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악산을 제주도가 산다고? '송악산에 무슨일이[영상]

송악산을 제주도가 산다고? '송악산에 무슨일이[영상]

[기자실앞담화-24회] 제주도 송악산 매입 왜
제주도, 송악산 일대 사유지 매입 발표
2020년 원희룡 도지사의 '송악선언' 실천조치
사업자와 법정다툼 하다 부지매입 협상 진척
주민들의 재산권침해로 문화재 지정 쉽지 않아
문화재 지정 불발되면 국비지원 받지 못해
감정평가액에 따라 지역사회 또다시 출렁일 듯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0~17:30)
■ 방송일시 : 2022년 12월 14일(수) 오후 5시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CBS 이 인 기자, 헤드라인 제주 홍창빈 기자
 
시사매거진 제주, 이 시간 <기자실 앞담화>로 함께 하는데요. 오늘도 제주CBS 이 인 기자, 헤드라인제주 홍창빈 기자 나오셨습니다. 두 분 안녕하세요? 
 
◇박혜진> 오늘 주제는 바로 송악선언의 후폭풍입니다. 지난주에 제주도가 송악산 유원지 개발 사업의 토지를 세금으로 매입하겠다고 발표했죠?  

◆홍창빈>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 8일에 송악산 일대 사유지를 매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송악산 일대에서 추진됐던 뉴오션타운 개발 사업 대상 부지 약 40만 제곱미터 가량을 매입한다는 게 주 내용이었는데요. 일단 송악산 일대는 지난 1995년에 유원지로 지정됐고, 2013년부터 2017년 사이에 지금의 사업자인 신해원이 중국 자본의 회사인데요. 송악산 일대의 토지를 매입해서 개발 사업을 추진해 왔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2020년 4월 사업과정에서 제주도의회 환경영향평가동의안 심사가 이루어졌는데 부동의 결정이 내려지면서 일단은 제동이 걸렸고요. 약 6개월 뒤인 2020년 10월에는 원희룡 당시 제주도지사가 송악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난개발에 마침표를 찍겠다면서 송악선언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약 일주일 뒤에는 원희룡 지사가 브리핑을 갖고 송악선언에 따른 실천조치 1호로 지금 얘기가 나온 송악산 일대 토지를 매입하고 송악산 일대를 문화재로 지정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올해 5월에는 송악산 일대 개발행위 제한지역으로 지정하겠다고 제주도가 공고를 했고요. 그리고 지난 7월 말 개발제한지역 지정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8월 2일자로 1995년에 지정됐던 유원지가 해제됐습니다. 그래서 8월부터 최근까지 제주도와 사업자 측이 협상이 진행돼 왔는데요. 최근 협상이 어느 정도 진전을 보면서 제주도가 정식으로 토지 매입을 하려고 토지 매입 계획을 정식으로 발표하고 그 계획안을 제주도의회에 제출했습니다.
 
제주CBS 이 인 기자제주CBS 이 인 기자
◇박혜진> 돌이켜 보면 원희룡 지사가 송악산 앞에서 송악선언할 때 다들 좀 뜬금없다는 얘기를 하곤 했었는데 이 인 기자가 그 당시에 돌이켜보면 어떠세요?

◆이 인> 그 당시에는 '원희룡 지사 쇼하는 거 아니야?, 보여주기식 쇼하는 거 아니냐?'는 지적들이 많이 있었어요. 그런데 난개발을 막겠다면서 송악선언을 한 건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왜냐면 송악산 일대 개발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개발에 대해서도 난개발을 막겠다 하는 그런 의미 있는 선언이었기 때문에 그래서 실제로 이후에도 송악산 관련해서만 보면 관리 방안을 마련하겠다면서 용역도 진행을 했잖아요. 그 용역이 지금 오영훈 도정에도 이어져서 그 결과가 이달 말쯤이면 나온다고 해요. 
 
오영훈 도정에 들어와서도 송악산 일대가 개발행위 허가 제한지역으로 됐고 또 송악산 일대가 유원지에서 해제가 됐잖아요. 그래서 사실상 개발 사업에 제동이 걸린 건데 그래서 아마 제주도와 사업자 간의 어떤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거죠. 제주도는 난개발을 막아야겠고 중국 자본은 제주도에 소송까지 제기를 했었거든요. 개발행위 허가 제한지역으로 지정을 하니 신해원 측에서는 취소 소송을 낸 거거든요. 그래서 법적으로 보면 상당히 논란이 많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주도 입장에서도 괜히 법정 소송으로 가서 계속 지지부진하게 시간만 끌 게 아니라 차라리 매입을 하는 게 낫겠다 싶어서 그리고 또 신해원 측 입장에서 보면 괜히 행정하고 소송까지하면서 개발 사업이 이루어지겠느냐 하는 그런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두 당사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서 매입에 합의를 한 거죠. 
 
