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안재석 장로, 이상성 목사■ 방송 : CBS 라디오 <로드인터뷰_사람꽃>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23년 4월 22일(토) 오후 5시 30분
■ 대담자 : 서귀포교회 안재석 장로
삶이 아름다운 크리스천을 만나는 시간, 로드인터뷰 사람꽃. 오늘은 서귀포교회 안재석 장로를 제주CBS 목회자 기자인 제주연동서부교회 이상성 목사가 만나봅니다.
◆이상성> 올해 굉장히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들었어요.
예장통합제주노회 남선교회연합회 회장도 하시고 서남시찰장로회장도 하시고 또 제주노회장로회 부회장, 서울강북협의회 부회장으로도 활동하시더라고요. 분주하고 피곤하지 않으세요.
◇안재석> 저도 좀 버겁긴 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 모든 것을 제가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인도해 주셨고요. 저도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그리고 제주노회장로회, 서남시찰장로회, 남선교회 연합회 행사가 겹치지 않도록 기도하고, 행사가 겹치더라도 제가 소속돼 있는 곳이니까 서로 조정하면서 합니다. 감사한 일이죠.
저는 어디에 더 비중을 두기 보다는 제가 맡은 게 모두 소중하고 귀중한 직책, 직분이라 '하나님께서 제가 맡긴 1년 동안은 최선을 다해서 섬겨보자, 그리고 또 할 수 있도록 힘을 주십시오' 이렇게 매일 기도를 합니다.
새벽마다 기도를 하니까 지금까지는 하나님께서 많이 도와주셔서 잘 지내왔습니다.
그리고 남선교회연합회 체육대회가 열리는데요. 3년 동안 못했던 행사를 이번에 처음으로 하는 건데, 우리 임역원들이 도와줘서 목표보다 더 풍족하게 치를 수 있게 됐습니다. 모두 기도를 열심히 해 주셔서 가능했다고 보고, 하나님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4월 15일 열린 남선교회연합회 체육대회 모습. ◆이상성> 올해 할 일들이 참 많으시죠.
◇안재석> 제가 하는 사업체도 있습니다만 그것도 요즘은 거의 신경을 못 쓰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끝나니까 그동안 못했던 행사들을 다 하고 있어서 제가 하고 있는 사업은 조금 등한시하는 게 있지만 하나님께서 다 채워주시리라 믿습니다.
◆이상성> 장로님은 어떤 일을 하고 있으십니까.
◇안재석> 저는 건설 계통인데요. 전기공사업입니다. 원래 제 전공은 아니었어요. 근데 IMF때 직업을 이 쪽으로 바꾸게 된 겁니다. 그때 교회가 건축 중이었는데, 저는 IMF때 직장을 잃은 상태라서 헌금도 못내는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먹고 살기도 힘든 상태라서 교회에 작정 헌금을 내는 게 어려웠는데요. 그래서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때 했던 일이 지금까지 이어졌습니다.
◆이상성> 그래서 해외 봉사하실 때 전기 관련 일들을 도맡아 하신다면서요.
◇안재석> 남선교회연합회에서 제가 부회장으로 삼길 때, 필리핀 단기선교를 가게 되었어요. 필리핀의 이사벨라라는 동네였는데, 그 곳 선교센터는 선교사님이 교회를 여러 개 개척을 해서 제자들을 키우고 전도사님들에게 신학을을 가르치기도 하고, 필리핀 현지인을 통해 교회를 여러 군데 세웠어요.
근데 교회들이 아주 열악해요. 그래서 저희가 가서 천장도 바꿔주고 우물파기도 해드리고 페인트도 칠해줬어요. 그리고 전기도 아주 위험하게 설치돼 있어서 그걸 도와드렸습니다.
사실 저는 생각도 못하고 공구나 자재를 못 가져 갔는데요, 그래서 빌려서 하느라 고생을 좀 했습니다. 앞으로 잘 준비해 가면 더 많이 고쳐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상성> 장로님은 언제부터 교회를 다니기 시작하셨어요.
◇안재석> 처음 교회를 다닌 게 초등학교 2학년 때인데, 동네에 교회를 열심히 다니던 친구가 하나 있었어요. 저는 이중섭 거리 극장 앞에서 태어나 얼마 전까지 50년 이상을 살았습니다.
그 친구가 서귀포교회에 가면 사탕도 주고 맛있는 것도 준다면서 막 가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쫓아간 거죠. 갔더니 여자 선생님께서 노래도 시키고 연극도 시켜서 그때 아이들과 친해지게 됐습니다. 그 계기로 여름 성경학교도 하면서 열심히 다니게 됐습니다.
