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틀새 더위→눈…기후대응 절실한 이유(영상)

  • 0
  • 폰트사이즈
    - +
    인쇄
  • 요약

제주 이틀새 더위→눈…기후대응 절실한 이유(영상)

  • 2022-12-02 08:00
편집자 주

지구촌 한편에선 홍수가, 반대편에선 가뭄이 인류와 자연을 위협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기후위기는 이상기온으로 이어져 제주의 봄과 가을은 짧아지고 바다는 뜨거워지고 있다. 그러나 미래세대와 자연을 위한 우리의 준비는 턱없이 부족하다. 제주CBS는 초중등 과정부터 기후학교와 환경학교를 운영하며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있는 독일 함부르크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 현실과 비교하는 '기후역습-제주의 봄가을은 안녕하십니까'를 10차례에 걸쳐 기획보도한다. 2일은 마지막으로 '실천만큼 어려운 기후 인식전환'을 보도한다.

[제주CBS 기획-제주의 봄가을은 안녕하십니까]⑩실천만큼 어려운 기후 인식전환
11월 28일 제주시 낮 최고기온 27.4도…1923년 기상관측이래 11월 최고치
이틀만인 11월 30일에는 제주에 첫눈…제주시 기온 4.1도까지 떨어져
더위에 반팔 셔츠 입던 시민들 이틀 뒤에는 두꺼운 외투 꺼내
기상 대이변 체감…기후위기 대응이 절실함을 증명한 사건
개인이 작은 것부터 실천하면 기업과 단체 변화 이끌 것
실천만큼 중요한 기후 인식전환…기후대응은 미래세대 위한 의무


지난달 28일 제주시의 낮 최고기온은 27.4도까지 올라갔다. 1923년 기상관측이래 11월 제주시 기온이 27도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역대 최고치 기록이다. 종전에는 2020년 11월 17일에 나온 26.7도가 가장 높았다. 때아닌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반팔 셔츠를 입고 다니는 시민들이 제주시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그러나 이틀 후인 지난달 30일 대반전이 일어났다.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더니 한라산은 물론 제주 해안에도 올 겨울 첫눈이 내렸다. 제주 해안의 첫눈은 지난해보다는 17일, 평년보다는 10일이 빠른 것이다. 제주시의 기온은 4.1도까지 떨어졌다. 이번에는 시민들이 두꺼운 외투를 꺼내 입고 몸을 꽁꽁 싸매야 했다.
 
지난달 28일 제주시의 낮 최고기온이 27.4도까지 올라가 11월 기온 역대 최고치를 갈아 치웠고 이틀만인 30일에는 제주에 첫눈이 내렸다. 독자 제공 지난달 28일 제주시의 낮 최고기온이 27.4도까지 올라가 11월 기온 역대 최고치를 갈아 치웠고 이틀만인 30일에는 제주에 첫눈이 내렸다. 독자 제공 여름을 방불케 한 더위가 이틀만에 첫눈이 내린 강추위로 바뀌고 기온도 27.4도에서 4.1도로 급격하게 떨어진 기상 대이변을 제주도민들은 몸으로 직접 느꼈다. 기후대응이 절실함을 여실히 증명했고 기후교육이 필요한 이유도 보여줬다.
 
무엇보다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독일 함부르크에 있는 김나지움 랄슈테트 학교의 야니나 게바우어(39) 교사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려면 작은 일이라도 먼저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분리수거를 하거나 학교 정원을 만드는 등의 실천부터 해나가라"고 권유했다.
 
같은 학교 로냐 라인하트(13) 학생도 "개개인의 조그마한 것에서 시작을 하면 친구와 가족도 동참할 것이고 기업이나 단체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말했고 펠리나 포르탄(13)은 "휴대전화가 쓸만 한데도 새 제폼이 나오면 바로 바꾸는 사람들이 많다"며 "수명이 다할 때 까지 사용하는 것에서 환경보호는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하천을 가꾸는 독일 함부르크 김나지움 랄슈테트 학생들. 이인 기자하천을 가꾸는 독일 함부르크 김나지움 랄슈테트 학생들. 이인 기자독일 함부르크에서 기후교육을 총괄하고 있는 비욘 폰 클라이스트는 "학교에서 탄소 줄이기 목표를 세울 때 가장 중요한 건 100%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드는 것"이라며 "실행 가능성이 있어야 참여율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실천은 숨겨진 곳에서 하지 말고 모든 학교 구성원들이 볼 수 있는 곳에서 해야 하고 불편함을 없애는 실행 방안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보호가 포지티브하게 실천돼야지 사람들이 원하는 걸 갑자기 뺏거나 없애는 방향으로 진행되면 반감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실천만큼 중요한건 역시 인식의 전환이다.
 
독일 함부르크 시민들은 자전거 타기가 일상화됐다. 이인 기자독일 함부르크 시민들은 자전거 타기가 일상화됐다. 이인 기자독일 함부르크 율리우스 레버 학교의 스타마티 시니커스(33) 교사는 "환경의 날에 전교생이 강이나 하천에서 쓰레기를 줍는 것을 보고 시민들이 쓰레기를 바닥에 버릴지, 쓰레기통에 버릴지를 고민할 것"이라며 "학생들의 조그마한 행동으로 시민 의식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게 하는 것이 환경학교의 목적이다"고 설명했다.
 
김나지움 랄슈테트의 플로리안 프랑켄펠트(53) 교장은 "친환경 건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에게 환경보호와 기후보호를 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게 절실하다"며 "기후학교와 환경학교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는 이유도 그 영향이 지역사회로 확산되길 바라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지난 9월 24일 서울에서 열린 기후정의행진 모습. 창덕여고 정미숙 교사 제공지난 9월 24일 서울에서 열린 기후정의행진 모습. 창덕여고 정미숙 교사 제공서울 창덕여고 정미숙 교사는 "독일 등 다른 나라들은 2-30년 전부터 노력해왔고 세계적인 합의를 이끌어내고 있다"며 "우리도 기후위기를 제대로 인식하고 함께 협력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정 교사는 특히 "자연파괴와 난개발의 부작용으로 기후위기가 닥쳤다는 점에서 우리 세대의 책임이 무척 크다"며 "미래세대를 위해 기후위기에서 벗어나게 해 줄 의무가 우리 세대에 있고 일상생활을 어떻게 바꿔나갈지 고민한다면 실천할 수 있는 힘과 역량은 충분히 있다"고 덧붙였다.
 
정용주 서울 탑산초 교사는 "완벽하다고 하는 문명도 자연과의 공존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기후위기에서 배워야 한다"며 "교육과정과 미래, 지역 등 세가지 담론의 생태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 24일 서울에서 열린 기후정의행진. 창덕여고 정미숙 교사 제공지난 9월 24일 서울에서 열린 기후정의행진. 창덕여고 정미숙 교사 제공그는 "제주대학교 지속가능연구센터가 빗물 등 마을의 공유자원을 만들어 공동으로 관리하고 학교의 교육과정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정 교사는 기후교육과 관련해선 "중요한건 결국 시스템이고 어떤 제도가 뒷받침돼야 잘하는 교사들을 더욱 잘하게 만들고 관심있는 사람들의 유입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기후와 환경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실천, 그래서 제대로 된 기후교육이 더욱 절실하다.
 

추천기사

스페셜 그룹

제주 많이본 뉴스

중앙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