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대 지휘자는 교회음악에 대한 철학 있어야"

"찬양대 지휘자는 교회음악에 대한 철학 있어야"

<로드인터뷰_사람꽃> 제주성내교회 한용희 집사
찬양이 말씀보다 앞서지 않아야, 과한 것 금물
지휘자는 교회 음악에 대한 공부가 우선 돼야
말씀을 기준으로 중심을 잡는 신앙인 되고파
"좋은 인격체로 향기를 내뿜는 크리스천이 되고 싶어"

■ 방송 : CBS 라디오 <로드인터뷰_사람꽃>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24년 3월 23일(토) 오후 5시 30분
■ 대담자 : 제주성내교회 한용희 집사

삶이 아름다운 크리스천을 만나는 시간, 로드인터뷰 사람꽃. 오늘은 제주성내교회 한용희 집사를 제주CBS 김영미 PD가 만나봅니다.

◆김영미> 언제부터 신앙생활 시작하셨습니까.

◇한용희> 저는 모태 신앙은 아니고요. 저희 아버지는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셨고 저희 어머니는 교회 출석을 하셨다 안 하셨다 하는 정도였는데요.

제가 5살 때, 아버지를 따라 교회 부흥회를 갔다가 찬송가를 아주 열심히 불렀던 기억이 납니다. 5살이었지만 성경 놓는 그 자리를 손으로 내리치면서 불렀던 거라 저에게 잊히지 않는 기억입니다. 그 이후로 신앙심이 생기면서 교회를 계속 다니게 됐습니다.
 
◆김영미> 신앙의 위기를 겪은 적은 없었습니까.
 
◇한용희> 교회를 떠나거나 믿음 생활을 쉬었던 적은 없었어요. 다만 제가 생각하기에 제 신앙생활의 위기는 과거 청년부 시절이었던 것 같아요.
 
목사님들이 간혹 설교 시간에 말씀하시는 신앙인과 종교인의 신앙생활에서 저는 종교인의 삶을 살았던 적이 많았습니다. 교회에서 하는 일이 많아서 주일에 안식일을 지키러 간다라기보다 맡은 일을 잘 감당하기 위해서 일을 하러 교회 갔던 시절, 그 시절이 제 신앙생활의 위기였던 것 같습니다.

신앙을 가진 크리스천으로서의 의미를 찾지 못했던 거죠. 제가 그런 경험이 있으니까 누군가 교회 일을 열심히 하는데, 지쳐 보인다면 주변의 성도나 교회가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영미> 성악을 전공했는데, 본인의 재능은 언제 알게 된 겁니까.
 
◇한용희> 어렸을 때부터 목소리가 예쁘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교회에서도 유초등부 시절부터 찬양대 활동도 꾸준히 했고요. 노래를 전공으로 생각하게 된 건 저희 어머니가 제 진로에 대해 기도하시면서 노래를 시켜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마침 교회 찬양대 지휘자로 성악을 전공했던 선생님이 오셔서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 본격적으로 성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김영미> 이후에 독일 유학도 다녀온 걸로 압니다. 힘든 외국 생활이었을 텐데, 신앙의 힘도 컸을 것 같습니다.
 
◇한용희> 힘들면 하나님을 더 붙잡게 되잖아요. 제가 독일 학교에 들어가는 과정도 참 어려웠거든요. 그리고 감사하게도 독일에서 맺은 인연들 가운데 정말 인생에 도움 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20대의 젊은 나이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작정 해외로 나갔는데요. 그 시간들을 견딜 수 있었던 건 결국 공부하러 와서 빈손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책임감, 사명감 때문이었습니다. 노래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고, 어머니가 노래를 시킨 이유도 저의 달란트로 하나님을 찬양하면서 살라는 거라서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김영미> 제주는 어떻게 오게 된 겁니까.
 
◇한용희> 제가 독일에서 3년 10개월 살았는데요. 귀소 본능이 있어서인지 한국으로 가고 싶더라고요. 그렇게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아이를 가졌어요. 그러다 보니까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이 커져서 상임단원을 뽑는 곳은 지역을 가리지 않고 오디션을 봤습니다.
 
감사하게도 제주도립예술단에서 합격을 시켜주셔서 2013년에 제주를 내려오게 됐습니다. 1년 후에 제주성내교회에 출석하게 됐습니다.
 
◆김영미> 제주도립예술단 이외에 또 어떤 활동을 하고 있습니까.
 
◇한용희> 제주에 와서 한 10년 동안 음악활동을 했지만 독일 가곡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단체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리더라이제'라는 독일예술가곡 연구 단체를 만들어서 재작년부터 1년에 한 번씩 연주를 올리고 있고요. 제주카리스합창단에서 지휘자로, 제주앙겔루스 남성합창단에서 트레이너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카리스와 앙겔루스는 대외적으로 사회적 약자들을 방문해서 연주를 하고 있습니다. 선교합창단이라 대표적으로 병원이나 요양원을 가게 되고요. 코로나 시기에는 이런 일도 현저하게 줄어들어서 아쉽습니다. 이제는 복지관을 방문해서 연주하는 준비도 하고 있습니다. 어떤 행사든 기쁜 마음으로 다니고 있습니다.
제주카리스합창단. 현용희 집사 제공. 제주카리스합창단. 현용희 집사 제공.  
◆김영미> 제주성내교회 찬양대 지휘자인데, 어떤 찬양대가 되길 소망합니까.
 
