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자료사진. 제주CBS◇박혜진>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전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현안들을 분석하는 이인의 특별한 제주이야기, 오늘(13일) 119번째 시간에는 '꿀벌 실종 가속화' 문제를 다룬다구요?
◆이인> 오늘(13일) 제주도가 2024년 기준 가축통계 조사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제주에서 꿀벌이 해마다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집중적으로 짚어보려고 합니다.
◇박혜진> 지난해 꿀벌의 개체 수는 어느 정도였나요?
◆이인> 2024년 제주에서 키우는 꿀벌의 벌통 수는 5만 6678개로, 2023년 6만 3142개보다 10.2% 줄었습니다. 벌통 6464개가 감소한 겁니다.
◇박혜진> 해마다 감소세가 가파르다구요?
◆이인> 2020년부터 살펴 보면요. 2020년 8만 803개였던 꿀벌의 벌통 수는 2021년 7만 8767개로 줄었구요. 2022년 7만 1927개, 2023년 6만 3142개로 감소세가 뚜렸했습니다. 6만개 대로 추락한 꿀벌의 벌통 수는 2024년에는 5만개 대 까지 떨어진 겁니다.
◇박혜진> 2020년 8만개였다가 2024년 5만개, 사라진 꿀벌의 개체 수가 실감나네요?
◆이인> 2020년 8만 개가 넘던 꿀벌의 벌통 수가 2024년에는 5만 6000개 대로 떨어져 5년 만에 32.3%나 급감했습니다. 벌통 수로 5년 만에 2만 6125개가 줄어든 겁니다.
◇박혜진> 마리 수로 계산하면 얼마나 많은 꿀벌이 사라진 건가요?
◆이인> 벌통 1개 당 꿀벌의 수는 계절마다 큰 차이를 보이는데요. 벌들이 꿀을 모으기 위해 주로 활동하는 봄철을 기준으로 하면 1통 당 1만 마리의 벌들이 있는 것으로 계산합니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2020년에는 8억 마리였던 꿀벌이 2024년에는 5억 6000만 마리로 떨어졌으니까 무려 2억 마리 넘는 꿀벌이 5년 만에 사라진 겁니다.
◇박혜진> 그렇다면 꿀벌이 사라지는 이유는 뭘까요?
◆이인> 가장 큰 원인은 기후변화로 볼 수 있습니다. 꿀벌은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졌을 때 폐사의 원인이 된다고 합니다.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은 과거에 비해 기온변화 폭이 커진데다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면 꿀벌이 추위를 이겨내려고 더 많은 날개짓을 하다 폐사로 이어진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박혜진> 그래서 겨울철 꿀벌의 폐사가 많은 거군요?
◆이인> 기후변화로 극단적인 한파가 발생하면서 겨울철에만 1억 마리 이상의 꿀벌이 폐사하는 사례가 최근 몇 년간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박혜진> 역시 기후위기가 꿀벌의 위기로 이어지는 거였군요?
◆이인> 기후위기가 가속화하면서 벌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늘어나고, 낭충봉아부패병 등 기생충에 기반한 질병의 확산도 나타나면서 꿀벌의 실종도 가속화하고 있다는 겁니다.
◇박혜진> 양봉 농가들이 사육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구요?
◆이인> 개화시기가 변화하면서 꿀 생산량이 감소하고 여왕별 가격 상승으로 생산비가 증가하면서 꿀벌 사육을 포기하는 농가도 늘었다고 제주도는 설명했습니다.
◇박혜진> 꿀벌의 감소는 과수 농가에 악영향을 미치죠?
◆이인> 과실 나무의 경우 꿀벌이 꿀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꽃과 꽃을 오가며 수정을 해줘야 하는데요. 꿀벌의 활동이 줄어들면 수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나무의 열매가 적게 열리는 피해가 발생하게 됩니다. 꿀벌의 실종은 과수 농가의 피해 뿐만 아니라 생태계 전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습니다.
◇박혜진> 농약 과다 살포로 인한 피해는 없는 건가요?
◆이인> 일부에서는 너무 많은 농약 사용과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도 꿀벌 실종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는데요. 제주도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박혜진> 다른 가축들의 통계조사 결과도 소개해주시죠?
◆이인> 지난해 가축통계 조사에선 닭과 젖소, 한우, 돼지 등 가축 20종에 대해 마리수와 사육규모별 가구수 등이 집계됐는데요. 닭은 사육이 늘어난 반면, 한우와 돼지 사육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료사진. 노컷뉴스◇박혜진> 제주에서 닭 사육이 늘었다구요?
◆이인> 2024년 기준 닭 사육은 186만 마리로 2023년 181만 6000마리 보다 2.4% 늘었습니다. 4만 4000마리가 증가한 건데요. 계란 가격이 상승하면서 산란계를 사육하는 농가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박혜진> 젖소도 늘었다구요?
◆이인> 젖소는 4149마리로 2023년 3972마리에 비해 4.5%(177마리) 증가했는데 저지종 도입으로 프리미엄 우유가 출시되면서 유가공업체의 집유량이 늘었다고 제주도는 밝혔습니다.
◇박혜진> 반면에 한우와 돼지 사육은 줄었다는데 어느 정도인가요?
◆이인> 2024년 기준 한우 사육두수는 3만 8456마리로 2023년 3만 8978마리에 비해 1.3%(522마리) 감소했습니다. 돼지는 51만 9209마리로 2023년 54만 3540마리에 비해 2만 4331마리(4.5%) 감소했습니다. 육우도 801마리로 2023년 1076마리보다 275마리(25.6%)나 줄었습니다.
◇박혜진> 한우와 돼지 사육이 감소한 원인은 뭔가요?
◆이인> 제주도는 사료비 상승에 따른 경영비 증가와 2022년 이후 축산물 가격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습니다.
◇박혜진> 다른 가축의 사육 현황도 소개해주시죠?
◆이인> 오리의 경우 제주에선 3농가·595마리를 키우고 있구요. 염소는 44농가·3937마리, 면양은 7농가·113마리, 사슴의 경우 15농가·277마리가 각각 사육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박혜진> 가축통계 조사결과는 주요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되죠?
◆이인> 제주도는 가축 통계조사 결과를 토대로 조수입 분석과 축산정책 수립 등 축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