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간선급행버스체계 BRT 공사 올스톱 왜

제주 간선급행버스체계 BRT 공사 올스톱 왜

동광로 구간 공사 전면 보류…전체 BRT 공사 기약없이 연기
제주도, 5월 개통한 서광로 구간 불편사항 개선후 공사 재개
제주도의회 안팎서 지방선거 의식한 연기 지적

27일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서광로 구간 점검에 나선 오영훈 제주지사. 제주도 27일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서광로 구간 점검에 나선 오영훈 제주지사. 제주도 
양문형 버스 도입과 섬식 정류장 설치가 핵심인 제주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구축이 전면 보류됐다.

제주도는 이미 설치된 서광로 구간의 도민 불편사항을 개선한 뒤 동광로 구간 공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했지만 도의회 안팎에선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도는 27일 도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올해 9월 시작해 연말 완공 예정이던 제주시 광양사거리부터 국립제주박물관까지 동광로 2.1㎞ 구간의 BRT 공사를 전면 보류한다"고 밝혔다.

BRT는 섬식정류장 설치와 양문형 버스 도입이 핵심이다. 양방향으로 운행하는 버스가 도로 중앙에 위치한 하나의 정류장을 이용하는 섬식정류장은 버스중앙차로제 시행에 필요한 시설이고 양방향의 버스가 하나의 정류장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양문형 버스 도입도 필수다.

앞서 오영훈 제주지사도 이날 제주시 광양사거리 일대를 방문해 "제주형 BRT 고급화 사업이 도민 안전이나 불편을 대가로 이뤄져선 안된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도민 불편사항을 해소해 나가는 것이 우선이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지난 5월 개통한 광양사거리에서 신제주입구 교차로까지 서광로 3.1㎞ BRT 구간에 대한 도민 불편사항을 해소한 뒤 동광로 공사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다.

서광로 구간의 가장 큰 문제로는 광양사거리와 오라오거리의 경우 버스가 우회전을 위해 급격하게 1차로에서 4차로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교통 체증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제주도는 "교통 전문가들이 광양사거리 일대에서 버스와 일반 차량이 원활하게 소통하도록 차로 운영을 개선하고 신호체계도 보완할 것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제주도는 이를 위해 "버스 전용 우회전 차로를 설치하거나 가로수 이식 등의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광로 구간의 도민 불편사항을 언제까지 개선할지와 동광로 구간 공사를 언제 시작할지에 대해 제주도는 "시점을 특정하지 않고 서광로 구간의 개선사항을 지켜본 뒤 다음 단계를 고민하겠다"며 사실상 무기한 연기 방침을 전했다.

버스 우회전 전용차로 설치와 가로수 이식 등의 공사가 시점을 특정하지 못할 만큼 길어지는 사업이 아닌데도 변경된 공사 계획을 공개하지 않는 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특히 제주도는 서광로 BRT 구간의 대중교통 속도가 42% 향상(10.8→15.4㎞/h)되고, 일반차량 속도도 47% 개선(12.6→18.5㎞/h)되는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해 왔는데 갑작스레 공사 중단을 발표한 것도 의문이다.

이 때문에 제주도의회에선 지방선거를 의식해 BRT 공사를 미룬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도의회 김황국 의원(제주시 용담1.2동)은 지난 20일 행정사무감사에서 "오영훈 지사의 임기 중에는 동광로 공사를 안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결국 BRT는 서광로 구간만 개통한 채 동광로(2.1㎞)와 도령로(2.1㎞), 노형로(3.3㎞) 등 나머지 구간의 공사는 기약없이 미뤄지게 됐다.

당초 제주도는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총 318억 원을 들여 BRT 고급화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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