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리딩 사기 콜센터 조직원들 검거 모습. 제주경찰청 제공투자자 수십 명을 울린 사기 조직들이 경찰의 끈질긴 수사로 일망타진됐다.
제주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통신사기 피해환급법 위반 등의 혐의로 '투자리딩 사기사건' 4개 조직 각 총책과 조직원 등 25명을 검거하고 이 중 20명을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투자리딩 사기는 전자화폐와 주식 투자를 빌미로 돈을 가로채는 범행을 뜻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 방에 투자자를 모집한 뒤 투자금을 가로채면 방을 폭파하는 식으로 계속해서 범행했다. 단체 방 유지 기간은 최소 1개월부터 3개월 사이로 나타났다.
'본사'는 대포통장과 대포폰, 가짜 거래소 홈페이지를 제작해 각 지사에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번에 검거된 조직들은 '지사' 역할을 하는 콜센터로 실질적으로 범행을 수행했다.
이들 조직은 재작년 6월부터 올해 4월 사이 인천광역시 오피스텔 등지에 사무실을 차려 놓고 전화나 SNS를 통해 모집한 불특정 다수에게 코인 투자를 빌미로 돈을 가로챈 혐의다.
범행은 조직적이었다. 콜센터마다 범행을 지휘하는 '총책', 각종 정보를 나눠주고 조직원에게 범행수법을 교육하는 '팀장', 직접 피해자에게 범행을 실행하는 '상담원'으로 역할을 나눴다.
압수된 노트북과 대포폰. 제주경찰청 제공피해자들에게 투자회사 팀장 또는 증권회사 직원을 사칭해 상장 예정인 코인을 구매하면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하거나, 자신을 대신해 코인을 사면 높은 가격에 사겠다고 속였다.
이들 말을 처음에는 믿지 못하는 피해자들에게 소액 투자를 유도해 "50% 이상 수익이 났다"며 실제로 수익금을 지급했다. 이후 더욱 큰 금액 투자를 하도록 한 뒤 돈을 가로챘다.
이들 4개 조직이 벌인 사기 피해자만 모두 48명에 피해금액은 7억 원 상당이다. 이들 조직이 가로챈 돈을 유흥비와 생활비로 탕진한 탓에, 압수수색을 통해 회수한 피해금액은 없다.
앞서 경찰은 투자리딩 사기 조직 대포폰에 사용되는 불법 유심칩을 판매한 일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번 사건을 인지하고 4개 조직을 일망타진했다. 끈질기고 집요한 수사의 결과다.
경찰은 투자리딩 사기 '본사'격인 상선을 추적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강정효 강력범죄수사대장은 "최근 전화나 SNS로 연락해 투자를 빌미로 돈을 가로채는 투자리딩 사기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피해가 없도록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