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혜정 교사 "문해력 향상, 말과 책 흥미 느끼는 게 제일 중요"

공혜정 교사 "문해력 향상, 말과 책 흥미 느끼는 게 제일 중요"

핵심요약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0~17:30)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공혜정 교사

[시사매거진제주=공혜정 교사]
"초등 1,2학년 문해력&글쓰기 교실 초등교사 부부 집필"
"국어, 과학, 사회 등 교과과정 단어 설명시간 길어져 문해력 부족"
"가정에서 함께 할 수 있는 문해력 향상 프로그램 책에 담아"
"디지털 독서보다 종이책 우선시 온전히 글에 집중할 수 있어"
"학년별 필독 도서 목록 얽매이기보다 아이 관심분야 책 선택해야"
"글쓰기는 짧고 쉬운 글부터 놀이처럼 즐겁게 말하고 글로 옮기도록"
"멀티미디어나 AI디지털교과서 종이교과서와 병행 추천"
"사교육은 내 아이 특성에 맞는 걸 골라서 시켜야 효과적"
"초등학교와 학부모 좋은 연결 다리 역할, 교육 책 계속 저술 할 것"

공혜정 교사공혜정 교사
◇박혜진>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문해력이라고 하죠. 요즘 문해력은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직장생활에서나 또 일상생활에서도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를 상당히 우려하고 있는데 최근 아이들의 문해력 향상을 위해서 책을 쓴 초등학교 부부 교사가 있습니다. 바로 공혜정, 신재현 교사인데요. 공혜정 선생님과 얘기 나눠봅니다. 어떻게 책을 쓰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공혜정> 아이들 문해력 저하에 대해 우려하시는 초등 1~2학년 아이를 가진 학부모님들께 도움이 될 만한 책이 필요해서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에서 저학년 담임교사를 많이 했고 남편은 초등교사이면서 아동문학을 전공했어요. 
 
학부모들께 학교에서 진행되는 문해력 수업들을 알려드리고 이와 연계해서 가정에서도 함께하면 좋을 법한 문해력 실천법과 글쓰기 활동들을 소개해드리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쓰게 되었습니다.
 
◇박혜진> 학교 현장에서 요즘 아이들의 문해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실제로 느끼시나요? 
 
◆공혜정> 일단은 수업 진행을 할 때 말과 글로만 설명하면 한 번에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부가적인 시각 자료를 제공해야만 이해하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만들기 할 때 영상으로 제작과정을 보여준다거나, 카메라로 제 시범을 비춰준다거나 하는 식으로요. 
 
단어 설명에 시간이 오래 걸려요. 예를 들어 사회 시간에 고장, 문화, 지형, 유산 등과 같은 이런 단어가 나왔을 때 이 단어의 뜻을 다 설명하고 시작해야 되니까 수업 진행이 매우 더뎌집니다. 
 
국어시간은 말할 것도 없고 과학 시간, 체육 시간 다 마찬가지에요. 수업시간에 하는 활동 중 상당수가 글을 읽고 말로 표현하고 글로 정리하는 형태가 많이 있을 수밖에 없고 그게 주된 학습활동인데요.
 
기본적으로 텍스트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보니 이러한 부분이 전반적인 학습저하로 이어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박혜진> 요즘 학생들이 문해력이 부족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공혜정> 아무래도 스마트폰과 미디어의 영향이 크다고 봅니다. 영상과 가까워지면서 문자와는 멀어지다 보니 텍스트를 통해 정보를 습득하는 게 익숙지 않은 것이지요. 
 
언어로 된 정보는 일단 그 내용을 이해하려면 한번 생각을 해야 하지만 영상 정보는 눈으로 바로 보여주기 때문에 아주 쉽고 직관적이잖아요. 어떠한 현상을 바로바로 이해하기에는 굉장히 편하고 좋지만 그만큼 무언가를 깊이 있게 생각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도 사실이에요.
 
요즘 정보 홍수의 시대잖아요. 자료가 워낙 방대하다보니 깊이 있게 들여다보질 않고 쓱쓱 스크롤하면서 지나가게 되는거죠. 특히 디지털 기기는 다양한 알림이나 광고가 많이 뜨기 때문에 더 산만해지는 요소가 많아요. 그러한 여러 가지 요건들이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문해력 저하로 이어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박혜진> 문해력 향상을 위해서는 어떤 부분이 도움이 될까요?
 
◆공혜정> 무조건 일단 책입니다. 특히 종이책이요. 디지털 독서보다 종이책 독서를 통해 디지털 알림이나 광고 등으로 집중력 뺏기는 일 없이 온전한 몰입을 할 수 있게 해주셔야 해요. 그 과정에서 재미를 느껴야 합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이 재미있는 거라는 걸 깨달아야 해요. 그래야 아이들이 책을 가까이 하기 시작하고 제대로 읽기 시작합니다. 
 
