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끝나지 않은 갈등 '언제 풀릴까'

제주 제2공항 끝나지 않은 갈등 '언제 풀릴까'

[이인의 특별한 자치이야기-15화] 제주 제2공항 갈등의 역사
2015년 11월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후보지 발표
2016년 7월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 출범
2017년 11월 제주 제2공항 반대범도민행동 출범
2018년 5월 제2공항 반대주민, 원희룡 후보 폭행
2018년 12월 타당성 재조사 검토위 파행 종료
2018년 12월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용역 착수
2019년 4월 타당성 재조사 검토위 활동 재개
2019년 6월 검토위, 합의된 권고안 도출 실패
2019년 6월 국토부, 제2공항 기본계획 용역 최종보고회

지난 1월 제주시가 도청 앞에 세워진 제2공항 반대 천막농성장 2곳을 철거하고 있다. (자료사진)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이인의="" 특별한="" 자치이야기="">
■ 채널 : 표준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19년 6월 17일(월) 오후 5시 5분
■ 진행자 : 류도성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CBS 이인 기자

◇류도성> 제주특별자치도를 둘러싼 정치적, 정책적 현안들을 분석하고 제주 정가의 뒷이야기를 전하는 이인의 특별한 자치이야기 시간입니다. 오늘(17일)은 제주 제2공항 문제를 다룬다구요?

◆이인> 제2공항 문제는 수년째 제주지역의 주요 갈등 사안입니다. 제주해군기지 문제와 함께 정부와 제주도, 도민사회간 이견이 첨예한 국책사업인데요. 이번 주 제2공항 관련 주요 일정들이 있어서 갈등의 역사를 다뤄볼까 합니다.

◇류도성> 이번주 어떤 일정들이 있어서 그렇죠?

◆이인> 일단 오늘(17일)은 김포공항에서 제주 제2공항 입지평가 타당성 재조사 검토위원회 마지막 회의가 열렸구요. 19일에는 국토부가 추진하고 있는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용역 최종 보고회가 열립니다.

◇류도성> 제2공항 갈등, 잠깐 언급됐지만 오래된 문제죠?

◆이인> 일단 2011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당시 정부의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 제주공항 항공수요를 재검토하고 신공항 건설이 필요한지, 기존공항 확장만으로 가능한지를 조사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류도성> 그래서 국토부가 항공수요 조사를 했죠?


◆이인> 2013년 8월부터 2014년 9월까지 제주공항 수요조사가 이뤄졌는데요. 여기서 2040년까지 1년에 4557만명이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류도성> 신공항이냐, 기존공항 확장이냐, 제주공항은 그대로 두고 제2공항을 짓느냐를 놓고도 조사가 이뤄졌죠?

◆이인> 2014년 2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사업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가 진행이 됐습니다. 제주공항은 폐쇄하고 신공항으로 갈 거냐, 현 제주공항을 확장하는 것으로 끝낼거냐, 제주공항은 그대로 두고 제2공항을 짓느냐가 우선 조사됐는데 검토결과 제2공항 건설로 결정됐습니다.

◇류도성> 제2공항을 짓는 것으로 결론나면서 그렇다면 어느 쪽이 후보지로 적합한지도 조사됐죠?

◆이인> 처음에는 모두 31개 후보지가 있었는데 평가를 거쳐 10개 후보지로 추려졌고 다시 대정읍 신도2리와 성산읍 일대 등 4개 후보지로 좁혀졌습니다. 국토부는 이같은 단계별 평가를 거쳐 박근혜 정부인 2015년 11월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가 제주 제2공항 후보지로 적합하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 2015년 11월 국토부가 제주 제2공항 후보지로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를 발표했다. (자료사진)

 

◇류도성> 제2공항 후보지가 성산읍 일대로 결론나면서 반대운동도 본격화됐죠?

◆이인> 마을별로 반대대책위원회가 꾸려졌다가 2016년 7월에는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로 통합됐구요. 반대활동도 본격화됐습니다. 제주해군기지 문제처럼 찬반 갈등이 격렬한 국책사업이 된 겁니다.

◇류도성> 제2공항을 반대하는 이유는 뭐죠?

◆이인> 기존공항 확장과 신공항 건설안 등에 대한 충실하고 공정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채 사실상 제2공항 건설을 전체로 용역이 실시됐다고 반대위는 주장합니다. 또 철새도래지와 동굴, 안개일수, 소음, 군공역 중첩 등의 평가에서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합니다. 한마디로 입지선정 절차가 잘못됐고 제2공항 추진계획 당시 공론화 과정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했다며 원천무효라고 주장하는 겁니다.

◇류도성> 제주 시민사회단체들도 제2공항 건설 반대에 나섰어요?

◆이인> 제주도내 20여 개 시민사회단체와 정당으로 구성된 제주 제2공항반대 범도민행동은 지난 2017년 11월 출범식을 갖고 청정 제주를 지키기 위해 제주 어느곳에도 제2공항을 건설해선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제2공항으로 더 많은 관광객이 유입된다면 제주도는 청정 제주가 아니라 쓰레기 섬, 부동산 폭등, 교통문제 등이 속출할 거라고도 했습니다.

◇류도성> 대선과 지방선거에서도 제2공항 문제는 제주지역 핵심 쟁점이었죠?

◆이인>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2017년 5월에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는데 당시 문재인 후보는 제2공항 건설이 필요하지만 주민 협의나 동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런데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선 후보자가 제2공항 반대 주민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사건까지 발생했습니다.

2018년 5월 제주지사 선거 제2공항 토론회에서 원희룡 무소속 후보가 반대주민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자료사진)

 

◇류도성> 당시 토론회장에서 벌어진 일이죠?

