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마늘 농가 기자회견 모습. 전국마늘생산자협회 제공수확을 앞둔 제주 마늘에 생장 피해가 확산되고 있어 농민들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29일 전국마늘생산자협회 제주도지부에 따르면 도내 재배 마늘 농경지에서 '벌마늘'이 예년보다 많이 발생하고 있다. 벌마늘은 마늘 대 입 안쪽에 새 잎이 나는 것으로 상품성이 떨어진다.
이와 함께 습기로 인해 뿌리가 썩어 잘 자라지 않는 '무름병'도 확산하고 있다.
이는 이상 기후 여파인 것으로 농가에서는 보고 있다. 마늘 파종 이후인 지난 초겨울부터 기온이 유난히 높고 12월 중순부터 올봄까지 일교차가 크고 비가 많이 내려 맑게 갠 날이 없었다.
농가에서는 올해 마늘 생산량은 1만6천여t으로 지난해보다 4.4%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량은 줄었지만 올해 마늘 농가 계약재배 단가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1㎏에 3500원 수준이다.
전국마늘생산자협회는 이날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농사짓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 이상 기후로 농민들의 가슴은 타들어 간다. 마늘밭 가기가 두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재배면적도 줄었고 작황도 안 좋은데 가격마저 내려갈 거라는 우려가 감돌고 있다. 수확기 때 헐값에 마늘이 거래되고 국민 밥상엔 비싸게 팔릴 수 있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는 벌마늘 등 2차 생장 피해를 자연재해로 인정하고 농가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피해 마늘에 대한 전량 수매와 함께 농가 보상대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