말과 책이 재미있다고 느끼게 하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이와 연결해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육아 인플루언서가 추천하는 학년별 필독 도서나 추천도서목록에 너무 얽매이기보다는 아이가 현재 관심있어하는 것, 아이의 흥미와 개인 취향에 초점을 맞추어서 책을 고르고 읽을 수 있게 해주세요.
 
그래야 재미를 느낄 수 있거든요. 서점과 도서관 나들이를 자주 가셔서 본인이 좋아하는 책을 직접 고르는 경험을 많이 해주세요. 
공혜정 교사공혜정 교사
◇박혜진> 이번에 쓰신 '초등 1, 2학년 문해력 & 글쓰기 교실'은 얼마나 준비하셨습니까?
 
◆공혜정> 2년 정도 준비했습니다. 작년에 2022 개정교육과정이 처음 도입되면서 1, 2학년 교과서가 바뀌었거든요. 그 바뀐 내용을 살피며 책을 썼습니다. 이전 교육과정에 비해 2022 개정교육과정이 바뀐 부분이 많아서 그런 부분까지 세세하게 살피면서 썼습니다.
 
◇박혜진> 책 구성도 소개해 주시죠.
 
◆공혜정> 우선 문해력이 뭔지, 문해력이 왜 중요하고, 특히 앞으로는 어떠한 문해력이 중요해질 것인지를 설명해서 학부모님들이 막연하게 걱정하시는 문해력의 정확한 개념을 짚어드렸구요. 
 
1, 2학년 교육과정, 특히 국어 교육과정에서 다루고 있는 학교 내 문해력 수업들을 세세하게 안내했습니다. 사실 학교에서 아이들이 국어시간에 상당히 많은 것들을 배우거든요. 시간표 중에 국어 시간의 수업 시수가 가장 많아요.
 
학교에서 하는 학습 상당부분을 국어가 차지한다고 볼 수 있거든요. 이 시간에 구체적으로 어떤 걸 배우는지 자세히 알려드렸어요. 그리고 이와 연결해서 가정에서 이 시기에 같이 하면 좋은 문해력 향상 활동들을 1학기, 여름방학, 2학기, 겨울방학 이렇게 시기별로 나누어서 추천해드렸어요. 
 
문해력 향상을 위한 글쓰기 활동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도 시기별로 같이 소개했고, 집에서 직접 글쓰기 활동을 바로 하실 수 있게 워크북도 제작해서 넣었습니다. QR코드 찍어서 나오는 워크북을 프린트해서 바로 아이와 쓸 수 있게 만들었어요. 
 
마지막으로 문해력 관련, 학부모님들께 자주 받는 질문에 대한 Q&A를 적었습니다. 학습만화는 읽혀도 되는건지, 한자 학습지를 따로 해야 하냐, 문해력이 좋은지 나쁜지 어떻게 집에서 알 수 있는건지, 학교에서 문해력 관련된 평가는 어떻게 하는지 등등 평소 궁금해하시는 부분들을 속 시원하게 알려드렸습니다.
 
◇박혜진> 요즘 학생들이 문해력 뿐만 아니라 글쓰기도 상당히 힘들어 하는 것 같은데 글을 조금 더 쉽게 쓸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공혜정> 짧고 쉬운 글부터 부담없이 시작할 수 있게 해주세요. 글을 쓰기 전에 놀이처럼 접근해서 즐겁게 말하게 하고 이를 글로 옮기게 하면 됩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재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거나 관련 책을 읽은 뒤에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내용들을 편하게 말할 때, 바로 그 때 그 말들을 글로 옮겨 적어보게 하는 거죠.
 
그리고 아이가 쓴 글을 너무 평가하려고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함께 나누면서 공유하는 과정을 함께하면 아주 좋은 효과가 있을 겁니다. 
 
◇박혜진> 요즘 AI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될 정도로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교육자료들이 상당히 많이 나왔는데요. 학생들에게 어느정도 허용해야 할지, 또 교육적으로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조언해 주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공혜정> 일단 AI디지털교과서를 현재 어디까지 활용하면 좋을까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종이교과서와 병행하면서 하시는 걸 추천드려요. 종이교과서로 충분히 내용을 습득하고 잘 이해 안 되는 부분을 고민해본 다음에 AI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한다거나 영상자료를 이용하도록 순서를 잡아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종이교과서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디지털교과서로 평가 문제를 풀어본 뒤 AI교사의 피드백을 받아보는 기능을 활용하게 되면 괜찮은 효과가 있을 걸로 보여요. 다만 그 피드백이 100% 완벽한 것은 아니거든요. 
 
