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1차산업 축소?…'여기까지 올 논란은 아냐'

제주 1차산업 축소?…'여기까지 올 논란은 아냐'

[기자실앞담화-20회]도지사-도의장 '1차산업 축소' 발언 논란의 진위
도지사 취임 100일 기자회견 발언이 일부 언론에 잘못 전해지기도
도지사에 이어 김경학 의장까지 거들면서 논란 커져
농민회 반발 기자회견 이후 제주도 대처 아쉬워…소통에 대한 고민 필요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0~17:30)
■ 방송일시 : 2022년 10월 19일(수) 오후 5시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CBS 이 인 기자, 헤드라인 제주 홍창빈 기자
 

시사매거진 제주, 이 시간 <기자실 앞담화>로 함께 하는데요. 오늘도 제주CBS 이 인 기자, 헤드라인제주 홍창빈 기자 나오셨습니다. 두 분 안녕하세요?
 
◇박혜진> 지방선거 앞담화 시절부터 도지사 집무실의 이전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잖아요. 집무실의 이전을 두고, 도청 앞에서 시위하는 도민들의 목소리를 도지사가 잘 듣겠다는 취지였습니다. 그리고 마침 이번에 기회가 있었는데요. 시위하는 목소리가 어떻던가요? 관계자의 반응이나 도지사의 반응은 없었습니까?

◆홍창빈> 지난주 목요일이었죠. 13일 오전 11시 전국농민회 제주도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 제주도연합 등 농민단체들이 제주도청 입구 계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영훈 지사의 발언을 비판했었는데요. 문제의 오영훈 지사 발언은 지난 6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나왔던 질의응답 과정에서 나온 내용입니다. 

제주도의 1차 산업 비중이 과도하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는데 일부 언론에서 오영훈 지사의 발언이 1차 산업을 줄여야 한다는 내용으로 발언 문구가 잘못 나간 겁니다. 그래서 당시 발언을 다시 한 번 정확하게 들어봤는데요. 질문이 '제주도 1차 산업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에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하니까. 오영훈 지사는 '다소 낮추는 것은 동의하지만 전국 평균인 4%까지 낮추는 것은 반대하고, 줄이더라도 8%까지 관리를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즉, 지사의 발언은 지금 당장 줄이겠다는 게 아니라 줄이게 되면 너무 많이 줄이는 게 아니라 8%선은 유지해야 한다는 취지였던 겁니다. 근데 일부 언론에서는 오영훈 지사가 1차 산업 비중을 8%까지 낮추고 2차 산업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그냥 단정적으로 발언을 했다고 보도를 해버린 겁니다. 

제가 이 부분을 왜 장황하게 설명해 드렸냐면 이날 기자회견 당시에 오영훈 지사가 외부 일정으로 하루 종일 도청을 비웠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영훈 지사는 이날 세계자연보전연맹하고 제주도가 공동 주최한 리더스 포럼에 참석했기 때문에 도청으로 출근하지 않고 이날 저녁 만찬까지 포함해서 하루 종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그래서 당일 도지사의 반응이 나올 수가 없었고요. 그런데 도지사의 소통 의지와는 별개로 이날 제주도의 대응은 결과적으로 말씀드리면 미흡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기자회견을 하고 도지사를 만나겠다고 몇 시간 동안 농민들이 도청 앞에서 진을 치고 있는데 도청에서는 그냥 도청으로 진입하지 못하게만 막았을 뿐 담당 부서인 농업 부서나 아니면 소통 담당 부서나 이런 데서 나와서 중재를 하거나 아니면 도지사의 발언이 그런 취지가 아니었다. 이런 설명을 하던지 '다음에 면담을 주선할 테니까 오늘은 돌아가시는 게 어떻겠냐' 이런 식으로 응대를 했으면 이렇게까지 되진 않았을 텐데 몇 시간 동안 계속 방치를 해버린 겁니다. 그래서 화가 난 농민들은 결국 텐트를 치고 농성을 하기에 이른 겁니다.
 
제주CBS 이 인 기자제주CBS 이 인 기자◆이 인> 농업을 총괄하는 부지사가 정무부지사 아닌가요? 그때 집무실에 있지 않았었습니까?  

◆홍창빈> 적어도 기자회견 직후에는 재실 등이 켜져 있었던 걸 봤습니다.  

