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교사가 아니라 영업기계였다"

P공부방 제주지점 교사 기자회견…"매출 강요에 인격모독" 주장

8일 기자회견 모습. (사진=고상현 기자)

8일 기자회견 모습. (사진=고상현 기자)
P공부방 제주지점 교사들이 수년간 담당 이사가 매출 강요, 인격 모독 등의 갑질을 일삼았다고 폭로했다.

특히 제주지점이 전국 매출 1위를 달릴 수 있었던 데에는 갑질 희생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P공부방 정상화를 위한 교사모임'은 8일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민주노총 제주본부의 도움으로 열리게 됐다.

민노총 내 '직장 내 갑질 119' 카카오톡 익명 채팅방에서 제주지점 갑질 피해 사례가 수백여건에 이르자 공개 증언대회를 마련한 것.

피해 교사 4명은 2차 피해 등의 우려로 한 사람을 제외하고 모두 하얀 가면을 쓰는 등 얼굴을 가리고 증언 자리에 나왔다.

공부방에서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일을 했던 이들 모두 공통적으로 "교사가 아니라 영업기계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작년 1월부터 10월까지 공부방을 운영했던 A씨는 "회사 측의 매출 강요와 상품 강매 등에 반발하다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본사 규정도 아닌데 유독 제주지점만 위탁계약 전 250~300만원 상당의 도서를 구매하도록 시킨다"고 말했다.

"공부방 분위기 연출을 위한 비치용 도서라고 추천하며 굳이 구매동의서까지 받아가며 판매하지만 일하다 보면 대부분 불필요한 전집도서들"이라고 강조했다.

또 A씨는 "매년 8월 본사 상무의 제주지점 방문 전 각 교사 개인별 매출목표를 주고 또다시 도서 등의 판매매출을 강요한다"고 말했다.

이어 "매출 목표에 미달하면 그때부터 목표액을 달성할 때까지 밤 10시에 지점 사무실로 불러들여 목표 달성을 강요한다"고 주장했다.

한 피해 교사가 증언 중에 흐느끼고 있다. (사진=고상현 기자)

한 피해 교사가 증언 중에 흐느끼고 있다. (사진=고상현 기자)

지난 2013년부터 최근까지 공부방을 운영했던 B씨도 "회원(학생)이 그만둘 경우 무조건 그 숫자만큼 채워야 했다"며 "못 할 경우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제로교육'을 받게 하거나 지속적으로 이사님의 막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만둔 학생들더러 '쓰레기'라고 할 때 교사로서 너무 분하고, 모욕감을 느꼈다"며 흐느끼며 말했다.

또 B씨는 "이사는 신규 매출뿐만 아니라 새로운 선생님을 입사시키도록 강요했다"며 "신입 선생님이 300만원 상당의 도서를 구입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생님 증원 문제로 선생님들은 저녁 늦은 시간까지 전봇대 전단지 작업도 강요당했다"고도 덧붙였다.

이와 함께 B씨는 "1년차 570만원, 2년차 850만원, 3년차 1000만원 등 연차가 쌓일수록 교제 구입, 학생 모집 등 연 매출 목표가 정해졌다"며 "이 과정에서 채우지 못할 경우 영업을 해오라는 강요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고 폭로했다.

특히 피해 교사들은 이러한 갑질 행위가 이사, 과장, 주임 교사, 평교사로 구성되는 권력 구조 안에서 집요하게 이뤄졌다고도 주장했다.

이사가 과장과 주임 교사들에게 매출 할당량을 정해놓으면 이들이 밑에 있는 평교사들에게 집요하게 할당량을 채우라고 강요했다는 것.

더욱이 피해 교사들이 사내 갑질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해 카카오톡 익명 채팅방을 만들면 주임교사, 과장이 들어와서 자극적인 표현을 쓰며 훼방을 놨다고도 증언했다.

피해 교사들이 만든 카카오톡 익명채팅방에 제주지점 관계자가 올린 글 캡처 화면. (사진=고상현 기자)

피해 교사들이 만든 카카오톡 익명채팅방에 제주지점 관계자가 올린 글 캡처 화면. (사진=고상현 기자)

실제로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최근 만들어진 카카오톡 익명 채팅방에 제주지점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이 피해 교사들에게 막말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관계자는 "유치한 복수들 할 거라면 친구들 만나서 넋두리하세요들 한심하네. 가르치는 학생보다 더 정신연령 낮아요들. 격 떨어져요."라고 채팅방에 글을 올렸다.

결국 피해교사들은 이 채팅방을 없애고 새로운 방을 만들어야 했다.

이날 증언대회를 주최한 민주노총 제주본부 관계자는 "작년 제주지점이 전국 지점 가운데 매출 1위를 달성할 수 있었던 데에는 선생님들의 희생이 있었다"며 "선생님들의 정당한 권리가 보장될 때까지 끝까지 함께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자회견이 끝날 때까지 회견장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던 제주지점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선생님들에게 회사 이익을 위해 학생 모집 등을 안내한 적은 있지만, 매출을 강요하거나 막말을 한 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도매출 부분도 학생들이 모집되면 해당 선생님이 교육수당을 더 받고, 다음연도 학생들이 확보되는 것이기 때문에 (피해 교사들) 주장처럼 갑질이 아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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