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서광로 구간에 설치된 섬식정류장. 이인 기자 양방향으로 운행하는 버스가 도로 가운데 하나의 정류장을 이용하는 제주형 간선급행버스 체계(BRT)가 본격 가동된다.
제주도는 국내 최초로 '섬식정류장'이 설치된 제주시 서광로 구간이 다음달 9일 오전 6시에 개통한다고 29일 밝혔다.
개통 구간은 신제주 입구 교차로와 광양사거리를 오가는 3.1㎞로, 이 구간에만 섬식정류장 6곳이 조성되고 교차로 7곳이 개선됐다.
섬식정류장은 양방향으로 운행하는 버스가 도로 중앙에 위치한 하나의 정류장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제주형 간선급행버스체계 고급화사업'의 일환이다.
제주시청부터 아라초 사거리까지의 중앙로 구간은 도로 중앙에 2개의 정류장을 둔 '상대식 정류장'이 설치된 반면 이번에 개통하는 서광로 구간은 섬식정류장으로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제주시 서광로 구간에 설치된 섬식정류장. 이인 기자 섬식정류장에는 양문형 버스가 투입돼 이용객들은 버스 왼쪽으로 타고 내린다.
하나의 정류장을 양방향 버스가 함께 이용하기 때문에 상대식 정류장과 달리 인도폭 축소와 가로수 이식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제주도는 실제로 섬식정류장의 인도폭 잠식은 171㎡에 불과해 상대식 정류장 3272㎡보다 95%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제주도는 또 섬식정류장 길이는 1곳당 평균 78m로 상대식 정류장 130m보다 40% 짧아 95억이던 공사비도 75억원으로 22% 줄였고 공사기간도 8개월에서 6개월로 25% 단축했다고 밝혔다.
섬식정류장은 이와 함께 대기장소인 밀폐형 공간과 승·하차 장소인 개방형 공간으로 구성됐고 냉난방기와 온열의자, 충전시설, 버스정보 안내기, 영상 모니터,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무인경비시스템 등 첨단 편의시설이 갖춰졌다.
섬식정류장이 설치된 서광로 BRT 구간은 상대식 정류장이 있는 중앙로 BRT와 달리 유턴 가능한 교차로도 운영된다.
7개 교차로 중 한국병원 사거리와 도남입구 삼거리를 제외한 5곳에서 유턴을 허용하게 된다.
제주시 서광로 구간에 설치된 섬식정류장. 이인 기자 서광로 구간은 중앙버스전용차로 구간으로 1차선은 노선버스와 전세버스, 긴급자동차, 택시, 휠체어 탑승설비 장착 차량, 35인승 이상 통근버스만 이용할 수 있다.
승용차는 2, 3차로를 이용하고 교차로 가까이에선 2차로의 경우 좌회전 및 유턴차량이, 3차로는 직진 차량이, 4차로는 직진·우회전 차량이 각각 통행 가능하다.
주행 혼란 방지를 위해 차선 도색작업은 개통 직전인 5월 7일과 8일에 이뤄지고 도로의 구조시설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차로간 폭 3m가 유지된다.
섬식정류장을 운행하는 버스는 300번대, 400번대 22개 노선이고 시외를 운행하는 100번대(급행), 200번대 버스와 도심급행버스(301번)는 기존 가로변 정류장을 이용한다.
서광로 구간 17개 가로변 정류장 중 광양사거리와 홍랑로입구, 남서광마을, 용천마을, 남서광마을입구, 한국병원, 명신마을, 오라3동 등 9곳은 폐지돼 인도로 정비되고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과 제주버스터미널, 동산교, 오라오거리 정류장 등 8곳은 유지돼 급행버스와 시외버스가 정차한다.
제주도는 도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통일부터 섬식정류장과 기존 가로변 정류장에 현장 안내원 54명을 배치하기로 했다.
김태완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자치경찰단과 도로교통공단 등과 협조체계를 구축해 교통혼잡과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한편 개통 후에는 신호체계 등 문제점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