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운항편수와 이용객이 인천국제공항 다음으로 많은 제주국제공항이 관제탑내 기둥에 육안 관제를 방해받아 이착륙때 사고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국회 박홍근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관제탑내 기둥 2개가 동서 활주로와 주요 유도로, 보조활주로 교차지점의 육안감시를 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상황은 곧바로 육안 감시 방해로 이어져 항공기간 충돌 직전까지 가는 상황으로 연결됐다.
지난해 9월 해군 대잠초계기가 점검을 위해 동서 활주로를 횡단하다가 이륙 허가를 받은 민간 항공기와 충돌 위기를 가까스로 벗어났다.
이에 앞서 2013년 9월에는 관제사가 착륙허가를 내리는 바람에 이륙하던 항공기와 충돌할 뻔했지만 착륙 비행기가 회피 비행으로 상황을 모면하기도 했다.
두 사건 모두 관제탑내 기둥 2개가 시야를 가리는 지점에서 발생해 육안감시 방해에 직접적인 요인이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관제장비도 낡아 항공기 이동을 감시하기 위한 레이더 관제에도 적잖은 문제를 낳고 있다.
2003년 설치된 제주공항의 지상감시 레이더는 이미 지난해 11월 내구연한을 넘겼고, 2007년에 설치된 레이더자료 자동처리시스템도 예비장비가 단종돼 부품 수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내년 6월 내구연한이 끝나는 주파수 통신장비(관제사와 항공기 기장간 교신)도 관제중 혼선과 잡음이 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22년 관제탑 신축을 목표로 내년도 국비 212억원을 요청했지만 기획재정부는 시급성이 떨어진다며 편성을 거부한 상태다.
박홍근 의원은 “이미 대형사고의 전조가 일어난 만큼 하루 빨리 관제탑을 신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제주지방항공청은 “관제탑 기둥에 가려 안 보이는 지역의 운항 안전을 위해 지난해 9월 CCTV 2개를 달아 육안감시를 대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국제공항은 지난 한해 16만7280편의 항공기가 운항하고, 2960만4000여명이 이용하는 등 국내에서 인천국제공항에 이어 2번째로 이용이 잦은 곳이다.