◇한용희> 저는 단체나 개인이 어떤 일을 맡았을 때. 그 소임을 부족함 없이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버페이스라고 하죠. 그걸 너무 과하게 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고 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만드신 이유가 당신께서 영광 받으시기 위함이시잖아요. 그래서 아주 베이식하게 예배를 통해서 우리한테 영광 받으시는 건데요. 그러니까 찬양대는 그 예배 순서 중에서 한 순서로 찬양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겁니다.
 
그런데 요즘 성가집이나 성가곡들을 보면 복잡한 화성도 많고 곡 안에서 변조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스윙 같은 리듬으로 우리의 흥을 돋우고 음악적인 즐거움에 취할 수 있는 곡들을 저는 조심해야 한다고 봅니다.
 
찬양대의 찬양은 목사님의 말씀보다 앞서지 않아야 한다고 봅니다. 찬양의 감동이 말씀의 감동을 넘어선다면 그건 오버페이스가 되는 거죠. 교회 안에서 음악이 아무리 중요하고 비중이 있어도 저는 하나님의 말씀 아래에 위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영미> 지금 세상이 참 어지러워요. 이럴 때일수록 우리 신앙인들이 중심을 잘 잡아야 되지 않을까 싶은데, 집사님은 어떤 생각 갖고 있습니까.
 
◇한용희> 아주 어렵지만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크리스천들에게 아주 중요한 질문을 해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이 질문을 계속 되뇌다 보니까 중심을 잡는다는 건 중심이 먼저 있어야 되는 거고, 치우치지 않는다는 말인 것 같아요.
 
신앙인으로서 치우치지 않으려면 내가 무엇을 해야 될까, 내가 말씀에 우선해서 서 있고, 말씀을 기준으로 치우치지 않으면 신앙인으로서 중심을 잡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영미> 기도제목이 있다면 나눠주시죠.
 
◇한용희> 제 평생의 기도제목이기도 한데요. 세상을 살 때 유혹거리가 참 많죠. 운전하면서 화가 날 때도 많고, 다른 사람과 부딪힐 일도 많고요. 그러다 보면 미워하는 사람도 생기겠죠.

하지만 우리가 신앙인으로서의 중심을 갖고 좋은 인격체로 성숙하게 대처한다면 향기를 내뿜는 크리스천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하루하루 인내하면서 성화되어야 한다는 것, 우리 모두의 기도 제목인 것 같고요.
 
두 번째는 가족의 건강입니다. 서울에 계신 부모님, 그리고 제가 제주에 있어서 부모님에게 일이 생기면 누님이 돌보고 있는데요. 누나와 그 가족들, 그리고 제 아내와 하나 있는 아들도 건강하고 바르게 잘 자라주길 소망합니다.
 제주앙겔루스 남성합창단. 한용희 집사 제공. 제주앙겔루스 남성합창단. 한용희 집사 제공. 
◆김영미> 이 시간을 통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한용희> 제가 오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질문과 답변은 '어떤 찬양대가 되길 원하시나요'라는 질문입니다. 찬양대의 지휘자는 교회음악에 대한 생각과 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교회음악에 대한 역사도 공부할 필요가 있고요. 우리 개신교가 종교 개혁을 통해 생겨날 때 교회음악에 대한 논의도 있었어요.
 
개신교는 회중찬양이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루터가 지었다고 알려지는 '내 주는 강한 성이요'가 옛날 게르만 민족이 모이면 부르는 선율이었어요. 우리나라의 아리랑 같은 거죠. 그런데 독일에 있는 그 당시 서민들은 글도 모르고 악보도 볼 줄 모르니 루터 입장에서는 다 같이 부를 수 있는 선율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루터는 다들 아는 가락에 가사를 붙였고, 그게 같이 부르는 찬송이 된 겁니다.

다른 종교개혁자 칼뱅은 교육 음악을 얘기할 때 시편을 쓰자고 했어요. 시편은 하나님을 찬양하기 위한 시가서니까요. 그러니까 '하나님을 찬양하는 시만 우리가 교회에서 씁시다'라고 조금 제한적으로 제안을 했고 츠빙글리는 제가 알기로는 '교회에서는 음악을 쓰지 맙시다'라고 얘기한 걸로 알고 있어요.

우리 교회의 역사 속에서 교회 음악이 어떻게 얘기되었나를 지휘자들이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이것이 우리가 교회에서 음악을 다루고 그 음악이 예배에 쓰일 때 우리가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그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교회 내에서 음악을 다루고 음악에 대한 선택과 판단을 하는 음악인들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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