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기간 5년' 빨라진 제주 제2공항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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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기간 5년' 빨라진 제주 제2공항 시계

[이인의 특별한 제주이야기-99화] 국토부 제주 제2공항 속도전 왜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이인의 특별한 제주이야기>
■ 채널 : 표준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23년 3월 9일(목) 오후 5시 5분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CBS 이인 기자

국토부, 전략환경영향평가 통과 이틀만에 기본계획 제주도 송부
"주민의견 수렴해 제출하면 기본계획에 충실히 반영할 것"
제주 제2공항은 '친환경 공항' '도민과 함께 만드는 공항'
제주 제2공항 착공후 5년안에 준공하겠다 선언
제주도가 진행할 환경영향평가 길어질 것 감안한 조치
주민투표 요구 거세지만 원희룡 국토부장관이 결정해야 가능

제주 제2공항 조감도. 제주도 제공제주 제2공항 조감도. 제주도 제공◇박혜진>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전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현안들을 분석하는 이인의 특별한 제주이야기, 오늘(9일) 99번째 시간에는 속전속결로 진행되고 있는 제주 제2공항 사업을 짚어봅니다.
 
◆이인> 환경부가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동의한 이후 국토교통부는 속전속결로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환경부 동의를 받은 지 이틀만에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의견제시를 제주도에 요청하고 나섰는데요. 오늘(9일)은 빨라진 제주 제2공항 시계를 얘기하려고 합니다. 
 
◇박혜진> 이번 주 들어 제주 제2공항 사업이 숨돌릴 틈없이 진행되는 느낌이에요?
 
◆이인> 지난 6일 환경부가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전략환경향평가에 동의했죠. 환경부는 한국환경연구원 등 전문기관의 검토를 거친 결과 반려사유에 대한 보완이 평가서에 적정하게 반영되는 등 입지 타당성이 인정된다며 동의 사유를 밝혔습니다.
 
◇박혜진> 우선 계획의 적정성을 강조했어요? 
 
◆이인> 제주 제2공항 건설 계획은 행정계획에 이미 반영돼 있어 계획의 적정성 측면에서 적절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제5차 국토종합계획('20~'40)과 제3차 항공정책기본계획('20~'24), 제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21~'25), 제3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22~'31)에 이미 반영돼 있다는 겁니다.
 
◇박혜진> 보완을 잘했다는 얘기도 했죠? 
 
◆이인> 환경부는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를 제주 제2공항 입지로 선정하기 위한 다양한 절차와 연구가 이뤄졌고, 2019년부터 3년 이상 걸친 보완 과정을 통해 환경보전대책 등이 적절하게 마련되는 등 입지 선정도 타당한 것으로 검토됐다고 밝혔습니다. 
 
◇박혜진> 제주도에 충분한 정보 제공을 하라는 조건도 달았어요? 
 
◆이인> 행정계획 확정과 그 이후의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지역 주민과 제주도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제기되는 다양한 쟁점을 해당 계획과 사업 승인 등에 검토하고 반영하도록 했습니다. 항공 안전을 위한 조류 충돌 방지 대책과 조류 서식지 보호 대책이 환경영향평가서에 제시돼야 하고 항공소음 영향과 대책, 법정 보호생물 보호와 숨골 영향 등의 현황조사와 저감방안도 강구하도록 했습니다. 
 
◇박혜진> 환경부 동의는 국토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제출한 지 3년 6개월 만에 이뤄졌어요? 
 
◆이인> 국토부는 지난 2019년 6월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을 공람했고 같은 해 9월에는 환경부에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했습니다. 이후 1차 보완과 재보완 요구가 있었고 지난 2021년 7월에는 환경부가 반려 조치를 했습니다. 이에 국토부는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가능성 검토 연구를 2021년 12월부터 진행했고 올해 1월 다시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환경부에 제출했습니다. 결국 환경부가 최종 동의를 하기까지 3년 6개월이 소요됐습니다.
 
원희룡 국토부장관. 박종민 기자원희룡 국토부장관. 박종민 기자◇박혜진> 국토부는 곧바로 환경부가 제시한 조건들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며 본격적인 추진의사를 밝혔어요?
 
◆이인> 국토부는 앞으로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보다 구체적으로 검토되고 향후 진행될 기본계획 수립과 환경영향평가, 실시계획 수립 등의 과정에서 환경부가 제기한 조건들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박혜진> 하지만 오영훈 제주지사는 유감을 표명했어요? 
 
◆이인> 오 지사는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과정에서 이행해야 하는 주민 설명회나 공청회 개최는 계획조차 없었고 제주도와 도민에게는 그 어떤 정보 제공이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중요한 결정이 이뤄졌다며 70만 도민을 대표하는 도지사로서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힌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오영훈 지사는 특히 기본계획 수립과정과 환경영향평가 등 앞으로의 절차에선 도민의 알권리외 자기결정권을 지켜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박혜진> 그럼에도 국토부는 속도전을 벌이고 있어요? 
 