어릴 때 열심히 다니다가 제가 교회를 조금 등한시한 적도 있습니다.
근데, 청년이 돼서 남원에 있는 누나에게 갔는데, 매형과 누나가 열심히 남원교회에 다니고 계시더라고요.
그런 매형과 누나를 보니까 제가 어렸을 때 열심히 다녔던 교회도 생각나고, 그래서 청년 때는 남원교회에 출석하기도 했습니다.
남원교회에 다니면서 제 아내를 만나서 서귀포교회로 왔습니다.
집도 서귀포이고 본교회로 와야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87년 2월 21일에 다시 오게 됐습니다. 그때는 함준호 목사님이 계실 땐데, 주례도 해주셨습니다.
교회를 옮겨 온 다음에 장로도 됐고 지금까지 섬기게 됐습니다.
필리핀 단기선교 당시 우물파기 공사 모습. 안재석 장로 제공◆이상성> 교회로 인도한 친구는 아직도 만나고 있나요.
◇안재석> 어렸을 때는 반말도 했지만 사실 1년 선배였어요. 그런데 그 사람은 일찍 우리 동네를 떠났죠.
저희 어머니는 아주 토속 신앙이 강한 분이에요. 제가 어렸을 때 어머니는 해녀였고요. 아버지는 바다에 나가서 고기를 잡는 어부였어요. 제주도 삶이 다 그랬어요. 그때는 60년도 훨씬 전의 일이니까 제주에 밭이라는 게 없었고, 바다에서 먹고 살았어요.
어머니는 매달 1일인가 보름인가 모르겠지만 새벽에 나갔다 오시면 옛날 대나무로 만든 차롱에 쌀밥하고 옥돔구이 같이 맛있는 음식을 많이 가져오셨어요.
우리 어렸을 때는 제사 때나 명절 때 아니면 쌀밥을 먹기가 힘들었는데요. 새까맣게 생긴 보리밥만 먹다가 그런 날은 옥돔구이에다 쌀밥을 먹게 되니까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어머니가 계속 이런 데 다녔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도 했었거든요.
그런데 저하고 우리 누나가 신앙을 갖게 되고 '우리는 이렇게 교회를 다니게 됐고 신앙인으로 살 것이다' 그랬더니 지금도 울컥한데, 많이 속상해하셨습니다. 어머니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납니다.
◆이상성> 부모님들이 무속 신앙, 토속 신앙을 가지고 있는 환경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신앙생활 한다는 게 쉽지가 않았을 것 같아요.
◇안재석> 나중에 부모님께서 저희를 따라서 서귀포교회에 나오시고 세례도 두 분 다 받으셨고요. 지금은 저희 교회 공동묘지에 안장돼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이상성> 세례를 받으시고 돌아가셨으니 자녀로서 마음이 얼마나 기쁘겠어요. 보람이 있으시겠네요.
◇안재석> 저희 어머님은 몸이 편찮으셨는데, 아프거나 고통스러워 하지는 않았어요. 근데 돌아가시는 그 날, 저희 아내가 갑자기 오늘 밤은 어머니가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저에게 어머니 혼자 주무시는데, 가서 같이 자면 어떨까하는 얘기를 해서 제가 어머니 옆에 누웠어요.
그날 어머니 옆에 누워 있었는데 어머니가 '물,물'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그 옆에다가 물을 그릇에 부어놓고 수저를 하나 준비해서 제 품에 안아서 물을 드렸죠.
그랬더니 눈은 안 뜨시고 꿀꺽 삼키시더니 고개를…
저는 어머니가 고통스럽게 돌아가신 게 아니라 너무 편안하게, 또 예수 믿고 세례를 받고 너무 편안하게 천국 가신거라, 그리고 제 품에서 돌아가셨다는 게 너무 너무 좋았습니다.
◆이상성> 지금 서귀포교회 장로님으로 시무하고 있는데요, 장로의 직분을 감당하시기가 쉽지는 않으시죠.
◇안재석> 제가 지금 저희 교회에서 봉사위원장과 경조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저희 교회는 규모에 비해서 장로님 수가 좀 적어요. 아홉 분밖에 안 되는데 두 가지를 겸하다 보니까 힘들죠.
어저께 우리 은퇴 장로님 한 분이 제주에 사시는 분인데, 돌아가셨고 장례를 서울에서 했어요. 그래서 당일치기로 다녀왔습니다. 밤늦게 돌아왔는데, 교회 일도 섬기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제가 협의회나 총회로 모임이 많아서 한 달에도 몇 번씩이나 육지를 왔다 갔다 해야 하니까 어려움은 있죠. 그래도 장로로서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합니다.
◆이상성> 서귀포교회 소개도 해주시죠.