◆이인> 제주지사 선거를 한달여 앞둔 2018년 5월 14일 제주벤처마루에서 열린 제2공항 관련 토론회에서 원희룡 당시 무소속 후보가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소속 주민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겁니다.

◇류도성> 왜 폭행을 한 거죠?

◆이인> 주민동의없이 제2공항 건설이 진행되는데 대해 가장 강하게 분개했던 주민인데요. 그는 원 후보가 제주지사때 제2공항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데 대해 도민을 지켜야 하는 본분을 망각했다며 불만을 가져왔습니다. 그는 실제 경찰조사에서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해 자신과 마을주민들이 겪고 있는 분노와 억울함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류도성>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면서도 제2공항 갈등이 계속되자 결국 정부와 반대주민들이 입지선정이 제대로 됐는지 재조사하자는데 합의했어요?

◆이인> 2018년 9월인데요. 국토교통부와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는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검토위원회를 출범시켰습니다. 신공항 건설이나 기존공항 확장이 아닌 제2공항 건설로 확정되는 과정과 제2공항 후보지로 성산읍 일대가 선정되는 과정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검토하자는 겁니다.

◇류도성> 그래서 어떤 내용들을 재조사하는 거죠?

◆이인> 반대측 7명, 정부측 7명으로 모두 14명이 검토위원인데요. 이들은 7가지 사항을 검토하기로 했는데, 소음피해 여부와 지하동굴 영향분석, 철새 도래지, 예비타당성 조사와 사전타당성 조사 결과의 차이, 군공항 이용 우려, 오름 절취 가능성, 기타 쟁점 등입니다.

◇류도성> 그런데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한 채 검토위가 종료됐죠?

◆이인> 그렇습니다. 결론을 내지 못한 채 3개월만인 2018년 12월 파행 종료됐고 반대대책위원회는 검토위원회 활동 연장을 요구했습니다. 그 사이 국토부는 제2공항 기본계획 용역을 발주했습니다. 국토부는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에 의뢰해 2018년 12월 28일 6개월간의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에 착수했습니다.

지난 1월 제주도청 앞에서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이 국토부의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 강행을 비판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자료사진)

 

◇류도성> 반대단체는 당연히 반발했죠?

◆이인> 제2공항 성산읍반대위와 반대범도민행동은 검토위원회 활동 연장을 거부한 국토부가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강행한 것은 막가파식 절차 강행이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위법행위를 전국에 알리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류도성> 결국 찬반 갈등은 다시 평행선이 됐는데, 정부와 여당이 검토위원회 연장을 받아줬어요?

◆이인> 올해 4월부터 검토위원회가 재개됐습니다. 2개월동안 모두 5차례 회의가 열렸고 처음에 언급한대로 오늘(17일)이 바로 그 마지막 검토위 회의가 열린 겁니다.

◇류도성> 그래서 이번에는 권도안이 도출됐나요?

◆이인> 아닙니다. 도민의견 수렴 절차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이번에도 합의된 권고안 도출에는 실패했습니다. 또다시 검토위원회가 아무런 소득없이 활동을 종료하면서 제2공항 갈등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류도성> 합의된 결론을 못내고 각각의 의견을 제시했다구요. 반대위측은 어떤 의견을 냈습니까?

◆이인> 반대위측은 “사전타당성 재조사 용역 결과를 근거로 제2공항을 추진하는 건 정당성을 갖기 어렵다”며 “도민공론화를 통해 공항 확충의 기본방향에 대한 도민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며 공론조사의 필요성을 주장했습니다.

지난 5월 제주도체육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2공항 기본계획 반영 과제 발굴 도민 공청회'는 반대측의 저지로 무산됐다. (자료사진)

 

◇류도성> 정부측의 의견은 뭔가요?

◆이인> 정부측은 “사전타당성 재조사 용역 결과는 문제가 없고 타당하다”며 “다만 제2공항은 다양한 이해관계가 있는 만큼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필요는 있다”고 제시했습니다.

◇류도성> 마지막으로 검토위원장도 중재안을 냈죠?

◆이인> 반대위측과 정부측의 의견이 맞서자 강영진 검토위원장은 “사전타당성 용역 결과로 제2공항을 추진하는 건 정당성을 갖기 어렵다”며 “도민공론화를 통한 제2공항 갈등 해결 방안을 협의할 것을 권고한다”고 중재안을 내놨습니다.

◇류도성>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이인> 반대위와 국토부의 의견이 충돌하고, 위원장의 중재안마저 수용되지 않자 검토위는 각각 3개의 권고안을 국토부에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2개월간의 연장까지 이뤄진 재조사 검토위 활동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찬성과 반대, 중재안 등 3개의 권고안을 내민 채 마무리된 겁니다.

◇류도성> 이번 주 또 중요한 일정으로 19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용역 최종보고회가 열리잖아요?

◆이인> 국토부가 2018년 12월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용역에 착수했다고 했는데요. 바로 그 용역에 대한 결과물, 그러니까 최종보고회가 19일 오후 3시 제주시 농어업인회관에서 열립니다.

◇류도성> 어떻게 될까요?

◆이인> 제주 제2공항과 관련한 도민설명회나 공개토론회는 반대위측의 저지로 대부분 열리지 못했습니다. 최근 2차례 제주도가 열려고 있던 기본계획 반영과제 발굴을 위한 도민공청회도 모두 무산됐습니다. 더욱이 17일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검토위원회에서도 합의된 권고안을 내지 못한 상황이어서 19일로 예정된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용역 최종보고회가 제대로 열릴지는 미지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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