◆이 인> 그러니까 농업을 총괄하는 정무부지사가 나와서 소통을 하든 뭘 하든 적극적으로 해명을 했으면 됐을 텐데 사태를 키운 측면이 있고요. 그런데 오영훈 지사의 당시 발언을 보면 오해의 소지는 있습니다. 왜냐면 '4%대로 급격히 낮추는 것에는 반대한다. 다만 8% 수준에서 관리가 되는 것이 필요하고 대신 2차 산업 비중, 제조업의 비중을 8% 수준까지 높여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식의 발언을 한 것이 농민들이 봤을 때는 오해할 만하죠. 
 
왜냐면 그게 농업의 규모를 줄이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잖아요. 농업의 비중과 또 농업의 규모는 또 다른 부분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런 의미가 아니고 농업과 연계된 가공 산업이라든가 농업과 연계된 6차 산업 이런 산업들의 비중을 늘리면 농업은 규모를 축소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농업과 연계된 2차 산업이라든가 농업과 연계된 6차 산업이 비중이 커지면 농업은 규모를 줄이지 않고도 비중은 당연히 줄어들게 돼 있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정확한 취지의 말을 했어야 되는데 약간 오해의 소지는 있었다. 이건 분명해 보입니다.  

◇박혜진> 결국 천막이 하루 만에 자진 철거하는 모습이 됐습니다만 자칫 임기 초반부터 도민사회와 도정의 갈등 구조가 형성될 뻔하지 않았습니까? 근데 도지사와 의장의 발언에 의한 오해일까요? 아니면 여기에 다른 행간의 의미가 있을까요?
 
◆홍창빈> 아직까지는 다른 행간의 의미까지는 없는 것 같고 일단 누구든지 도지사와 생각이 다를 수 있고 발언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고 생각은 합니다. 그런데 이번 농민단체의 기자회견의 경우 도청 앞에서 공식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도지사에 대해 발언에 문제를 제기한 상황이었는데 그러면서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데 나와서 받아주는 사람이 없던 겁니다. 

오해가 있다면 그 오해를 풀어주고 화가 났다면 달래주고 도청에서도 이런 기능을 하는 부서들이 분명히 있을 텐데 왜 그런 과정이 없어서 화를 더 키웠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고 대응이 안일하지 않았나 그래서 화를 더 키운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인> 그러니까 두 가지 측면에서 홍기자가 말했던 것처럼 적극적으로 소통했으면 하는 것과 두 번째는 오영훈 지사 발언에 또 김경학 도의회 의장까지 가세하면서 더 분노를 키웠다고 볼 수 있겠죠. 그러니까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오영훈 지사가 그 발언을 하고 한 2시간 뒤에 또 김경학 의장도 100일 기자간담회를 했거든요. 
 
거기에서 김 의장이 오 지사의 발언은 아주 현실적이고 용기 있는 발언이다. 이렇게 치켜 세운 거죠. 또 김 의장은 예전부터 자신도 농업 비중이 10%를 넘기는 건 과도하다고 주장을 했거든요. 청정 자연을 활용한 친환경 농산물을 얘기하지만 그건 희망 고문이라고 강조를 하기도 했어요. 오 지사의 발언에다가 김 의장까지 합세를 하면서 호응을 하고 나서면서 농민회 뿐만 아니라 정의당, 시민단체도 논평을 내서 강하게 성토를 냈죠. 
 

누누히 강조하지만 천막농성까지 갈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왜냐면 13일에 농민회가 기자회견을 했고 면담을 요구했는데 이때 누가 나와서 책임 있는 이야기를 해줬으면 아까 정무부지사도 이야기를 했지만 정무부지사가 나와서 이야기를 하거나 아니면 면담 일정을 잡아줬다면 그리고 오 지사 발언의 취지가 뭔지에 대해서 설명을 해줬더라면 이런 상황들을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을 텐데 그래서 지금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못 막아서 결국은 천막농성까지 치게 된 거죠. 
 
그러니까 모두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제주도도 그렇고 농민회 관계자도 '이렇게까지 올 상황이 아니다' 취재 과정에서 들은 말인데요. 양측이 전부 '왜 이렇게까지 오는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신속하게 대응하고 소통했으면 그래서 발언 취지가 잘못 전달됐다. 농업 규모를 줄이는 게 그러니까 비중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왜냐면 농업과 연계된 2차 산업, 6차 산업이 커지게 되면 결국 농업비중은 줄어들게 돼 있어요. 그러니까 순수한 1차 산업이 줄어들 수 있어요. 그런데 농업은 계속 그대로 유지가 되죠. 왜냐면 농업을 계속 짓는 상태에서 연계된 2차 산업과 6차 산업이 커지는 거니까. 그런 취지의 말을 정확히 전달했다고 한다면 이런 상황들을 막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많이 큽니다.  