◇안재석> 서귀포교회가 올해 95주년입니다. 원래 규모로서는 산남 쪽에서는 가장 큰 교회였고요. 지금도 건물은 제일 큽니다. 본당만 천 200석이고 지하에 부속실이 참 많습니다.
또 우리 교회가 역대 목사님 중에 2대 목사님이 이도종 목사님입니다. 그래서 아주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참 좋은 교회입니다.
우리 서귀포교회가 원래는 서귀포제일교회하고 한 몸이었어요. 서귀포 바닷가 쪽 초가집에서 처음 예배를 드린 게 95년 전이거든요.
장로님 두 분이 나가셔서 교회를 따로 세웠는데, 그게 서귀포제일교회입니다. 거기도 같은 멤버들이 세우셨으니까 95주년이에요.
한 몸이 두 개가 됐는데 그 교회도 서귀포에서 큰 교회로 발전하고 있고, 우리 교회도 또 크게 성장하고 있으니까 참 좋은 일이죠.
지금 저희가 100주년 기념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념관도 생각하고 있고요. 다음 세대를 위한 특별한 것들도 생각하고 있는데요. 기대가 됩니다.
남선교회연합회 정기총회 당시 임역원들. 안재석 장로 제공◆이상성> 이제 개인적인 얘기를 좀 나누고 싶은데요. 참 친절하고 따뜻한 분이라는 소문을 들었어요. 제가 장로님 알고 싶어서 SNS를 들어가 봤는데, 사진을 찍는 것도 좋아하시고, 시도 많이 올리시더라고요.
◇안재석> 사진은 제가 취미로 젊었을 때부터 많이 찍었고요. 시는 제가 자라오면서 감성이 생기다 보니까 쓰게 되더라고요. 시를 쓰게 된 거는 특별한 계기보다도 생각나는 대로 적다보니까 시가 된 겁니다.
자랑할 만한 시는 아니지만 시인으로 등단해 달라는 권고는 많이 받았습니다. 출판사 권유도 있었고요. 하지만 거절했어요. 나중에 제가 사진도 모아서 독집을 한번 내볼까 하는 욕심은 있습니다.
◆이상성> 장로님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고, 또 살아가고 싶은지 말씀을 해주세요.
◇안재석> 그동안 남선교회연합회나 서남시찰장로회에서 선배 회장님들을 많이 섬겼습니다. 남선교회연합회 부회장으로도 5년간 섬겼습니다. 그래서 여러 유형의 회장님들도 많이 경험했는데, 저는 카리스마보다도 좀 온화한 리더십으로 섬기고 싶어요.
저는 마음이 그렇습니다. 굳이 카리스마가 아니라도 내 목적을 다 이룰 수 있고 또 모든 사람이 협력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자체가 회장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임역원들을 다독이면서 일을 하게 유도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밀어붙이지 않고 온화하게 하려고 노력하니까 다들 더 열심히 하시고 정말 정성껏 저를 도와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 남은 행사도 이렇게 임원들이 일치만 되면 모든 일이 순조롭게 하나님 안에서 다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상성> 그게 예수님의 리더십이죠. 장로님, 이 시간에 아끼시는 분들한테 하고 싶은 얘기 있으시면 해주시고요. 함께 나눌 기도 제목이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안재석> 저는 남선교회연합회를 이끌어 오신 모든 전 회장님들을 진짜 존경하고 있습니다. 저도 부회장으로 5년을 삼기면서 그분들의 훌륭한 리더십과 열정들을 본받고 배워서 그 발자취를 따라오게 됐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을 존경합니다. 그리고 그 장로님들의 삶이 아주 모범적이셨어요.
저도 그분들을 따라서 좋은 회장으로 기억에 남고 싶고, 또 '하나님께 기도하는 장로다' 이런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모든 일을 할 때마다 기도보다 앞서는 건 없으니까요.
그래서 저희 남선교회연합회가 주 안에서 하나가 되고 또 협력하여서 선을 이루는 귀한 남선교회연합회가 되도록 모든 분들이 기도로 동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사역이라 생각하고 하나님 사역을 하는 모든 분들이 다 기도제목이 있잖아요. 그 기도 제목을 위해서 열심히 기도하다 보면 모든 게 잘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주의 통합측 교단에 각 시찰별로 65명이라는 임역원들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렇게 다 골고루 분배되어 있는데, 이 임역원들이 최선을 다해서 남선교회를 위해 기도해 주시면 아마도 남은 사업도 잘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이런 생각으로 만날 때마다 예배를 드리고 기도를 하면서 남은 사업을 잘 마무리할까 합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여기까지 온 것, 너무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