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공감 제주사회]"신장장애인도 똑같이 지원과 관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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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공감 제주사회]"신장장애인도 똑같이 지원과 관심 필요"

핵심요약

"신장장애인 1주일에 3~4번 투석받아 합병증과 우울증 심해"
"도내 유일 신장장애인 주간보호센터…현재 제주시 거주 장애인만 수용"
"투석으로 면연력 떨어져 코로나 취약 장애인 고립감 크게 느껴"
"일반시민들 신장장애 인식 낮아…다른 장애유형보다 지원과 관심 후순위"
"제주지역 신장장애인 5년간 꾸준히 증가추세…질 높은 서비스 필요"

신장장애인협회 주간보호센터 고은정 사무국장신장장애인협회 주간보호센터 고은정 사무국장■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5~17:30)
■ 방송일시 : 2022년 7월 28일(목) 오후 5시 5분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신장장애인협회 주간보호센터 고은정 사무국장
 
◇박혜진> "더불어함께 사는 사회, 장애공감사회를 만들어갑시다"오늘 이시간에는 신장 장애인을 돕고 있는 신장장애인협회 주간보호센터 고은정 사무국장과 함께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신장장애부터 설명해 주시면 좋겠어요.
 
◆고은정> 네. 신장장애는 신장 즉 콩팥의 기능이 완전히 상실된 것을 말하는데요. 이것을 만성 신부전이라고 하는데 우리 몸의 신장은 정수기의 필터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정수기 필터가 노폐물을 걸러 깨끗한 물을 배출하듯이 우리 몸의 신장 즉 콩팥도 내 몸속에 노폐물을 걸러서 소변으로 배출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근데 신장 장애는 이 필터가 망가져서 노폐물이 배출되지 않아 체내에 독소가 계속해서 쌓이고 그로 인해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장애를 말합니다.
 
◇박혜진> 신장장애인의 기준이 있을 것 같아요.
 
◆고은정> 신장장애인들은 기계를 통해서 인위적으로 노폐물을 걸러주는 의료적 행위를 하게 되는데요. 이를 투석이라고 말합니다. 투석이란 말은 아마 주변에서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간단하게 설명드리면 신장의 기능이 망가진 신장 장애인들은 주기적으로 일주일에 평균 3회 정도 병원을 방문해서 1회당 4~5 시간씩 혈액 투석을 받습니다.
 
병원에서 가장 두꺼운 바늘 두 개를 꽂고 한쪽으로는 피를 뽑아내고 또 다른 한쪽으로는 기계를 통해 깨끗한 피를 다시 몸속으로 넣어주는 건데요. 말로는 굉장히 간단하게 들릴 수 있지만 주 3회씩 지속적으로 반복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고 힘든 일입니다. 혈액 투석 외에도 매일 3~4회씩 하는 복막 투석이 있고요. 혹은 가족이나 지인, 뇌사자로부터 신장 이식을 받은 분들을 신장 장애인이라고 부릅니다.
 
◇박혜진> 신장장애인분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저희들은 잘 모르잖아요. 이 시간 통해서 그분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도 말씀해 주시죠.
 
◆고은정> 신장장애인들이 겉으로 보기에는 비장애인과 거의 다르지 않은데요.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갖고 보시면 굉장히 많은 어려움을 갖고 있어요. 간단하게 설명드리면 이분들은 자주 바늘을 꽂다 보니 혈관이 외관적으로 굉장히 보기 싫게 튀어나온 경우도 있고요. 피부가 검다거나 주름이 많고 기본적으로 먹는 것에 대한 제한이 심해요. 그래서 수분 섭취도 제한돼야 되고 생채소나 생과일도 가려 먹어야 됩니다. 기본적으로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합병증이 오는 경우가 많아서 갑작스럽게 장애가 생기다 보니 우울증도 심해요.
 
그리고 사회적인 활동을 하다가 갑자기 실직하는 경우도 많아서 경제적 어려움도 크고요. 많은 분들이 보통 여행도 많이 다니잖아요. 하지만 신장장애인분들 같은 경우는 해외여행도 못 가요.
 
◇박혜진> 투석 때문인가요. 
 
◆고은정> 그렇죠. 해외에서 투석을 받으려면 굉장히 고가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도 어렵죠. 또 신장 장애인들은 면역력이 약한 것은 기본이고 컨디션이 갑작스럽게 저하가 된다거나 사회적 경제적 심리적으로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박혜진> 말씀을 들어보니까 신장장애인분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 생각보다 많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신장장애인협회 주간보호센터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고은정> 저희 신장장애인 주간보호센터는 사단법인 한국신장장애인협회 산하기관 제주협회 산하기관인데요. 2009년 4월 제주 시내 거주하는 신장장애인을 대상으로 그들에 맞는 특화된 사업 및 다양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개소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계신 신장장애인분들이 같은 어려움을 갖고 있는 동료들과 함께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나 복지 서비스, 상담 등을 통해서 사회로부터 고립감도 해소하고 자신감도 회복하면서 자신 또한 사회의 한 구성원임을 깨닫고 다시 사회로 한 발 내디딜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제주 시내 신장장애인을 대상으로 한다고 말씀드렸지만 사실 전국적으로 신장장애인만을 위한 전문 주간보호센터는 몇 군데 되지 않습니다. 도내에서는 저희가 유일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더욱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운영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신장장애인 주간보호센터에서 하는 사업들도 구체적으로 소개해 주시죠.
 
