혜진> 얼마 전 대회에 200여 명이 넘는 분들이 참여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셨다고요.
◆김정훈>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습니다. 저희도 놀랐고요. 제주도에서 장애인들만 참가하는 스포츠로는 거의 전국체전급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만큼 슐런의 인기가 해가 갈수록 높아져 가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박혜진> 지금 김정훈 회장님께서도 장애를 갖고 계시잖아요.
◆김정훈> 저는 3살 때 소아마비를 앓았거든요. 3살 이후로 걸어본 적은 없어요. 이제는 휠체어 없이는 못 움직이는 지체장애인이고요. 중증장애인에 속하고 있습니다. 제 장애를 인정하고 살아야 된다는 게 평생의 과제죠.
◇박혜진> 회장님께서 지금까지 이렇게 당당하게 올라설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습니가?
◆김정훈> 살아가는 데 비결이 있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장애를 먼저 인정해야 되고 또 인정을 못하면 더 이상 나가지도 못하고 그 틀 안에서 계속 고통스러워하는 장애인들을 많이 봤기 때문에 그 속에서 많이 깨달았죠. 제 장애를 인정해야겠다 하고 그 속에서 제가 사회구성원으로서 어떤 일들을 해야 될까, 또 어떤 삶을 살아야 될까 생각도 많이 해봤고 그런 것들이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 가고 있습니다.
제주탐라슐런클럽 오수민 총무◇박혜진> 오수민 총무님은 어떠셨습니까?
◆오수민> 저는 중도장애라서 고등학교 때까지는 장애인이 아니었거든요. 고등학교 때 사고 나서 이렇게 됐는데 그때 보는 장애의 관념이나 제가 장애를 갖고 평생을 살아야된다라고 의학적으로 결정이 났을 때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앞으로 어떻게 살지, 내가 부모님 곁을 떠나서 살아갈 수 있을지, 내가 정말 온전히 나의 삶을 살 수 있을까 제일 먼저 떠올랐어요.
그래서 몇 년을 헤매기도 하고 가장 중요한 거는 가족들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할 수가 없었던 것 같아요. 가족들이 "괜찮아 너는 할 수 있다"라는 긍정적인 힘을 많이 줬기 때문에 나 혼자만의 삶이 결코 아니구나라는 걸 인식하고부터 괜찮아진 것 같습니다.
내가 뭔가를 도움받는다는 게 나쁜 건 아니거든요. 신체가 멀쩡한 사람도 도움을 받을 수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도움받는 게 너무 싫다는 것보다 내가 도움을 받고 내가 그 사람에 대해서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게 훨씬 더 나은 거니까 그런 생각을 하면 충분히 조금 더 긍정적인 삶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박혜진> 개선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는 부분 있을지요?
◆오수민> 저희들 같은 경우 교통편이 제일 불편한 거죠. 장애인 콜택시가 있지만 1시간~2시간 기다리는 경우도 있어요.
◆김정훈> 이렇게 안 돌아가는 거 봐서는 증차가 이뤄져야 될 것 같고요. 또 차량을 이용하는 장애인들 중 리프트 차량을 안 써도 되는 분들이 리프트 차량을 쓰시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결국 저희 같은 휠체어 장애인들이 못 타고 한참 기다려야 합니다. 시스템적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박혜진> 앞으로 갖고 있는 계획도 말씀해 주세요.
◆김정훈> 슐런의 인기가 많아졌거든요. 근데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요. 지금은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협조를 해주셔서 거기서 운동할 수 있는 것이고 이런 부분들에 대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해야 될 것 같아요.
◇박혜진> 오늘 두 분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정훈, 오수민>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