물론 감정 금액이 얼마냐 이게 대단히 중요하잖아요. 그건 절차대로 할 것 같은데 제주도는 조금이라도 혈세를 덜 투입하고 싶어할 것이고 신해원 측은 조금이라도 많이 받으려고 할 거 아니에요. 그러면 그런 감정평가액에 따라서 또 한 번 출렁일 수는 있겠습니다. 

◇박혜진> 그 당시에 제주의 자연을 지키겠다고 선언을 했습니다만 선언을 먼저하고 후속 조치를 나중에 하게 됐는데요. 이런 부분들이 지금 도정이 바뀌었습니다만 도정에 부담이 되는 부분이겠죠?

◆홍창빈> 일단 부담이 아예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겁니다. 지금 송악산 사유지 매입만 놓고 보더라도 절대로 적지 않은 세금이 들어갈 테니까요. 다만 사유지 매입을 성공적으로 마친다면 그 시작은 원희룡 지사가 끊었지만 오영훈 지사가 실현을 해낸 것인 만큼 본인의 정치적으로 치적으로 내세울 수도 있을 거구요. 
 
또 송악산 일대에 대한 보존 요구가 많았던 만큼 오영훈 지사 입장에서도 적지 않은 돈이 투입돼서 공약 실현에 얼마나 차질이 될지 모르겠지만 공약 몇 개 정도는 차질을 빚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듭니다만 그런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오영훈 지사 입장에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이 인> 사실 명분에서 뒤지지 않거든요. 물론 수많은 혈세가 들어가는 건 지적을 받을 수는 있어요. 사실 도의회에서든 아니면 일부 도민들 사이에서 '중국 자본한테 우리가 돈을 많이 줘가면서까지 사야 되느냐?' 이런 지적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난개발을 막기 위한 그리고 송악산을 사유화시키지 않게 하기 위한 그런 조치이기 때문에 저는 충분히 명분이 있다고 봅니다. 
 

◇박혜진> 그러면 지방비로 송악산 일대를 사들이면 이 송악산 전체가 문화재로 지정이 되는 건가요?  

◆이 인> 원희룡 도정에서 송악선언을 하고 난 다음에 문화재로 지정을 하겠다고 발표를 했거든요. 그런데 송악산 일대가 문화재로 지정되는 일은 쉽지 않아 보여요. 왜냐면 당장 지역 주민들이 재산권 침해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송악산 일대를 문화재로 지정하면 반경 500m까지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으로 설정이 돼서 개발 행위가 제한됩니다. 송악산 해당 지역 문화재 구역뿐만 아니라 반경 500m까지면 엄청나게 넓은 곳이죠. 
 
그러면 지역 주민들이 재산권을 행사하는 게 불가능해진단 말이에요. 지역 주민들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주민들은 이렇게 말을 해요. 용역의 명칭에 '지역 상생 방안 마련'이라는 명칭도 들어가 있는데 그러면 지역 상생 방안이 마련이 되는 거냐? 오히려 지역 주민 갈등만 커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주도가 문화재 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은 포기하는 수순에 들어간 것 같아요. 사실상 문화재 구역 지정은 없던 일이 될 것 같고 대신 제주도는 문화재 지정 말고 송악산 일대의 보존을 위한 방안이 무엇인지 용역진들이 고민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거든요. 
 
어쨌든 자연 환경 보존도 해야 되고 또 지역 주민 상생도 이루어야 되잖아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되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문화재 구역 지정은 사실상 없던 일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문화재 지역 지정을 포기하게 되면 제주도가 토지를 매입한다고 그랬잖아요. 송악산 일대 신해원 측이 갖고 있는 토지를 제주도가 매입할 때 국비 지원이 힘들다고 합니다. 
 
송악산 일대가 천연기념물이나 문화재로 지정이 되면 편입 사유지를 행정에 매입할 때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법에 따라서 감정평가를 거쳐서 국비를 70% 정도는 지원받을 수 있다고 해요. 그런데 문화재가 아니면 국비 지원은 받을 수 없답니다. 그래서 들어가는 비용 전부를 지방비로 충당해야 하는 그런 상황인 거죠. 문화재로 지정이 되면 지역 주민들은 자기 재산권을 행사할 수 없으니 반발하고 지정을 안 하려고 하니 전부 다 지방비로 충당을 해야 되고 항상 그렇습니다. 개발과 환경의 공존은 참 쉽지 않은 난제죠.  

◇박혜진> 늘 이런 문제들이 나올 때마다 도정의 철학이 무엇이냐 이런 얘기가 나오잖아요. 개발이냐 보전이냐, 지금 오영훈 도정의 철학은 무엇일까요?  

◆홍창빈> 일단 어디까지를 개발로 볼지에 대해 개인별로 조금씩 판단의 기준은 다르겠지만 그래도 제가 볼 때 오영훈 도정은 아직까지는 보전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시가 선거 때 제시한 생태계 서비스 지불제 공약인데요. 내년부터 시범 운영될 예정인데 생태 환경을 보전하면서 지역 주민들의 소득도 창출하는 단순히 개발과 보전의 패러다임을 넘어서 환경이 돈이 되는 체계를 만들겠다는 공약입니다. 
 
