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울아빠의 영화읽기]온워드

<기독영화평론가 김양현 목사>
우리가 잃어버린 소중한 것이란

20여년 전 태국 북부 치앙라이에 갔을 때 일입니다. 족장님 댁에서 저녁을 먹고 각자 숙소로 가고 있었습니다. 그 마을은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곳이라 온 사방이 어둠이었기에 조심조심 발을 옮기고 있었습니다. 일행 중 한 명이 “하늘을 보세요”라고 외치자 우리는 일제히 하늘을 쳐다보았습니다. 그리고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튀어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우와~” “정말 멋져요” “손에 잡힐 것 같아요.” 그렇습니다. 우리가 쳐다 본 하늘에는 수많은 별들이 반짝 반짝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 장면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우리는 왜 이러한 경험을 하지 못할까요? 도시에 살아서 아닐까요? 우리는 늘 인공조명이 빛나는 곳에서 살아가기에 별을 쳐다 볼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하늘도 구름이나 스모그로 인해 별을 제대로 볼 수가 없습니다. 우리의 기술이, 우리의 문명이 별 빛을 잃어버리게 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온워드'는 잃어버린 우리의 소중한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의 주인공 발리와 이안 형제는 잃어버린 추억을 찾아 떠나는 모험을 합니다. 표면적으로 형제는 잃어버린 아버지는 찾아나섭니다. 아버지는 발리의 어릴 때 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동생 이안은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발리의 엉뚱한 도전에서 비롯됩니다. 그는 오래된 마법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마법을 제대로 익히면 돌아가신 아버지를 하루동안 만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의외로 기적은 동생 이안에게서 일어납니다. 이안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형의 마법 책의 주문을 외웁니다. 그러자 신기한 일이 일어납니다. 정말 돌아가신 아버지가 눈 앞에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안의 주문은 절반의 성공에 그칩니다. 주문을 외우는 과정에 형과 다투다 그만 피닉스 잼이라는 마법의 돌이 깨어지고 만 것입니다. 그래서 아버지의 하반신만 되살아난 것입니다.

형제는 전설 속 까마귀 산 위에 있는 피닉스 잼을 찾아 주문을 다시 외우면 아버지의 온전한 모습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모험을 떠납니다. 물론 형제의 이러한 시도는 주변 사람들의 비웃음을 삽니다. 마법이 어디 있냐?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라는 말들을 듣습니다. 그들은 과학적 사고에 익숙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형제는 사람들이 너무 과학적이고 기술에 익숙해 져서 진짜 마법의 힘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버지를 찾기 위해 산으로 향합니다.

우여곡절 끝 형제는 까마귀 산이 보이는 곳에 다다릅니다. 그러나 그들 앞에는 큰 난관이 있습니다. 형제가 서 있는 곳과 저쪽 사이에 넓고 깊은 협곡이 있어서 도무지 건너갈 수가 없습니다. 협곡을 잇는 유일한 다리가 있지만, 다리를 내릴 수 있는 장치는 건너편에 있습니다. 누군가는 건너가서 장치의 레버를 내려야 합니다. 순간 형 발리는 동생에게 말합니다. “이안, 넌 할 수 있어. 아버지를 살려낸 것도 네가 한 일이니, 이것도 할 수 있을거야. 네가 진심으로 주문을 외우면 네 앞에 보이지 않는 다리가 생겨날거야.”

사실 말도 안 되는 상황입니다. 분명히 다리는 올려져 있고, 다른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 주문을 외우며 발을 떼면 다리가 생겨날 거라니요?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이안은 용기와 믿음을 가지고 첫 발을 뗍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고 믿음의 실체가 무엇인지 생각했습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라고 했지 않습니까? 믿음이 있는 자에게는 보이는 신비의 영역이 있습니다. 그것은 과학적, 합리적 사고에 너무나 익숙한 우리의 생각을 넘어서는 신비입니다.

우리 조상 아브라함은 바랄 수 없는 중에 바라고, 한 번도 가 보지 못한 길을 믿음으로 걸었지 않습니까? 그리고 자기가 바랬던 그 실체를 보았지 않습니까? 아브라함은 매일 밤마다 별을 바라보았을 것입니다. 광야에서, 헤브론에서 그는 하늘의 별을 보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언약을 떠올렸을 것입니다. 하늘의 별과 같이 많은 자손을 주시겠다는 그 약속을 신뢰했을 것입니다. 그는 별을 보면서 그 별 너머에 계신 하나님을 보았고, 자기에게 주신 약속을 보았을 것입니다. 그것이 믿음의 신비 아닐까요?


오늘 우리에게 잃어버린 것은 무엇일까요? 오늘 우리에게 일어나야 할 기적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신비, 믿음의 신비 아닐까요? 우리의 이성, 사고, 생각을 뛰어넘은 믿음으로 온워드 즉 앞으로 걸어갈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본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도 보장합니다.

[김양현 목사는 제주사랑의교회를 섬기고 있으며 기독교적 관점으로 영화를 바라보는 기독영화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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