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제주 제2공항 재추진 공식화…제주도 '유감'

국토부, 제주 제2공항 재추진 공식화…제주도 '유감'

국토부,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서 제출하고 환경부와 협의절차 착수
조류·소음·멸종위기종·숨골 문제 등 모두 보완가능 결론
제주도, 사전협의나 공유없어 유감…보완용역 공개해야
시민단체, 강행폭주 강력한 투쟁으로 바로잡을 것

제주 제2공항 조감도. 제주도제주 제2공항 조감도. 제주도국토교통부가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문제로 중단됐던 환경부와의 협의 절차에 착수하면서 제주 제2공항 재추진을 공식화했다.

그러나 제주도는 사전협의나 공유없이 진행된 것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고, 반대단체는 강행의 폭주를 멈추지 않는다면 강력한 투쟁으로 바로잡겠다고 경고했다.

국토부는 환경부가 지난 2021년 7월 반려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보완해 환경부에 제출했다고 5일 밝혔다.

환경부는 당시 비행안전이 확보되는 조류와 그 서식지 보호방안 미흡, 항공기 소음 영향 재평가 시 최악조건 고려 미흡과 모의예측 오류, 맹꽁이 등 다수의 멸종위기야생생물 서식 확인에 따른 영향 예측 결과 미제시, 조사된 숨골에 대한 보전가치 미제시 등을 이유로 반려했다.

이 때문에 국토부는 2021년 12월부터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용역에 착수해 반려사유에 대한 보완가능성을 검토했고 현지 추가 세부조사와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통해 보완 작업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항공기와 조류 충돌 영향 및 서식지 보전 문제'에 대해선 공항으로부터 적정거리 지역에 대체서식지를 조성하는 한편 제2공항 예정지 주변 조류에 GPS를 부착해 세부 이동동선을 파악하고 그 결과를 평가서에 제시했다고 국토부는 전했다.

또 '항공기 소음 영향평가'와 관련해선 바람방향 등 다양한 가정을 설정해 소음 영향도를 측정했고 항공기 소음 모의예측에 대한 단순 오류를 수정했다는 점도 밝혔다.

'법정보호종 문제'를 놓고는 맹꽁이가 자주 출현하는 4월부터 6월까지의 현지조사로 서식분포를 재확인한 점, 맹꽁이와 두견이를 대체서식지로 이주하는 방안을 제시한 점, 제2공항 예정지 앞바다서 수중·수면 소음을 측정한 결과 남방큰돌고래에 미치는 소음영향이 크지 않다는 점 등을 국토부는 강조했다.

'숨골과 지하수 문제'에는 제2공항 예정지에서 항공 적외선 열화상 촬영 등의 정밀조사와 의견수렴, 문헌조사 등을 통해 숨골 분포 빈도가 제주도내 다른 지역과 큰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고 보전가능한 숨골은 최대한 보전하되 대체 저류지 확보와 주변 동.식물 이주 방안을 제시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이처럼 국토부가 환경부 반려사유를 보완하고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다시 제출함에 따라 앞으로 국토부와 환경부 사이 협의절차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다만 국토부는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정보는 내부결정 과정의 종료시까지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공공기관 정보공개법'에 따라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용역 결과는 환경부와의 협의절차가 완료된 후에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

또 환경부와의 협의가 마무리되는대로 전략환경영향평가 내용이 반영된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안을 전면 공개하고 이 과정에서 진행상황 등을 제주도와 공유하고 의견도 공식 수렴하겠다고 국토부는 강조했다.

제주도 강애숙 공항확충지원단장이 5일 도청 기자실에서 제2공항 협의 재개에 따른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제주도제주도 강애숙 공항확충지원단장이 5일 도청 기자실에서 제2공항 협의 재개에 따른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제주도그러나 제주도는 이날 입장문을 내 사전협의나 공유조차 없이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재개를 발표한 것에 유감을 표명하고 보완 용역 결과 전체 보고서를 공개하라고 국토부에 촉구했다.

국토부가 반려사유별 주요 보완내용만 공개했으나 제주도민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제주도의 입장이다.

제주도는 또 지난달 국민의힘 북핵위기대응특별위원회가 제주를 전략 핵배치 요충지로 만들겠다고 논의한 내용에 대해서도 국민의힘과 국토부가 당정차원의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제주 제2공항 백지화 전국행동과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도 공동 성명을 내 비밀작전하듯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환경부에 제출하며 제2공항 강행추진을 공식화했다며 국토부를 규탄했다.

이들은 또 제2공항 사업은 이미 도민의 공론으로 반대가 확인됐는데도 사업의 가장 큰 이해당사자인 제주도와 제주도민을 패싱하면서까지 사업 추진을 강행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강행의 폭주를 멈추지 않는다면 도민사회 역시 강력한 투쟁으로 바로 잡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전략환경영향평가는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개발사업 등의 계획 수립 시 환경적 측면의 계획 적정성과 입지 타당성을 검토하는 절차로, 제주 제2공항과 같은 공항 건설사업의 경우 기본계획 수립 단계에서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해 환경부 장관과 협의해야 한다.
 
제주 제2공항과 관련해선 국토부는 지난 2019년 6월 평가서 초안, 같은 해 9월에 본안을 제출했고, 2019년 12월과 2021년 6월에 각각 보완서와 재보완서를 제출했지만 환경부가 이를 반려해 보완용역과 검토가 진행된 1년 6개월간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가 중단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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