◆이인> 제주 제2공항 사업은 지난 2015년 11월 서귀포시 성산읍이 입지로 선정된 이후 8년째 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토부는 환경부 동의 이틀만인 어제(8일)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안을 제주도에 송부하고 의견제시를 요청했습니다. 
 
◇박혜진> 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반드시 제주도의 의견을 들어야 하기 때문이죠? 
 
◆이인> 공항시설법상 국토부장관은 기본계획 수립 시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의 의견을 들어야 하며, 의견제시 요청을 받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은 기본계획안을 14일 이상 주민이 열람하게 하고 주민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제주도에 의견제출을 요청한 건데, 통상 3개월이 소요되던 기한이 이번 제주 제2공항 사업은 이틀만에 속전속결로 진행되면서 밀어붙인다는 인상까지 주고 있습니다.
 
오영훈 제주지사. 제주도 제공오영훈 제주지사. 제주도 제공◇박혜진> 국토부가 공개한 기본계획에는 친환경공항으로 건설하겠다는 방향성이 제시됐어요?
 
◆이인> 국토부는 기본계획안에서 '친환경 공항', '도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공항'으로 추진하고 사업 시행자와 공항 운영자, 재원 조달방안, 기존 제주공항과 제2공항 간 수요배분 등의 개발·운영계획은 제주도와 협의해 확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국토부는 제주도에 동의 권한이 있는 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철저한 검증을 거칠 예정인 만큼 기본계획의 사업 완료 시점(준공)은 '착공 후 5년'으로 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말은 제주도가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길게 진행하더라도 제2공항 건설은 착공후 5년안에 공사를 마무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입니다. 
 
◇박혜진> 제주 제2공항의 시설 규모와 사업비도 공개됐어요? 
 
◆이인> 제주 제2공항의 시설 규모는 2055년 기준 제주 전체 항공여객수요가 연간 4108만 명이 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여객 1992만 명과 화물 12만 톤을 수용할 수 있게 지어집니다. 또 제주 제2공항은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에 6조 6743억 원이 투입돼 활주로(3200m×45m) 1본, 계류장(항공기 44대 주기), 여객터미널(16만 7381㎡), 화물터미널(6920㎡), 주차장, 전면시설(교통센터 및 상업·문화시설, 친환경·항공산업 클러스터) 등이 설치됩니다.
 
◇박혜진> 그런데 항공여객수요와 사업비가 크게 달라져 논란이이에요? 
 
◆이인> 사업비는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4조 8734억원이었는데 이번 기본계획안에선 6조 6743억원으로 2조원이 늘었고 2019년 기본계획 수립 착수 당시 5조 1200억원보다도 1조 5000억원이 많습니다. 또 제주지역 항공여객수요는 이번 기본계획안에서 2030년 연간 3568만명으로 제시됐지만 2014년 사전조사에선 4424만명, 2016년 제5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에선 4179만명으로 예측됐다는 점에서 항공수요는 당초보다 크게 줄었습니다.
 
◇박혜진> 국토부의 요청에 따라 제주도는 주민의견 수렴을 위한 창구를 운영하고 있죠? 
 
◆이인> 제주도는 충분한 기간을 두고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에 대한 주민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오늘(9일)부터 주민열람을 위한 의견수렴 창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민열람은 제주도와 양 행정시, 읍면동 주민센터를 비롯해 제주도와 행정시 누리집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주 제2공항 비상도민회의가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이인 기자제주 제2공항 비상도민회의가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이인 기자◇박혜진> 그러나 기본계획 절차가 시작되면서 주민투표 요구도 거세요?
 
◆이인>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주민투표 실시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주민투표를 촉구하는 범도민운동에 착수해 서명운동과 결의대회, 각계각층의 지지선언 등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제주도지사와 제주지역 국회의원, 도의회 등이 함께 나서 도민 의견 수렴을 위한 주민투표를 국토부에 요구해야 한다고 비상도민회의는 주장했습니다.
 
◇박혜진> 그런데 주민투표 성사는 쉽지 않다구요? 
 
◆이인>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제주도의 주민의견 수렴 절차가 시작됐기 때문에 이론상으로는 주민투표를 실시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민투표법상 제주 제2공항 주민투표는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민 의견을 듣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만 제주지사에게 실시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오 지사가 아닌 원희룡 국토부 장관의 의중에 달려있는 셈입니다.
 
◇박혜진> 윤석열 정부와 원희룡 국토부장관이 제주 제2공항 추진에 적극적이라는 점도 주민투표 실시가 쉽지않은 이유죠? 
 
◆이인> 원희룡 장관은 제주지사 재임 시절부터 제2공항 추진에 적극적이었고 윤석열 정부도 조속한 개항을 공약했다는 점에서 주민투표 수용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또 제주 제2공항 사업을 주민투표에 부칠 경우 다른 국책사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주민투표 실현 가능성이 낮은 이유로 꼽힙니다. 설령 주민투표가 실시되더라도 법적으로 구속력이 없어 참고 수준에 그칠 수도 있기 때문에 제주 제2공항 사업에 대한 주민투표는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인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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