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제주공항 4·3 유해 발굴 모습. 제주CBS 제주 4·3 당시 행방불명된 2명의 신원이 유전자 감식을 통해 새롭게 확인됐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2024년 유해발굴 유전자감식 사업을 통해 제주4·3 행방불명인 2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에 확인된 사례는 2007년과 2008년에 제주공항 부지에서 발굴된 유해로, 예비검속 피해자인 김희숙(당시 29세, 남)씨와 9연대 군인이었던 강정호(당시 22세, 남)씨다.
한림면 저지리 출신 김희숙씨는 1950년 6‧25전쟁 발발 후 예비검속돼 섯알오름에서 희생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산면 오조리 출신 강정호씨는 1948년 제주 출신 9연대 군인들이 희생될 당시 행방불명됐다.
9연대는 4·3 당시 중산간지역에서 초토화작전을 주도한 부대로, 1948년 제주 출신 군인들이 양민을 상대로 한 부당한 작전을 거부해 탈영했다가 붙잡혔다는 기록이 있다.
다만 강씨가 당시 탈영병 중 한명이었는지, 제주 출신이라는 이유로 무장대로 오인받아 희생당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제주도는 설명했다.
2명의 신원은 유가족들이 적극적으로 유전자 검사에 참여하면서 확인됐다. 김희숙씨는 손자의 채혈이, 강정호씨는 조카의 채혈이 신원 확인의 결정적 단서가 됐다.
유해발굴은 지난 2006년 제주시 화북동 화북천(11구)을 시작으로 도내 곳곳에서 진행됐다.
2007년~2009년 제주공항(388구), 2010~2021년 표선면 가시리 외 8곳(12구), 2023년 안덕면 동광리(2구), 2024년 애월읍 봉성리(4구) 등에서 모두 417구의 유해가 발굴됐다.
이 가운데 대전 골령골과 광주형무소 옛터에서 발굴된 4·3 유해 2명이 포함됐다.
대전 골령골 발굴 유해는 2023년에, 광주형무소 옛터 발굴 유해는 2024년에 각각 신원이 확인됐고 이들 도외 발굴 유해 2명을 비롯해 모두 147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희생자들의 신원을 찾기 위해 올해도 유해발굴과 유전자 감식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또 대전 골령골 학살터와 경산 코발트광산, 전주 황방산일대에 암매장된 유해 가운데 4‧3 수형인들도 포함됐을 것으로 판단하고, 감식과 대조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에 신원이 확인된 2명에 대해서는 오는 24일 오후 2시 제주4‧3평화공원 내 4‧3평화교육센터 대강당에서 결과보고회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