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역행 원희룡 퇴진" 제주서 첫 촛불집회

"민주주의 역행 원희룡 퇴진" 제주서 첫 촛불집회

도민 200여명 참석..."도민 뜻 거스르고 영리병원 개설 허가" 규탄

15일 오후 5시 제주시청 앞에서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설을 허가해준 원희룡 제주지사를 규탄하는 1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사진=고상현 기자)

 

원희룡 제주지사가 도민 공론조사 결과를 외면하고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설을 허가한 가운데 이를 규탄하는 첫 촛불집회가 열렸다.

도내 30개 시민단체, 정당으로 구성된 의료영리화저지 제주도민운동본부는 15일 오후 5시 제주시청 앞에서 '도민배신! 민주주의 파괴! 원희룡OUT! 1차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날 도민 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문화 공연, 시민발언 등의 행사가 진행됐다.

비교적 쌀쌀한 날씨 속에서 도민들은 촛불과 함께 '도민배신 원희룡 아웃' '의료공공성 파괴하는 녹지국제병원 철회'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시민들은 원희룡 지사가 도민 공론조사 결과 '반대 결정'이 나왔음에도 외국인 전용 등 조건부 허가를 내린 데 대해 "민주주의가 무너졌다"며 성토했다.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는 "도민 민심을 역행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번에 시작된 촛불은 주권자 모두의 퇴진 운동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연대를 위해 서울에서 왔다는 최상덕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서울대병원분회장은 "영리병원 문제는 제주도만의 문제가 아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의료공공성 붕괴를 막기 위해 10년 넘게 싸웠지만 원희룡 지사가 주권자의 명령을 대놓고 무시하고 영리병원을 허가해줬다"고 비판했다.

원희룡 지사가 영리병원 물꼬를 터줘 의료공공성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계희삼 노동장 제주도당위원장은 "주변에 '영리병원 하나 개원한다고 달라지냐'라고 아무 문제가 없을 것처럼 생각하는 분들이 있지만, 이번 허가로 큰 댐에 주먹만 한 흠이 생긴 것"이라며 "영리병원이 급속도로 전국에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맹장 수술 등 기본적인 진료를 받을 때에도 수술비가 비싸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제주시 애월읍에 거주하는 황용운(39)씨도 "돈이 있으나 없으나 아플 때 병원을 가야 하는데 영리병원에는 돈이 없다는 이유로 병원에 못 가게 된다"며 "영리병원을 허가해준 원희룡 지사를 촛불의 힘으로 끌어냈으면 좋겠다"고 큰 목소리로 말했다.

원희룡 지사가 열악한 제주도 공공의료 상황은 외면한 채 도민 건강에 아무런 상관이 없는 영리병원을 허가해 줬다는 비판도 나왔다.

고은영 제주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서귀포지역에 분만시설과 산후조리시설도 없는 등 제주도 공공의료가 열악하다"며 "그런데 원 지사는 도민에게 꼭 필요한 시설은 외면하고 의료산업을 위한 영리병원을 허가해줬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늘 우리는 우리에게 필요한 의료와 정책을 요구하기 위해 촛불을 들었다"며 "이 촛불이 원희룡 퇴진과 함께 의료공공성을 지키는 촛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영리화저지 제주도민운동본부는 '원희룡 퇴진 촉구' 2차 촛불집회를 24일 오후 6시 제주시청 앞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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