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가 수리하며 이웃 섬기는 정정일 목사

폐가 수리하며 이웃 섬기는 정정일 목사

<크리스천 초대석>서귀포동원교회 정정일 목사
“교회만의 교회가 아닌 지역을 위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
5년 째 사랑의집짓기프로젝트 진행해 맞춤형 봉사 실천
서울과 부산에서 30여 년간 목회 마무리 짓고 제주에 정착해 목회
남은 6년의 목회기간 섬김과 순종의 삶 살고 싶어

서귀포동원교회 정정일 목사

 

농촌지역 폐가를 활용해 무주택 이웃들에게 일정 기간 무료로 제공하는 사업에 앞장서 온 서귀포동원교회 정정일 목사를 만나보았다.

<일문일답>

▶서귀포동원교회 부임한 지는 얼마나 되셨는지?

=횟수로 하면 3년이고 정식으로 부임하고 나서 1년 6개월 정도 되었다.

▶제주에 오게 된 이유는?

=아내가 서귀포 출신이다. 덕분에 오게 되었다. 하나님께 먼저 감사하고 처가에 감사할 수 밖에 없다.

교회와 처가가 걸어서 7분, 차를 타고 1분 정도 걸린다. 교인들이 처가 집에 대해 다 알고 있다. 65살에 청빙을 받은 것은 나를 보고 청빙한 것도 있겠지만 처가 집이 자리를 잘 잡아 선한 일을 많이 베풀어서 그러지 않았겠냐는 생각이 든다.

▶목사님이 2017년부터 농촌 폐가를 수리해서 무주택 이웃들에게 일정 기간 무료로 제공해주는 사랑의 집 짓기 프로젝트를 하고 계시다던데?

=처음에는 방충망 하나 고쳐주고, 화장실 수리하고, 전등 수리해주는 일을 하다가 한 번은 어떤 선교사님이 고산리에 연세 200만원 주고 들어오는데 집을 좀 수리해주면 좋겠다고 요청을 해서 한 달 걸려 집 수리를 해줬다.

그래서 사진을 찍어 면사무소 맞춤형 복지팀장한테 보여주니 '사랑의 집짓기'라는 프로젝트를 해보자고 하더라.

주인의 허락을 받아 헌 집을 고쳐주고 3 년간 무료로 살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을 하자길래 좋다고 하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지금까지 4호 집을 마무리 짓고 5호와 6호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를 5년 째 진행하고 있는건가?

=그렇다. 서귀포동원교회 부임하기 전에는 안덕면에 있는 방주교회 사회복지지원센터장으로 일하고 있었다. 어려운 이웃의 집에 찾아가 직접적으로 필요한 일들을 해주곤 했는데 지금은 정부에서 맞춤형 복지팀이 이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복지팀과 같이 일을 하고 있다. 목사가 직접 해주니까 그 자체가 선교가 아니겠는가.

집수리 봉사하는 정정일 목사

 

▶지붕 공사, 수도 공사, 전기 공사, 방수 공사 등을 직접 다 하신다 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다 하나님의 은혜였다. 공사장에서 기술자들을 도와주는 보조일을 2년 정도 했으면 내가 참 잘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뭘 모르고 일을 많이 했던 것 같아 아쉽다.

그동안은 혼자서 일들을 했는데 지금 서귀포동원교회에 와보니 함께 봉사하는 집사님들과 장로님들 경력이 40년 이상 되는 전문가들이시더라. 그분들과 나는 비교가 안 된다.

이제는 교인들과 봉사 나가면 나는 보조자로서 일을 하는 사람이다. 망치도 갖다 주고, 내가 일해본 경험이 있으니 눈치는 빨라서 옆에서 필요한 부분을 착착착 도와준다.

▶서귀포동원교회에 부임해서 집수리봉사팀을 만들어 봉사하고 있는데 어떤가?

=지금 코로나 시대라서 솔직히 요청이 별로 없다. 봉사 요청이 많이 줄어들었다.
그래서 지금은 휴식 기간이라 생각하고 요즘은 교회를 정비하고 있다.

거의 정리가 다 됐고 간간이 봉사 요청이 들어오면 바로 가서 도움을 드리고 있다.
지난해 서울 모 교회에서 가난한 이웃을 돌보라고 100 만원을 보내 줬다. 그래서 난방유 100만 원을 사서 주변에 가난한 집들에게 2통씩, 3통씩 나눠주는 사역도 했다.

▶목사님은 나눔과 섬김의 사역을 하면서 행복해 하시는 것 같다. 계기가 있는지?

=계기는 없다. 그냥 하나님께서 시키는 일이자 성경의 원리고 목회자가 반드시 해야 될 일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일을 하면서 기쁨이 자꾸 생겨나니 계속 하게 되는 것 같다.

사실 비 전공자이지 않은가. 공사를 하다 보면 하나님께서 안 도와주시면 내가 할 수 없는 일들이고 때로 요령도 필요한데 그것을 하나님께서 가르쳐준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기쁜 거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사람을 보내주신다는 거다. 사랑의 집 지을 때는 백 명 가까이 도와주는 사람들이 오더라. 처음에는 나 혼자서 시작했는데 자연적으로 사람이 붙기 시작해서 나중에는 백 명 가까이 와서 함께 공사를 마무리 짓곤 했다.

처음 시작할 때는 계획이 없었는데 일을 하다보니 하나님께서 사람을 붙여주시더라.

▶앞으로의 계획은?

=각 노회마다 사회봉사부가 있는데 내가 소속된 합동노회의 사회봉사부에서 미자립교회들을 케어하는 사역을 한번 해봐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농촌 교회에 대한 마음이 남다르시다던데?

=농촌 교회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부산에 있을 때 진주지역 교회 상황들을 조사하다 보니 교회 상황이 심각하더라. 차라리 목회자를 안 하면 세상에 가서 건설노동자로 일을 해도 수입이 그 이상일 것인데 목회자이기에 한 달에 백만 원도 안 되는 돈을 받아가면서 목회를 하는 상황이 너무 안타깝더라.

그래서 내가 언젠가는 농촌에 가서 저들과 함께 호흡을 한번 나눠봐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연구를 많이 했다.

농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교회 만을 위한 목회를 해서는 안 되고 그 마을 전체를 위한 목회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방주사회복지지원센터에서 하는 일 중 하나가 도시락 반찬 나누는 사역을 3년간 했었다.

읍 사무소에서 요청이 들어오면 그 집을 방문해 일주일에 한 번씩 반찬을 나눠줬다.
지금 한국 교회가 교회 중심으로 일을 해선 안 되고 그 지역의 중심의 교회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목사님이 갖고 있는 비전은 무엇인지?

=서귀포에 와서 강하게 느끼는 것이 과거의 나는 부산에서 내 자신의 개발을 위해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 그 당시는 당연히 옳은 것인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교인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서귀포동원교회에 와서는 그런 것은 필요 없고 이제 남은 임기 6년 동안 하루하루 성실하게 섬기면서 살아야 되겠다는 생각만 든다.

하나님께서 환경을 만들어 주시는 것 같고 순종 하며 나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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