◆고은정> 사업들은 굉장히 많은데 간단하게만 설명드리겠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는 센터 이용자분들을 대상으로 그분들이 각자 병원에서 투석을 마치고 난 후 센터로 등원하는 송영 차량 서비스, 맛있는 점심 식사 제공, 귀가 차량 서비스나 각종 상담사업, 의료보건 관련 서비스 정보 제공 등의 사업을 하고 있고요. 특히 투석으로 인해 지치신 신장 장애인 이용자분들에게 생기를 불어넣고 활력을 더해주기 위한 다양하고 재미있는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신장장애인 위한 특별프로그램. 신장장애인주간보호센터신장장애인 위한 특별프로그램. 신장장애인주간보호센터◇박혜진> 코로나19가 다른 분들보다도 신장 장애인들에게 굉장히 큰 영향이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떠셨나요.
 
◆고은정> 신장장애인은 면역력에 취약하다 보니까 처음에는 저희도 걱정을 많이 했던 게 사실입니다. 혹시나 집단 감염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초기에는 휴관도 몇 차례 실시했었고요. 휴관을 진행하면서도 계속해서 전화 상담이나 가정 방문 등을 통해 관리를 했는데 아무래도 사회복지는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잖아요. 저희도 힘들었지만 휴관 기간 내내 병원과 집만 왔다갔다 해야 하는 신장 장애인 분들은 심리적으로 더 힘드셨죠.
 
저희나 이용자분들 모두가 조금 번거롭고 수고스럽기는 했지만 서로 방역 수칙을 더욱 잘 준수하면서 참여하다 보니 대부분의 시간들을 안전하고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얼마 전 한 통계에서 코로나 확진자 3명 중 1명은 장애인이라고 하더라고요. 장애인은 아무래도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데 특히나 코로나가 중증으로 발전되는 경우는 신장장애인이 호흡기 장애에 이어서 두 번째로 높았고 치명률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지어 신장장애인의 표준화 치명률은 비장애인보다 8.8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장장애인이 그만큼 바이러스에 취약하기 때문에 이에 맞춰서 최대한 모두가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이번에 신장장애인 주간보호센터가 새 단장을 했다고 하던데 소개 한번 해주세요. 
 
◆고은정> 저희 신장장애인 주간보호센터가 지난해 11월에 용담으로 이전을 했습니다. 최근에 전체 리모델링 공사를 했고 8월부터 다시 새롭게 태어난 공간에서 저희 이용자분들과 함께 할 텐데요. 무척 기대가 됩니다. 장애인 시설에 맞게 편의시설도 다 갖췄고요. 무엇보다 깨끗하고 밝아진 환경으로 꾸며지다 보니까 그곳에서 이용자분들과 더 많은 추억과 시간들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 너무 설렙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최근 장애인 주간보호센터들이 보호의 개념에서 벗어나서 활동의 개념으로 전향되고 있습니다. 저희도 물론 보호의 개념도 있지만 사회구성원으로 활동하는 개념으로 확장 운영하고 있어 저희 명칭 또한 신장장애인 주간활동센터로 새롭게 거듭날 예정입니다.
 
◇박혜진> 복지가 입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은 또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고은정> 가장 큰 어려움은 많은 분들이 신장 장애에 대해서 잘 모르신다는 거예요. 설령 투석을 한다고 하더라도 단순한 투석 환자로만 인식해야지 장애인이라고는 생각을 안 하죠. 
기본적으로 다른 장애 유형에 비해 관심도 못 받고 지원에서도 후 순위일 수밖에 없어요. 사람들은 일단 눈에 보이는 장애를 가장 먼저 인식하기 때문에 저희 같은 내부 장기 장애인들은 장애로 인식하기 어렵거든요. 
 
사실 알고 보면 저희 신장 장애인들은 죽음과 가장 가까운 선상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예전에 어떤 신장 장애인 분은 우스갯소리로 '괜찮아. 죽고 싶으면 포도 몇 알 먹고 죽으면 돼', 혹은 '바나나 몇 개 먹고 죽으면 돼' 라고 가볍게 말씀하셨는데 제가 그때 적지 않게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굳이 먹는 게 아니더라도 갑작스러운 컨디션 저하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데 이런 신장 장애인들에게 관심 좀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세상 모든 아기들이 사랑스러운 것처럼 저희 장애인들도 장애 유형에 상관없이 똑같은 관심과 지원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더라고요.
신장장애인 특별프로그램. 신장장애인협회 주간보호센터신장장애인 특별프로그램. 신장장애인협회 주간보호센터 
◇박혜진> 신장장애인은 겉으로 보기에는 비장애인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에 더 관심을 못 받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마지막으로 방송 듣고 있는 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전해주시죠.
 
◆고은정> 국내 신장장애인의 수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제주 도내 증가 추세도 다르지 않은데요. 최근 5년간 제주도 내 신장 장애인의 발생 추이를 살펴보면 2017년에는 1255명이었던 신장 장애인의 수가 2021년 12월 기준에는 1560명으로 5년간 꾸준히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중 72%인 1127명의 신장장애인이 제주시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제주 도내에 거주하고 계신 모든 신장 장애인 분들에게 다양하고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제주 도내 신장 장애인 분들을 위한 여러 가지 다양한 사업들은 사단법인 한국신장장애인협회 제주협회에서 진행을 하고 있고요. 저희 신장장애인 주간보호센터는 제주시에 거주하고 계시는 신장 장애인분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복지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병원이나 집안에서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는 신장장애인 분들이 많으실 거예요. 조금만 용기 내셔서 저희의 문을 두드려주시면 같은 아픔을 갖고 계신 분들과 좋은 친구도 되실 수 있구요. 신장장애에 대해 다양한 정보들도 얻고 무엇보다 웃음을 가져가실 수 있는 곳이 될 거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혹시나 라디오를 듣고 계시는 분들 중에 신장 장애인 당사자나 가족분들이 계시면 언제든지 저희 센터로 문의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박혜진> 이 시간 신장장애인에 대해서 우리가 조금은 더 알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고은정>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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