◇박혜진> 월요일에 오 지사하고 농민들이 만나서 갈등을 푼 걸로 전해지고 있는데 그러니까 목요일 이후에 그 주에도 해결할 수도 있었을 텐데 너무 방치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이 인> 13일 저녁에 천막을 쳤잖아요. 그리고 14일 오전에 철거했으니까 반나절 정도 친 건데 그때 천막을 치운 이유는 뭐냐면 오 지사가 면담 약속을 잡아줬기 때문인데요. '그럼 내가 다음 주 월요일에 만나줄게, 그래서 소상하게 이야기할게' 라고 하니까 천막을 치운 거거든요. 
 
그러니까 13일, 지난주 목요일에 그런 이야기를 했다면 그리고 오영훈 지사도 통화라도 하면서 '잘못 전달된 거다.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하거나 정무부지사가 면담 일정 잡아주거나 아니면 도청에서 책임 있는 사람이 면담 일정을 잡아주거나 했다면 바로 치웠겠죠. 이번 주 월요일에 만남을 통해서 천막이 치워진 게 아니라 이번 주 월요일에 만나기로 약속을 하면서 천막을 치웠기 때문에 만나주겠다는 말만 했더라도 이렇게까지는 오지 않았겠죠. 
 
<사진-홍창빈>헤드라인 제주 홍창빈 기자헤드라인 제주 홍창빈 기자
◇박혜진> 지난 원희룡 도정 때 '선 정책 추진 후 의견 수렴' 여기에 대해서 말들이 많았잖아요. 이런 논란을 불러일으키지 않기 위해서 오영훈 도정에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홍창빈> 오영훈 지사 취임 후 국민의힘에서 말씀하셨던 내용의 비판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당장 월요일에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내용이 제주형 기초단체 도입과 관련해서 오영훈 지사는 당선인 때부터 제주형 기초단체를 5개나 6개로 나눠야 한다고 발언했다든가 기관통합형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식의 발언으로 이미 결정을 했다고 주장하고 이를 비판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아직까지는 오영훈 지사도 도의회 도정 질문 자리에서 꼭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 일종의 예시였다. 이런 취지로 해명을 하긴 했습니다마는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앞서 얘기했던 '선 결정, 후 의견 수렴' 비판 역시 반복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의외로 원희룡 전 지사의 경우를 비교를 해보면 원 전 지사는 자기의 주관이 정말 뚜렷했던 상황, 예를 들어 제주 제2공항이라든가 이런 특정 상황에 대해서는 고집을 굽히지 않았지만 그 외에 일부 사업에 대해서는 형식적이었던 건지 아니면 정말로 의견이 없었던 건지 모르겠는데 도지사가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이런 식으로 답변을 피해간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관련해서 행정시장 직선제는 반대한다고 했지만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어떻게 나눌 것이냐에 대해는 의견이 정말로 없었던 걸 수도 있지만 그냥 도지사가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조금 피해 가는 것도 있었는데 오영훈 지사 같은 경우는 그동안 국회의원, 도의원만 하다가 이번에 행정가가 처음인 만큼 이 부분은 오 지사도 이런 부분을 수용하는 것도 방법일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아무리 옳은 정책이라도 일방적으로 추진하면 욕을 먹게 돼 있죠. 도민의 공감대를 형성해가면서 하는 게 중요할 테고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아무리 어렵고 돌파하기 힘든 난제라도 도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하나하나 소통해가면 그리고 또 공감대 속에 진행을 하면 하나하나 풀어갈 수 있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이번 농민회 사태에서 여실히 증명이 된 거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적극적인 소통은 필수고요. 오영훈 도정이 집무실을 옮기면서 집회와 시위하는 분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래서 소통하면서 대화를 하면서 풀어나가기 위해서 집무실을 옮겼다고 했으니까. 그 취지대로 그대로 실천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을 상황을 만들지 말고 그러니까 소통하면서 이야기 들으면서 하나하나 호미로 하나하나씩 막다 보면 가래로 막을 일은 없겠죠. 그래서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번 농민회 관련된 사태가 어떻게 보면 또 오영훈 도정의 4년을 미래를 잘 풀어나가는데 좋은 경험이 됐다. 쓴 약이 됐다고 봐야 되겠습니다.

◇박혜진> <기자실 앞담화> 오늘도 제주CBS 이 인 기자, 헤드라인 제주 홍창빈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두 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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