활용하면서 이 결과를 받아들이는게 맞는 건지 확인하는 작업은 필요합니다. 학교에서 AI 디지털교과서로 수업을 받고 있다면 집에서도 접속해서 아이가 어떤 공부를 했는지 살펴볼 수 있을 거예요. 함께 보면서 부족했던 부분은 집에서 같이 복습해보는 방향으로도 활용해 보세요. 
 
그밖에 멀티미디어 활용 자료들은 좋은 자료들을 선별해서 잘 활용한다면 아이들이 쉽게 이해 안 되던 것들도 이해할 수 있고 학습에 긍정적인 도움을 주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요. 요즘 양질의 콘텐츠들이 굉장히 많이 개발되고 있거든요. 
 
교육의 목적으로 좋은 콘텐츠를 선별해서 활용하는 능력이 아주 중요해진 것 같아요. 아이들도 본인 스스로 좋은 콘텐츠와 그렇지 못한 콘텐츠를 구별하는 분별력을 기르는 능력이 정말 필요해졌어요. 
 
미디어에 무분별하게 노출되기 쉬운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 정보를 걸러낼 줄 알아야 하는 거죠. 그렇게 멀티미디어의 좋은 점은 가져가고 주의할 점은 잘 살펴보면서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박혜진> 요즘 학교현장에서 학생들을 만나면서 여러 고민들도 하실 것 같습니다. 
 
◆공혜정> 저는 우리가 사는 사회가 변화하면서 생겨나는 고민들이 곧 교육적 고민으로 연결이 돼요. 요즘은 AI시대라고 하잖아요. 앞으로 사회에 나갈 우리 아이들이 맞닥뜨리게 될 AI시대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하게 됩니다. 
 
AI를 자칫 잘못 사용하면 굉장히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이 경고하잖아요. 어른들에게도 위험한데 아이들은 더 하겠죠. 학교에서 우리 학생들에게 AI를 어떻게 받아들이게 할지 고민해보고 아이들과 함께 생각해보곤 해요. 이러한 고민들을 쭉 풀어서 올 하반기 즈음 AI 시대에 필요한 초등교육에 대한 책이 나옵니다. 이 책도 지금 남편과 함께 집필 중에 있어요. 
 공혜정 교사공혜정 교사
◇박혜진> 선생님께서도 자녀를 키우는 워킹맘이시잖아요. 사교육 의존하지 않고 자녀를 키우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녀를 키우는 분들에게 조언해 주신다면요.
 
◆공혜정>"사교육에 끌려가지 말고 사교육을 잘 이용해 먹자!"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요즘 같은 시대에 나만 안 하면 불안하니까 시킨다'는 분들 많으신데 그럴 필요가 없어요. 그런 마음으로 시키는 사교육은 별 효과도 없습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다 다르고 능력을 발휘하는 부분도 다 달라요. 공통적으로 배워야 할 것들은 학교에서만 배워도 충분해요. 사교육을 하고 싶다면 내 아이의 특성에 맞는 걸 쏙쏙 골라서 시켜주세요. 그래야 아이 특성에 맞게 돈도 아깝지 않게 잘 이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희 집 같은 경우는 초등 저학년 시기에 학습적인 사교육은 거의 안 시켰어요. 아이들이 관심 있어 하는 악기연주, 운동 이런 것들만 조금씩 해봤었고 절대 강요 안하고요. 흥미 없어지면 바로 그만두고요. 아이의 흥미와 관심이 우선입니다.
 
아이들이 사교육 스케줄 빡빡하게 안 받고 집에서나 혹은 돌봄교실에서 뒹굴고 놀고 있으면 방치된 것 같다고 느끼시는 분들 계시던데 아니에요. 오히려 그 널널한 시간 속에서 스스로 나는 어떤 사람인지 앞으로 어떤 것을 하고 싶은지, 어떤 것을 할 때 재미를 느끼는지 생각도 해보게 되고 그러면서 진로고민, 자아성찰, 메타인지가 다 이루어져요. 
 
◇박혜진>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요.
 
◆공혜정> 초등학교와 학부모님들 사이의 좋은 연결 다리가 되는 게 제 역할인 것 같아요. 학부모님들께서 궁금해하시는 교육 관련 책을 계속 쓸 예정이에요.
 
또 강연장에서 학부모님들 만나서 필요한 얘기도 많이 해드리고 학부모님들 고민이나 질문에 대해 성심성의껏 답변도 해드리고 더 좋은 방안을 계속 고민하는 초등교사이자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추천기사

스페셜 그룹

제주 많이본 뉴스

중앙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