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삼 장애인오케스트라 '핫빛' 지휘자◇박혜진> 장애인오케스트라 '핫빛'의 김형삼 지휘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핫빛 오케스트라가 전국 최초로 교육청이 운영하는 장애인 오케스트라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까?
◆김형삼> 핫빛 오케스트라는 공공 분야 장애인 오케스트라 중에 전국 최초로 교육감이 직접 고용하고 직접 운영하는 단체입니다. 장애인들이 전문 연주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 연습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서 장애인들이 음악 분야에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오케스트라는 장애 이해 교육과 문화 예술 공연을 진행하면서 학교나 학생, 학부모, 교직원, 지역 주민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박혜진> 현재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는 단원은 몇 명인가요?
◆김형삼> 작년에 창단할 때는 6명이었습니다. 지금은 3명 추가모집 해서 9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악기는 바이올린 3명, 첼로, 플루트, 클라리넷, 피아노, 타악기 이렇게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박혜진> 아직은 단원 숫자가 많지 않다 보니 오케스트라보다는 앙상블 느낌이군요.
◆김형삼> 그렇죠. 근데 현재는 9명이지만 매해 추가 모집해서 한 30여 명이 되는 오케스트라로 만들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박혜진> 오케스트라에서 단원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합니까?
◆김형삼> 공개채용을 하고 있고요. 1차로 서류전형과 자유곡 전공 실기 심사를 하고 있고요. 2차로 면접 심사를 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연습은 보통 어떻게 이뤄지나요?
◆김형삼> 일단은 매일 출근을 하고 있고요. 공휴일 제외하고 12시 30분 출근해서 1시부터 파트 연습과 합주도 하고 휴식후 단원들 직장 적응 훈련 수업이라는 게 있습니다. 특수교사 선생님께서 수업하시고 그 후 개인 연습도 하면서 오후 6시에 퇴근하게끔 돼 있습니다.
◇박혜진> 지휘자님은 핫빛오케스트라 지휘를 맡으신 지 얼마나 되셨습니까?
◆김형삼> 저는 작년 창단할 때부터 같이 참여했는데 지휘는 작년 9월부터 맡게 됐습니다.
◇박혜진> 장애인 오케스트라와 일반 오케스트라를 지휘할 때 다른 점들이 있는지요?
◆김형삼> 장애인 오케스트라에 대해서 많이들 궁금해 하는 부분인데요.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특별한 차이점은 없습니다. 단원들의 기량과 합주 능력은 생각보다 높습니다. 다만 장애 유형과 특성을 고려해 개개인에 대한 적합한 지도를 한다는 게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량이 굉장히 좋고요. 일반 오케스트라는 연습 중 디테일을 위해서 반복하다 보면 힘들어 하는 부분도 있는데 장애인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굉장히 잘 적응하고 열심히 합니다. 단원들이 장애인이긴 하지만 대부분 음악대학과 대학원 졸업생도 있기 때문에 연주 기량은 높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김형삼 장애인오케스트라 '핫빛' 지휘자◇박혜진> 핫빛 오케스트라만의 특징이라고 한다면요?
◆김형삼> 보통 장애인 오케스트라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 도와가면서 합동으로 하는 연주가 대부분이거든요.
그런데 핫빛 오케스트라는 순수하게 장애인만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이고 개인적으로나 앙상블적으로 상당한 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단원 모두가 장애이해 교육 전문 강사이자 예술가이기도 하고요.
◇박혜진> 그동안 활동하면서 인상적이었던 무대나 순간을 꼽으신다면요?
◆김형삼> 여러 학교를 방문하면서 매번 인상적이긴 한데 올해 처음으로 유치원에서도 신청이 들어와 유치원에도 가게 됐습니다. 유치원에 갔을 때 과연 어느 정도 소통이 될까라는 생각도 하고 기대 반 우려 반 하면서 갔는데요.
순수한 어린 친구들이 저희의 연주를 대하는 행동들을 보면서 많이 놀랐습니다. 실은 처음엔 흥미가 없는 듯 했는데 연주를 하면 할수록 열광하고 나중에는 앉아 있다가 모두 서서 춤을 추면서 노래를 같이 따라 부르더라구요.
