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유권자가 코로나19로 비닐장갑을 착용한 채 투표하고 있다. (사진=고상현 기자)
"코로나19로 마스크와 비닐장갑을 착용하고 투표하느라 불편함도 있었지만, 첫 투표라서 그런지 색다른 느낌이었다."
10일 제주도의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주시 연동 사전투표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투표를 마친 김석한(20)씨는 취재진에게 이렇게 말했다.
김 씨는 코로나19로 발열체크 등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평소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한 후보에게 투표했다"며 뿌듯해했다.
코로나19가 제21대 국회의원 사전투표장의 풍경도 바꿨다.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투표장에 들어섰다.
이전 투표까지는 곧바로 신분 확인에 들어간 뒤 투표했다면, 이날 제주시 연동 사전투표장에서는 입구에서부터 발열체크와 손 소독 등의 절차가 추가됐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온 유권자에게는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가 티슈(화장용 화장지)를 제공했다. 유권자가 마스크 대신 티슈로 입을 가린 채 투표하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투표장에서 유권자들은 앞 사람과 1m 간격을 유지한 채 이동했고, 저마다 손에는 선관위 관계자가 나눠준 비닐장갑을 착용하고 있었다.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가 유권자들에게 발열체크를 하고 있다. (사진=고상현 기자)
코로나19로 번거로움이 커졌지만, 투표장으로 향하는 시민의 발길은 계속됐다. 발열체크로 의원회관 바깥까지 줄이 길게 늘어섰지만, 시민들은 질서 있게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익명을 요구한 신모(80) 할아버지는 "코로나19로 걱정이 많았지만, (투표는) 국민의 권리이고 의무이니깐 투표하러 왔다"고 말했다.
제주시 연동에 사는 고인생(81) 할머니는 "나이가 적든 많든 간에 국민을 대표해 일할 일꾼을 뽑아야 한다. 수고스럽더라도 모두 투표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전투표는 전국 유권자를 하나의 명부로 전산화해서 관리하는 '통합선거인명부'에 의해 투표하는 것으로 전국에 설치된 사전투표소 어디에서나 투표할 수 있다.
도내 사전투표장은 제주시 26곳, 서귀포시 17곳의 주민센터와 읍‧면사무소 등 43곳에 마련됐다. 11일까지 사전투표가 진행된다.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민등록증, 여권 등 신분을 가지고 가야 투표가 가능하다.
선거 당일인 15일에는 선거인명부 작성기준일 현재 주민등록지 또는 국내 거소 신고지에 따라 지정된 투표소에서만 투표해야 한다.
제주시 연동 사전투표장. (사진=고상현 기자)
10일 오후 2시 현재 제주지역 사전투표율은 7.2%(3만9982명)이다. 유권자 수는 모두 55만4956명이다.
이는 지난 20대 총선 사전투표 첫날 같은 시간대(오전 6시~오후 2시) 투표율(3.21%‧1만6074명)보다 갑절 이상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투표일에 앞서 분산해 투표소를 찾는 유권자들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