15분 도시 역시 앞으로 용역이 진행되면서 그 방향을 봐야겠지만 도시의 기능하고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집중시킨다면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을 막을 수 있고 그럼 난개발도 자연스럽게 막을 수 있지 않을까. 15분 도시에 대해서 어떻게 방향을 설정하느냐에 따라 물론 다르겠지만 어쨌든 정책들이 기본적으로는 난개발을 막는 쪽에 그래도 무게가 있다고 생각되고 있습니다.
 
헤드라인 제주 홍창빈 기자헤드라인 제주 홍창빈 기자◆이 인> 그러니까 정책적인 부분이야 원희룡 도정도 그렇고 오영훈 도정도 그렇고 기본적으로는 난개발을 막자는 것에 전부 다 동의를 하고 있죠. 다만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또 개발과 보전의 아름다운 조화를 추구하면서도 과연 그 비중을 어느 쪽에 더 두느냐 이건 좀 차이점이 있겠죠. 개발이 우선이냐 아니면 보전이 우선이냐의 비중은 비중을 어떻게 둘 것이냐에 대해서는 차이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저는 중국 자본이 소유하고 있는 이 송악산 일대 토지를 오영훈 도정이 매입하는 건 저는 개인적으로 봤을 때는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매입 금액이 얼마냐에 따라서 과도한 금액을 혈세로 중국 자본이 소유하고 있는 걸 사들이는 게 과연 맞는 거냐는 비판의 목소리는 나올 수 있습니다. 다 똑같은 생각을 가질 수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난개발을 막고 환경훼손을 막고 경관 사유화를 막고 하는 차원에서 제주도가 중국 자본이 소유한 토지를 사들이는 건 저는 잘했다고 보고요. 
 
그런 차원에서 오영훈 지사가 송악산 토지를 매입한다고 발표할 때 나오지 않았었거든요. 국장이 나와서 발표를 했는데 차라리 오영훈 지사가 했으면 진정성도 더 있어 보이고 또 어떻게 보면 오영훈 도정의 치적으로도 될 수 있는 거거든요. 물론 이런 건 있을 수 있어요. 원희룡 지사가 시작을 해서 원희룡 전 지사만 빛이 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고 또 부담스러운 건 뭐냐면 매입 금액이 또 얼마냐에 따라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습니다. 
 
수백억 수천억이 나올 수도 있는데 이 부분을 도민들이 지적할 수는 있겠지만 저는 난개발을 막기 위한 조치로 이보다 더 좋은 명분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영훈 지사가 직접 나와서 브리핑을 했으면 더 좋았겠다는 개인적인 아쉬움은 있었습니다.
 
◇박혜진> 말씀하신 것처럼 매입금액에 따라서 나중에 이 사안이 또 출렁이겠어요?  

◆이 인> 그런데 매입 금액도 우리가 섣불리 말을 할 수가 없는 게 지금 물밑에서 치열한 논의가 있을 거 아니겠습니까? 제주도는 조금이라도 덜 주려고 하는 것이고 사업자 측은 조금 더 많이 받으려고 하기 때문에 감정평가기관을 선정하는 것에서부터 물론 절차대로 하겠지만 치열한 어떤 수싸움이 벌어질 겁니다. 
 
그래서 언론사들도 매입 금액을 섣불리 이야기하지 않는 이유가 그런 거예요. 만약에 섣불리 금액을 이야기했을 때 사업자 측에 유리한 상황이 될 수도 있는 것이고 또 매입 과정이 갑자기 중단이 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래서 저희가 조심스럽게 매입 금액을 이야기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홍창빈> 다만 예를 들어 개별공시지가라는 게 있기 때문에 대략적으로 추측은 할 수 있겠지만 그 추측과 현실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금액을 산정하기 위해 감정평가를 거치는 거고요. 그런데 예를 들어 공시지가만으로 계산을 했는데 사업자 측이 예상한 것보다 많이 나왔다 하면 사업자들은 이 기사를 근거로 왜 덜주냐고 항의를 할 수 있는 거고 반대로 금액이 너무 적게 나온다면 제주도가 언론플레이를 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있어서 기자들도 그 부분은 납득하고 가급적이면 기자들도 수긍을 하고 그 금액에 대한 부분은 보도가 나가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인> 우리가 특정 회사를 매각할 때 매각 협상을 하잖아요. 그럴 때 금액이 안 나오는 이유가 바로 그런 거예요. 어떤 쪽이 유리할 수 있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는 거고 언론이 만약에 그렇게 했을 때 또 언론플레이에 이용당할 수도 있는 거고 그래서 그런 것 때문에 신중하게 비공개로 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사안들 때문에 기자들이 기사 쓰는 데 유의해서 쓰고 있다는 것까지 말씀해 주셨습니다.

◇박혜진> <기자실 앞담화> 오늘도 제주CBS 이 인 기자, 헤드라인 제주 홍창빈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두 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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