원장 선생님과 함께하는 선생님, 유치원생들이 함께 춤추면서 노래 부르고 박수치면서 호응하는데 정말 축제장이 됐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단원들도 굉장히 뿌듯하고 자신감도 있고 보람도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저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박혜진>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활동 만족도는 어떤가요?
◆김형삼> 단원들은 연주를 즐기는 것 같습니다. 만족도도 엄청 높고요. 말로 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연주할수록 자신감과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평상시 출근 시간이 정해졌는데도 조금 더 일찍 오면 안 되냐. 또는 일부러 지휘자인 제가 있는 곳에 와서 연주하는 것이 너무 좋아요라고 이런 말을 계속 하거든요.
자신의 기량을 향상하면서 스스로도 발전하는 걸 느끼니까 큰 보람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박혜진> 그런 단원들과 함께 음악 활동을 하는 지휘자 입장에서도 굉장히 행복하시죠?
◆김형삼> 엄청 행복하죠. 저도 굉장히 행복하고 그래서 저는 어떻게 하면 좀 더 단원들에게 더 좋은 음악을 준비하고 어떻게 더 좋은 연주를 만들까 고민하면서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핫빛 오케스트라 단원을 충원하려고 했지만 인력풀이 많지 않아서 응시생이 많지 않아 충원이 어렵다고 하는데 사실인가요?
◆김형삼> 맞습니다. 제주 내에서는 아무래도 장애인이 악기를 연주하는 인원이 많이 부족하고요. 모집 부문에 대해서 장애 유형에 대한 제한이 없습니다.
현재는 인적 자원이 부족해서 타지역에서도 들어올 수 있게 제주도 내에서 1년이상 거주하면 응시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아직 홍보가 잘 되어 있지 않아서 추후에 잘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핫빛 오케스트라의 활성화를 위해서 어떤 노력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김형삼> 제가 5가지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첫째가 접근성 향상. 장애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연장과 연습 공간을 마련해야 합니다. 물리적 접근성뿐만 아니라 정보 접근성도 중요하기 때문이고요.
두 번째가 전문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장애인을 위한 음악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전문 강사를 초빙해서 지속적인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를 통해서 음악적 기술을 향상시킬 수 있게 하는 게 전문 교육 프로그램이고요.
세 번째는 사회적 인식 개선인데요. 장애인 오케스트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 캠페인도 진행하고 이를 통해서 일반 대중의 장애인 음악가들의 재능을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네 번째는 후원 및 지원인데요. 정부, 민간 기업의 후원을 통해서 재정적 지원을 확보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이를 통해 악기를 구입하고 연습 공간도 임대하고 공연 비용 등을 충당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공연 기회의 확대인데요. 장애인 오케스트라가 다양한 무대에서 공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역 축제나 문화행사 등에서 공연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그들의 음악을 알릴 수 있어야 한다라고 생각합니다.
김형삼 장애인오케스트라 '핫빛' 지휘자 ◇박혜진> 앞으로 갖고 있는 계획은요?
◆김형삼> 일단 저희 오케스트라의 편성이 아직은 작기 때문에 추가 모집을 해서 한 30여 명의 오케스트라가 빨리 이루어졌으면 좋겠고요. 도내외의 초청 공연이나 합동 공연 같은 것을 통해서 활동을 광범위하게 하고 싶은 게 우리 단원들의 마음이자 지휘자인 저의 마음입니다.
◇박혜진> 지휘자님이 장애인오케스트라 '핫빛'과 함께 도전하고 싶은 일들이 있다면요?
◆김형삼> 도전이라기보다는 작년에 비해 올해 일정이 많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작년에도 한 번도 안 가본 길을 이렇게 시작했는데 올해는 그걸 실질적으로 펼쳐놨거든요. 기대도 있지만 걱정도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 계획된 모든 연주가 차질 없이 잘 연주가 되고 마무리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